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코로나19 백신’ 맞겠습니까? 미국인 40%는 ‘아니오’

입력 2020.08.31 (10:18) 수정 2020.09.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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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만 하면 끝이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 시각 30일 "백신 한 방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One shot of coronavirus vaccine likely won't be enough.)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여기서, 백신 대부분이 2회 접종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이것은 '물류 문제'와 더불어 사람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류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보호 및 진단 장비를 전국에 배포하는 것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그것도 2회분을 전국에 배포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사람은 잠재적으로 더 큰 문제입니다. 미국인에게 백신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맞도록 설득하는 일은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 코로나19 백신은 '원투 펀치'

미국 연방 정부는 백신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지금까지 6개 제약사에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 가운데 두 회사인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Pfizer)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각각 3만 명씩 참여해 모더나는 28일 간격으로, 화이자는 21일 간격으로 두 번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1상 및 2상 시험은 28일 간격을 두고 2번 접종했습니다.

노바백스(Novavax)는 3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전에 2회 용량을 사용했고,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예정된 3상 시험에서 일부 참가자는 한 번 맞고, 다른 참가자는 두 번 맞을 예정입니다.

사노피는 백신 접종 횟수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2회 접종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수두 및 A형 간염 백신 등 많은 백신이 2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3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5회 접종이 필요한 경우(DTaP 백신)도 있습니다.


■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물류, 무엇이 문제일까?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단기간에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물류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만 놓고 보면, 3억 3천만 명에게 6억 6천만 회를 투여해야 하는 일입니다.

나다 샌더스(Nada Sanders) 노스웨스턴대학 공급망 관리 교수는 단순히 백신 생산량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두 배로 준비해야 합니다. 주사기, 바이알, 마개, 바늘, 소독약 모두 말입니다. 모든 것을 두 배로 준비해서 시간에 맞춰서 공급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교수는 "지금도 보호 장비나 진단 키트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엄청난 양의 물류 부담이 생기는 것이 큰 걱정"이라고 밝히고, 이 물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백신 접종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 사람이 더 문제…CNN "미국인 40% 백신 거부하겠다"

전 세계가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사람이 접종하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CNN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 조사를 보면 상황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조사 대상 미국인의 40%는 코로나19 백신이 무료이고, 쉽게 맞을 수 있게 되더라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사람은 56%에 그쳤습니다.

지난 5월 10일 조사 때 접종하겠다는 사람(66%)보다 10%나 줄었고, 거부하겠다는 사람(33%)은 7% 늘었습니다.

CNN은 접종 의향 감소는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집중됐다고 분석했는데, 5월 조사 땐 트럼프 지지자의 51%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지만, 이번에는 38%만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6월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70%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봤을 때 미국인 3분의 1이 접종을 거부하면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백신 초고속 작전을 맡은 넬슨 마이클 박사는 "사람들이 백신을 가능한 한 쉽게, 그것도 2회 접종받을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CNN은 '이동식 접종 클리닉'과 같은 아이디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백신 개발 자체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스티브 한 미국 FDA 국장은 "FDA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현지 시각 30일 전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이미 승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대선 이전에 백신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빨리 나와도 걱정입니다.

'백신 민족주의', '국가 이기주의'의 대두로, 국가 간 백신 배분 문제도 풀어야 하지만, 백신이 공급됐을 때, 나머지 부수적인 기자재 등의 공급망과 접종 시설 등도 미리 준비해 해결해야 합니다.

백신 자체의 안전성과 효능이 100%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될 것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이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코로나19 퇴치는 점점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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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10:18:58
    • 수정2020-09-02 08: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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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만 하면 끝이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 시각 30일 "백신 한 방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One shot of coronavirus vaccine likely won't be enough.)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여기서, 백신 대부분이 2회 접종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이것은 '물류 문제'와 더불어 사람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류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보호 및 진단 장비를 전국에 배포하는 것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그것도 2회분을 전국에 배포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사람은 잠재적으로 더 큰 문제입니다. 미국인에게 백신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맞도록 설득하는 일은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 코로나19 백신은 '원투 펀치' 미국 연방 정부는 백신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지금까지 6개 제약사에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 가운데 두 회사인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Pfizer)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각각 3만 명씩 참여해 모더나는 28일 간격으로, 화이자는 21일 간격으로 두 번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1상 및 2상 시험은 28일 간격을 두고 2번 접종했습니다. 노바백스(Novavax)는 3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전에 2회 용량을 사용했고,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예정된 3상 시험에서 일부 참가자는 한 번 맞고, 다른 참가자는 두 번 맞을 예정입니다. 사노피는 백신 접종 횟수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2회 접종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수두 및 A형 간염 백신 등 많은 백신이 2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3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5회 접종이 필요한 경우(DTaP 백신)도 있습니다. ■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물류, 무엇이 문제일까?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단기간에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물류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만 놓고 보면, 3억 3천만 명에게 6억 6천만 회를 투여해야 하는 일입니다. 나다 샌더스(Nada Sanders) 노스웨스턴대학 공급망 관리 교수는 단순히 백신 생산량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두 배로 준비해야 합니다. 주사기, 바이알, 마개, 바늘, 소독약 모두 말입니다. 모든 것을 두 배로 준비해서 시간에 맞춰서 공급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교수는 "지금도 보호 장비나 진단 키트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엄청난 양의 물류 부담이 생기는 것이 큰 걱정"이라고 밝히고, 이 물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백신 접종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 사람이 더 문제…CNN "미국인 40% 백신 거부하겠다" 전 세계가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사람이 접종하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CNN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 조사를 보면 상황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조사 대상 미국인의 40%는 코로나19 백신이 무료이고, 쉽게 맞을 수 있게 되더라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사람은 56%에 그쳤습니다. 지난 5월 10일 조사 때 접종하겠다는 사람(66%)보다 10%나 줄었고, 거부하겠다는 사람(33%)은 7% 늘었습니다. CNN은 접종 의향 감소는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집중됐다고 분석했는데, 5월 조사 땐 트럼프 지지자의 51%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지만, 이번에는 38%만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6월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70%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봤을 때 미국인 3분의 1이 접종을 거부하면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백신 초고속 작전을 맡은 넬슨 마이클 박사는 "사람들이 백신을 가능한 한 쉽게, 그것도 2회 접종받을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CNN은 '이동식 접종 클리닉'과 같은 아이디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백신 개발 자체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스티브 한 미국 FDA 국장은 "FDA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현지 시각 30일 전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이미 승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대선 이전에 백신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빨리 나와도 걱정입니다. '백신 민족주의', '국가 이기주의'의 대두로, 국가 간 백신 배분 문제도 풀어야 하지만, 백신이 공급됐을 때, 나머지 부수적인 기자재 등의 공급망과 접종 시설 등도 미리 준비해 해결해야 합니다. 백신 자체의 안전성과 효능이 100%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될 것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이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코로나19 퇴치는 점점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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