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북극항로 비행 중 방사선 피폭”…‘산재판정’ 막막한 승무원들
입력 2020.08.22 (12:00)
수정 2020.08.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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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북극을 거쳐 미국이나 캐나다 등 미주 지역으로 이어지는 하늘길, 이른바 '북극항로'로 불립니다. 태평양을 지나는 항로에 비해 시간이 단축되고, 유류비용을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주로 이 북극항로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 '빠른 길'이 결코 '안전한 길'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북극항로가 일터였던, 대한항공의 승무원 4명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는데요. 이들은 북극항로 비행 중에 우주방사선에 피폭돼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입사 6년 만에 '백혈병' 걸린 승무원…끝내 숨져
A씨는 주로 미주노선 등을 비행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승무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승무원으로 일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5년, 갑작스레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 A씨는 5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 5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지기 2년 전인 2018년, A씨는 '우주방사선’을 발병 요인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산재신청을 한 첫 사례였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같은 항공사 소속 승무원 3명이 산재를 신청했고, 또 다른 동료 10여 명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유족은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A씨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 여럿이 이미 백혈병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A 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프기 전까지는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었다"며, "예전에는 회사에서도 승무원들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전혀 고지해주지 않아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습니다.
■WHO "방사선 노출 법적으로 보호해야"…"승무원, 암 발생률 가장 높은 직종"
북극항로,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우주방사선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를 가진 양성자와 전자 같은 입자를 말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우주방사선의 위험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비행 승무원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2014년 대만 노동부도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직종으로 승무원을 꼽았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객실승무원의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2.2mSV(밀리시버트). 원자력발전소 종사자(0.6mSv)나 방사선을 다루는 검사자(1.7mSV)보다 높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극항로'를 지나는 승무원들은 더욱 위험한데요. 극지방은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이 약해 이 '우주방사선'에 피폭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극 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빠르고, 유류비가 절감된다는 이유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연구팀은 "승무원들의 백혈병 발병률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윤진하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 승무원들의 발병률은 일반인들보다 1.7배, 공무원들보다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피폭량 과소 평가"…산재 인정 여부는 '아직'
대한항공은 2년 전 A씨의 첫 산재 신청 전까지 승무원들의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 대리인인 김승현 노무사는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1년에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 수치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이 일 이후로 대한항공에서 개별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현재 방사선을 측정하는 시스템(CARI-6M)은 피폭량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 시스템은 은하 우주 방사선만을 고려한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되는 방사선 피폭량보다 과소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CARI-6M은 태양에서 나오는 우주 방사선은 고려하지 않는데, 태양 흑점 폭발 등이 일어나면 태양 우주 방사선이 많게는 10배까지 증폭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산재 인정 여부인데요. 유족과 승무원들은 하염없이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답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취재진이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해보니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 중"이라면서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발병과 우주 방사선 노출량의 연관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산재 인정을 받으면 이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입사 6년 만에 '백혈병' 걸린 승무원…끝내 숨져
A씨는 주로 미주노선 등을 비행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승무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승무원으로 일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5년, 갑작스레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 A씨는 5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 5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지기 2년 전인 2018년, A씨는 '우주방사선’을 발병 요인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산재신청을 한 첫 사례였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같은 항공사 소속 승무원 3명이 산재를 신청했고, 또 다른 동료 10여 명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유족은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A씨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 여럿이 이미 백혈병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A 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프기 전까지는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었다"며, "예전에는 회사에서도 승무원들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전혀 고지해주지 않아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습니다.
■WHO "방사선 노출 법적으로 보호해야"…"승무원, 암 발생률 가장 높은 직종"
북극항로,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우주방사선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를 가진 양성자와 전자 같은 입자를 말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우주방사선의 위험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비행 승무원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2014년 대만 노동부도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직종으로 승무원을 꼽았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객실승무원의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2.2mSV(밀리시버트). 원자력발전소 종사자(0.6mSv)나 방사선을 다루는 검사자(1.7mSV)보다 높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극항로'를 지나는 승무원들은 더욱 위험한데요. 극지방은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이 약해 이 '우주방사선'에 피폭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극 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빠르고, 유류비가 절감된다는 이유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연구팀은 "승무원들의 백혈병 발병률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윤진하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 승무원들의 발병률은 일반인들보다 1.7배, 공무원들보다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피폭량 과소 평가"…산재 인정 여부는 '아직'
대한항공은 2년 전 A씨의 첫 산재 신청 전까지 승무원들의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 대리인인 김승현 노무사는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1년에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 수치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이 일 이후로 대한항공에서 개별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현재 방사선을 측정하는 시스템(CARI-6M)은 피폭량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 시스템은 은하 우주 방사선만을 고려한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되는 방사선 피폭량보다 과소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CARI-6M은 태양에서 나오는 우주 방사선은 고려하지 않는데, 태양 흑점 폭발 등이 일어나면 태양 우주 방사선이 많게는 10배까지 증폭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산재 인정 여부인데요. 유족과 승무원들은 하염없이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답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취재진이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해보니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 중"이라면서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발병과 우주 방사선 노출량의 연관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산재 인정을 받으면 이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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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8-22 12: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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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북극을 거쳐 미국이나 캐나다 등 미주 지역으로 이어지는 하늘길, 이른바 '북극항로'로 불립니다. 태평양을 지나는 항로에 비해 시간이 단축되고, 유류비용을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주로 이 북극항로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 '빠른 길'이 결코 '안전한 길'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북극항로가 일터였던, 대한항공의 승무원 4명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는데요. 이들은 북극항로 비행 중에 우주방사선에 피폭돼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입사 6년 만에 '백혈병' 걸린 승무원…끝내 숨져
A씨는 주로 미주노선 등을 비행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승무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승무원으로 일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5년, 갑작스레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 A씨는 5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 5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지기 2년 전인 2018년, A씨는 '우주방사선’을 발병 요인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산재신청을 한 첫 사례였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같은 항공사 소속 승무원 3명이 산재를 신청했고, 또 다른 동료 10여 명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유족은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A씨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 여럿이 이미 백혈병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A 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프기 전까지는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었다"며, "예전에는 회사에서도 승무원들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전혀 고지해주지 않아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습니다.
