PC방은 천안? 모델대회는 홍천?…사회적 거리두기 ‘풍선효과’

입력 2020.08.21 (16:09) 수정 2020.08.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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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후속 강화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유흥주점, 콜라텍, 뷔페 등 12종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노래방과 PC방도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영업 중단 당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엔 PC방 '원정'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지하철로 연결된 충남 천안과 강원도 춘천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영업 중단 이틀째인 오늘(21일)까지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천안 지역 PC방에 대한 글이 가장 많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포털사이트 검색량도 급증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이용자들은 가격과 컴퓨터 사양 등을 공유하며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적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한 이용자가 원정을 가겠다며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이미 다녀온 다른 이용자가 음식과 가격이 합리적이라며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올라온 글을 종합해보면 주로 지하철 1호선 역에서 가까운 지역에 이용자들이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 PC방 업주는 "최근 천안에도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어 초긴장 상태"라면서 "PC방을 이용하시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만 조금만 참아달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천안의 또 다른 PC방 업주는 "수도권 지역 PC방이 영업을 중단하고 사람이 조금 늘어나긴 했다"면서 "수도권에서 원정을 온다는 말이 있어서 신분증을 검사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 홈페이지 캡쳐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 홈페이지 캡쳐

■한복모델 선발대회 장소만 바꿔서 강행…"방역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이에 따라 건축박람회와 베이비페어 등의 행사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0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는 강원도 홍천의 리조트로 장소만 변경했지만, 결국 취소됐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대회 조직위원회는 긴급공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완벽한 방역과 안전을 우선하기 위해 주무관청과 협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위는 무관중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모든 참가자의 동선을 기록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가족과 지인 등의 참석도 허용하지 않고, 헤어·메이크업도 개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홍천에 거주하는 정 모 씨는 "지금 홍천은 확진자가 없는 지역"이라면서도 "인근 원주나 춘천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홍천군청에 연락했지만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강원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된다는 겁니다. 정 씨는 "참가자 중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도 있고 본인이 어디 다녀왔는지 숨길 수도 있는데 이러다가 주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결국, 대회 조직위원회는 참여 의사를 밝힌 참가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소만 바꿔서 진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방역당국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기로"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도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8월말쯤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 14일을 고려한 예측입니다. 물론 방역수칙을 얼마나 지켰는지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기로에 있다"면서 "백신은 요원한 상황이고 우리가 가진 수단은 거리두기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21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4일 세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3백 명 대를 넘어섰습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합니다.

정부가 밝혔듯 이번 조치(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안전선이 무너지면 우리의 선택지는 더 이상 없습니다. 수도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실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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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방은 천안? 모델대회는 홍천?…사회적 거리두기 ‘풍선효과’
    • 입력 2020-08-21 16:09:38
    • 수정2020-08-21 16:19:59
    취재K
지난 19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후속 강화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유흥주점, 콜라텍, 뷔페 등 12종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노래방과 PC방도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영업 중단 당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엔 PC방 '원정'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지하철로 연결된 충남 천안과 강원도 춘천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영업 중단 이틀째인 오늘(21일)까지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천안 지역 PC방에 대한 글이 가장 많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포털사이트 검색량도 급증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이용자들은 가격과 컴퓨터 사양 등을 공유하며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적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한 이용자가 원정을 가겠다며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이미 다녀온 다른 이용자가 음식과 가격이 합리적이라며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올라온 글을 종합해보면 주로 지하철 1호선 역에서 가까운 지역에 이용자들이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 PC방 업주는 "최근 천안에도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어 초긴장 상태"라면서 "PC방을 이용하시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만 조금만 참아달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천안의 또 다른 PC방 업주는 "수도권 지역 PC방이 영업을 중단하고 사람이 조금 늘어나긴 했다"면서 "수도권에서 원정을 온다는 말이 있어서 신분증을 검사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 홈페이지 캡쳐
■한복모델 선발대회 장소만 바꿔서 강행…"방역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이에 따라 건축박람회와 베이비페어 등의 행사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0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는 강원도 홍천의 리조트로 장소만 변경했지만, 결국 취소됐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대회 조직위원회는 긴급공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완벽한 방역과 안전을 우선하기 위해 주무관청과 협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위는 무관중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모든 참가자의 동선을 기록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가족과 지인 등의 참석도 허용하지 않고, 헤어·메이크업도 개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홍천에 거주하는 정 모 씨는 "지금 홍천은 확진자가 없는 지역"이라면서도 "인근 원주나 춘천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홍천군청에 연락했지만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강원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된다는 겁니다. 정 씨는 "참가자 중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도 있고 본인이 어디 다녀왔는지 숨길 수도 있는데 이러다가 주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결국, 대회 조직위원회는 참여 의사를 밝힌 참가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소만 바꿔서 진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방역당국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기로"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도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8월말쯤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 14일을 고려한 예측입니다. 물론 방역수칙을 얼마나 지켰는지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기로에 있다"면서 "백신은 요원한 상황이고 우리가 가진 수단은 거리두기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21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4일 세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3백 명 대를 넘어섰습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합니다.

정부가 밝혔듯 이번 조치(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안전선이 무너지면 우리의 선택지는 더 이상 없습니다. 수도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실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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