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승무원 눈물로 사과할 때 회장은 그룹 재건 꿈꿔

입력 2020.08.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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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욕받이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벌어졌던 2년 전, 직원들은 총수 퇴진을 외쳤습니다.

기내식 공급 차질로 비행기가 제때 뜨지 못했고, 기내식 없이 운행하기도 하는 혼란이 거의 두 달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기내식 업체 교체 과정에서 새로 짓던 공장에 불이 나 생긴 일이라는 게 알려진 이윱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뒤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근본적으로 기내식 업체 변경 자체가 금호 아시아나 그룹의 자금난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그룹 유동성 위기로 물러났던 박삼구 회장, 2013년 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배력 확보를 위해 계열사 지분 매입에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이 자금 마련을 위해 수익성 높은 기내식 사업을 활용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이런 정황은 당시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드러나는데, 자신들에게 2천억 원을 투자해야 공급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무산됐고, 금호 아시아나 측은 투자를 약속한 다른 업체에 기내식 공급을 맡깁니다.

2016년 말 이 업체와 30년 공급계약을 맺었고, 몇 달 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고속에 천6백억 원을 투자받습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 투자에 대한 이면 계약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알짜인 기내식 사업권을 사실상 담보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공정위는 320억 원의 과징금과 함께 박삼구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공급처 변경일 뿐, 총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거래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공정위의 판단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권혜미/영상편집:박경상/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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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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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욕받이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벌어졌던 2년 전, 직원들은 총수 퇴진을 외쳤습니다.

기내식 공급 차질로 비행기가 제때 뜨지 못했고, 기내식 없이 운행하기도 하는 혼란이 거의 두 달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기내식 업체 교체 과정에서 새로 짓던 공장에 불이 나 생긴 일이라는 게 알려진 이윱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뒤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근본적으로 기내식 업체 변경 자체가 금호 아시아나 그룹의 자금난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그룹 유동성 위기로 물러났던 박삼구 회장, 2013년 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배력 확보를 위해 계열사 지분 매입에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이 자금 마련을 위해 수익성 높은 기내식 사업을 활용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이런 정황은 당시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드러나는데, 자신들에게 2천억 원을 투자해야 공급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무산됐고, 금호 아시아나 측은 투자를 약속한 다른 업체에 기내식 공급을 맡깁니다.

2016년 말 이 업체와 30년 공급계약을 맺었고, 몇 달 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고속에 천6백억 원을 투자받습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 투자에 대한 이면 계약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알짜인 기내식 사업권을 사실상 담보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공정위는 320억 원의 과징금과 함께 박삼구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공급처 변경일 뿐, 총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거래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공정위의 판단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권혜미/영상편집:박경상/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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