■WHO "방사선 노출 법적으로 보호해야"…"승무원, 암 발생률 가장 높은 직종"
북극항로,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우주방사선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를 가진 양성자와 전자 같은 입자를 말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우주방사선의 위험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비행 승무원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2014년 대만 노동부도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직종으로 승무원을 꼽았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객실승무원의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2.2mSV(밀리시버트). 원자력발전소 종사자(0.6mSv)나 방사선을 다루는 검사자(1.7mSV)보다 높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극항로'를 지나는 승무원들은 더욱 위험한데요. 극지방은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이 약해 이 '우주방사선'에 피폭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극 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빠르고, 유류비가 절감된다는 이유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연구팀은 "승무원들의 백혈병 발병률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윤진하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 승무원들의 발병률은 일반인들보다 1.7배, 공무원들보다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피폭량 과소 평가"…산재 인정 여부는 '아직'
대한항공은 2년 전 A씨의 첫 산재 신청 전까지 승무원들의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 대리인인 김승현 노무사는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1년에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 수치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이 일 이후로 대한항공에서 개별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현재 방사선을 측정하는 시스템(CARI-6M)은 피폭량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 시스템은 은하 우주 방사선만을 고려한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되는 방사선 피폭량보다 과소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CARI-6M은 태양에서 나오는 우주 방사선은 고려하지 않는데, 태양 흑점 폭발 등이 일어나면 태양 우주 방사선이 많게는 10배까지 증폭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산재 인정 여부인데요. 유족과 승무원들은 하염없이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답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취재진이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해보니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 중"이라면서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발병과 우주 방사선 노출량의 연관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산재 인정을 받으면 이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입사 6년 만에 '백혈병' 걸린 승무원…끝내 숨져
A씨는 주로 미주노선 등을 비행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승무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승무원으로 일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5년, 갑작스레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 A씨는 5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 5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지기 2년 전인 2018년, A씨는 '우주방사선’을 발병 요인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산재신청을 한 첫 사례였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같은 항공사 소속 승무원 3명이 산재를 신청했고, 또 다른 동료 10여 명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유족은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A씨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 여럿이 이미 백혈병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A 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프기 전까지는 북극항로의 위험성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었다"며, "예전에는 회사에서도 승무원들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전혀 고지해주지 않아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습니다.
■WHO "방사선 노출 법적으로 보호해야"…"승무원, 암 발생률 가장 높은 직종"
북극항로,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우주방사선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를 가진 양성자와 전자 같은 입자를 말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우주방사선의 위험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비행 승무원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2014년 대만 노동부도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직종으로 승무원을 꼽았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객실승무원의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2.2mSV(밀리시버트). 원자력발전소 종사자(0.6mSv)나 방사선을 다루는 검사자(1.7mSV)보다 높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극항로'를 지나는 승무원들은 더욱 위험한데요. 극지방은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이 약해 이 '우주방사선'에 피폭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극 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빠르고, 유류비가 절감된다는 이유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연구팀은 "승무원들의 백혈병 발병률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윤진하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 승무원들의 발병률은 일반인들보다 1.7배, 공무원들보다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피폭량 과소 평가"…산재 인정 여부는 '아직'
대한항공은 2년 전 A씨의 첫 산재 신청 전까지 승무원들의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 대리인인 김승현 노무사는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1년에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 수치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이 일 이후로 대한항공에서 개별 방사선 노출량을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현재 방사선을 측정하는 시스템(CARI-6M)은 피폭량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 시스템은 은하 우주 방사선만을 고려한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되는 방사선 피폭량보다 과소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CARI-6M은 태양에서 나오는 우주 방사선은 고려하지 않는데, 태양 흑점 폭발 등이 일어나면 태양 우주 방사선이 많게는 10배까지 증폭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산재 인정 여부인데요. 유족과 승무원들은 하염없이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답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취재진이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해보니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 중"이라면서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발병과 우주 방사선 노출량의 연관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산재 인정을 받으면 이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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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 기자 yea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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