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역 경각심’ 충분한가? 대중교통 이용량 살펴보니…

입력 2020.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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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온전한 2단계'가 시행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서울에서만 151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19일부터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시청까지 출퇴근하는 서울시 담당기자 입장에선 승객들이 확연히 감소한 걸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매일 제공하는 '지하철 혼잡도' 예보도 최근 대부분의 구간에 초록색 등이 켜져 있습니다. 혼잡도가 80%~130%라서 차 내에서 여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상태라는 겁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무섭게 확산하기 전에는 노란색인 '주의' 단계, 이동시 부딪히는 구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최근 재택 근무와 이동 최소화 등을 통해 시민들이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연일 거리두기 3단계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거리두기의 정도, 시민들의 활동량은 어느 수준일까요.

■ 8월 들어 대중교통 승객 급감... 작년 대비 버스 17.4%↓, 지하철 18.1%↓


서울시에 따르면 8월 들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급감하고 있습니다. 8월 1일부터 16일까지 버스 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일은 17.4%,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각각 25.5%와 30.4% 감소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작년보다 하루 버스 승객이 무려 44.7% 감소해, 시민 활동이 급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승객 역시 빠르게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지하철 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일은 18.1%,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각각 30.4%, 32.6% 감소했습니다.

■ 2단계 시행 일주일 만에 지하철 승객 111만 명, 19.8% 감소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일별 수송자료는 좀더 장기간에 걸친 승객 변동량을 보여줍니다. 지난 한 주(17~23일) 서울의 주간 평균 지하철 이용객을 살펴보니, 그 전주보다 111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전주의 평균 수송인원 560만 6,574명에 비해 19.8% 감소한 449만 5,392명의 승객이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승객 수 727만 9,674명에 비하면 더욱 격차가 벌어집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하철 승객과 비교하면,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활동 감소폭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3월 첫주(2일~8일) 지하철 승객은 전년 같은 기간의 57.3%에 불과했습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이 3월 8일임을 고려하면, 수도권의 대규모 집단감염과 정부의 방역 조치 이전에 올봄 수도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하철 이용을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때는 대구, 경북지역의 대규모 감염 확산으로 긴장감이 매우 높을 때였습니다.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가 본격화된 것은 그 이후입니다. 3월 22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4월 말에는 이 조치가 완화됩니다. 5월 6일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사회 활동이 점더 허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7월 말과 8월 초(7월 27일~8월 2일) 지하철 승객은 작년의 82.3%까지 회복됐습니다.

그리고 2주 뒤인 8월 16일 서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6명 발생하며 처음으로 세자릿수를 넘어섰습니다. 시민들의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도 확산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 '온전한 2단계'인데 지하철 승객은 3월보다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면 시행된 지난 한 주(17~23일) 지하철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8% 수준입니다. 그 전주 81.2%에 비하면 일주일 만에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이 비율이 가장 낮았던 3월 첫주 57.3%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습니다. 인원으로 보아도, 3월 첫주 436만 명보다 여전히 12만 6천여 명이 지하철을 더 이용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이동은 자제해달라"는 '온전한 2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지하철 승객만 보면 1단계 최저 수준보다 여전히 활동량이 많은 겁니다.

정부는 이번주가 거리두기 3단계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고비라고 강조합니다. 3단계에 가면 일상이 정지되고 국민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거라고 우려합니다. 3단계 거리두기가 강제로 시행되기 전, 각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활동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3월에 이미 자발적으로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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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방역 경각심’ 충분한가? 대중교통 이용량 살펴보니…
    • 입력 2020-08-26 07:00:31
    취재K
서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온전한 2단계'가 시행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서울에서만 151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19일부터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시청까지 출퇴근하는 서울시 담당기자 입장에선 승객들이 확연히 감소한 걸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매일 제공하는 '지하철 혼잡도' 예보도 최근 대부분의 구간에 초록색 등이 켜져 있습니다. 혼잡도가 80%~130%라서 차 내에서 여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상태라는 겁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무섭게 확산하기 전에는 노란색인 '주의' 단계, 이동시 부딪히는 구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최근 재택 근무와 이동 최소화 등을 통해 시민들이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연일 거리두기 3단계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거리두기의 정도, 시민들의 활동량은 어느 수준일까요.

■ 8월 들어 대중교통 승객 급감... 작년 대비 버스 17.4%↓, 지하철 18.1%↓


서울시에 따르면 8월 들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급감하고 있습니다. 8월 1일부터 16일까지 버스 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일은 17.4%,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각각 25.5%와 30.4% 감소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작년보다 하루 버스 승객이 무려 44.7% 감소해, 시민 활동이 급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승객 역시 빠르게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지하철 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일은 18.1%,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각각 30.4%, 32.6% 감소했습니다.

■ 2단계 시행 일주일 만에 지하철 승객 111만 명, 19.8% 감소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일별 수송자료는 좀더 장기간에 걸친 승객 변동량을 보여줍니다. 지난 한 주(17~23일) 서울의 주간 평균 지하철 이용객을 살펴보니, 그 전주보다 111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전주의 평균 수송인원 560만 6,574명에 비해 19.8% 감소한 449만 5,392명의 승객이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승객 수 727만 9,674명에 비하면 더욱 격차가 벌어집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하철 승객과 비교하면,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활동 감소폭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3월 첫주(2일~8일) 지하철 승객은 전년 같은 기간의 57.3%에 불과했습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이 3월 8일임을 고려하면, 수도권의 대규모 집단감염과 정부의 방역 조치 이전에 올봄 수도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하철 이용을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때는 대구, 경북지역의 대규모 감염 확산으로 긴장감이 매우 높을 때였습니다.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가 본격화된 것은 그 이후입니다. 3월 22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4월 말에는 이 조치가 완화됩니다. 5월 6일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사회 활동이 점더 허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7월 말과 8월 초(7월 27일~8월 2일) 지하철 승객은 작년의 82.3%까지 회복됐습니다.

그리고 2주 뒤인 8월 16일 서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6명 발생하며 처음으로 세자릿수를 넘어섰습니다. 시민들의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도 확산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 '온전한 2단계'인데 지하철 승객은 3월보다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면 시행된 지난 한 주(17~23일) 지하철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8% 수준입니다. 그 전주 81.2%에 비하면 일주일 만에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이 비율이 가장 낮았던 3월 첫주 57.3%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습니다. 인원으로 보아도, 3월 첫주 436만 명보다 여전히 12만 6천여 명이 지하철을 더 이용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이동은 자제해달라"는 '온전한 2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지하철 승객만 보면 1단계 최저 수준보다 여전히 활동량이 많은 겁니다.

정부는 이번주가 거리두기 3단계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고비라고 강조합니다. 3단계에 가면 일상이 정지되고 국민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거라고 우려합니다. 3단계 거리두기가 강제로 시행되기 전, 각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활동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3월에 이미 자발적으로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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