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두꺼운 작업복에 42도 치솟아도”…폭염 속 건설 현장 “쉴 곳이 없다”

입력 2020.08.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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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가 엿새째 이어지던 지난 18일 부산의 한 건설 현장.

뙤약볕 아래 노동자들이 무거운 자재를 옮깁니다.

긴팔에 긴바지, 안전모와 안전화까지 착용하다 보니 땀이 비오듯 흐르고, 그나마 그늘이 돼 주는 건 높게 쌓아 올린 자재 더미입니다.

전국건설노조 조사를 보니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그늘에 쉴 수 있다고 답한 노동자, 절반도 안 됐습니다.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올랐던 대구 건설 현장.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숨이 차고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폭염경보일 때는 1시간에 10분 이상 쉬고, 무더위 시간대엔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하는 지침도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작업 중단이나 단축을 경험해 본 적 있단 노동자, 10명 중 2명도 안 됩니다.

용접 일을 하는 이 노동자.

작업복을 입고 열화상카메라로 찍어 보니 30분 만에 6도 이상 오르며 41도를 훌쩍 넘어섭니다.

[서재훈/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용접공 : "제가 입은 복장은 (평소의) 반의 반도 안 됩니다. 안전벨트도 있고 밑에 바지도 마찬가지로 가죽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10분이면 땀에 축축하게 젖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폭염 대책은 곧 생존의 문제.

더위 식힐 세면장과 휴게실, 기본적인 쉴 권리를 보장해 달라, 몇 년째 이야기해도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최관식/플랜트건설노조 사무처장 : "건설 현장 빨리빨리 속도전, 갑질 문화가 맞물려 건설 노동자들의 쉴 권리는 폭염에도 내세우기 힘들다."]

최근 5년간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얻은 노동자는 153명, 이중 2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건설 현장 천 4백 곳을 점검해 단 65곳만 적발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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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4 11: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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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가 엿새째 이어지던 지난 18일 부산의 한 건설 현장.

뙤약볕 아래 노동자들이 무거운 자재를 옮깁니다.

긴팔에 긴바지, 안전모와 안전화까지 착용하다 보니 땀이 비오듯 흐르고, 그나마 그늘이 돼 주는 건 높게 쌓아 올린 자재 더미입니다.

전국건설노조 조사를 보니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그늘에 쉴 수 있다고 답한 노동자, 절반도 안 됐습니다.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올랐던 대구 건설 현장.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숨이 차고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폭염경보일 때는 1시간에 10분 이상 쉬고, 무더위 시간대엔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하는 지침도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작업 중단이나 단축을 경험해 본 적 있단 노동자, 10명 중 2명도 안 됩니다.

용접 일을 하는 이 노동자.

작업복을 입고 열화상카메라로 찍어 보니 30분 만에 6도 이상 오르며 41도를 훌쩍 넘어섭니다.

[서재훈/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용접공 : "제가 입은 복장은 (평소의) 반의 반도 안 됩니다. 안전벨트도 있고 밑에 바지도 마찬가지로 가죽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10분이면 땀에 축축하게 젖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폭염 대책은 곧 생존의 문제.

더위 식힐 세면장과 휴게실, 기본적인 쉴 권리를 보장해 달라, 몇 년째 이야기해도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최관식/플랜트건설노조 사무처장 : "건설 현장 빨리빨리 속도전, 갑질 문화가 맞물려 건설 노동자들의 쉴 권리는 폭염에도 내세우기 힘들다."]

최근 5년간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얻은 노동자는 153명, 이중 2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건설 현장 천 4백 곳을 점검해 단 65곳만 적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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