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 독성 농도 제각각’…사참위, 가습기살균제 조사결과 발표

입력 2020.08.31 (13:49) 수정 2020.08.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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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8백 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독성물질의 농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알려진 지 9년째인 오늘(31일) 가습기 살균제 제품 현황과 제품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사의 직접적 원인인 제품별 살균물질 성분의 농도가 같은 제품이라도 제각각인 점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사참위 조사 제품 중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의 경우, 77개 제품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농도가 최소 280ppm부터 최대 9,000ppm까지 32배 차이를 보였습니다.

판매 기간인 2004년부터 2011년까지 PHMG의 농도가 일정하게 검출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PHMG는 대표적인 가습기 살균제 유독물질로, 고농도로 인체에 들어가면 폐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도 29개 제품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의 농도가 최소 11.8ppm부터 최대 227.9ppm까지 19배의 차이가 났습니다.

CMIT과 MIT은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해주는 살균보존제 성분으로, 노출되면 피부와 호흡기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맑은나라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제품에 살균물질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 분담금을 면제받았지만, 사참위 분석 결과 PHMG가 검출됐습니다.

롯데마트 주부 사랑 가습기파트너는 살균물질 없이 향만 첨가되었다고 홍보했지만, 독성물질인 MIT가 검출됐습니다.

사참위는 이번 조사에서 기존에 39종으로 알려졌던 가습기 살균제와 별개로, 폐 손상을 일으키는 이염화이소시아눌산나트륨(NaDCC)을 주요 살균성분으로 하는 하이크로정, 황토(Claybell)를 성분으로 하는 에코볼 필터, 은나노항균볼을 성분으로 하는 우리가족 안심볼 3종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가습기닥터, 항균가습기닥터, 가습기티올, 가습기라이트, 가습기파트너, 피톤차프 6종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1994년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는 총 48종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예용 사참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은 "본래 가습기 살균제가 가습기 물통에 농약 성분이나 마찬가지인 액상의 살균제를 넣어 사용하게 한 근본적으로 잘못된 제품"이라고 지적하면서 "제품 내의 살균물질의 농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번 조사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살균물질 농도의 제품 사용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이와 관련한 인체 유해성에 관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참위는 올해 2차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보관 중인 기관과 피해자의 협조를 얻어 아직 조사하지 못한 제품들을 수거해나갈 방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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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13:49:23
    • 수정2020-08-31 13:55:47
    사회
6천8백 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독성물질의 농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알려진 지 9년째인 오늘(31일) 가습기 살균제 제품 현황과 제품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사의 직접적 원인인 제품별 살균물질 성분의 농도가 같은 제품이라도 제각각인 점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사참위 조사 제품 중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의 경우, 77개 제품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농도가 최소 280ppm부터 최대 9,000ppm까지 32배 차이를 보였습니다.

판매 기간인 2004년부터 2011년까지 PHMG의 농도가 일정하게 검출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PHMG는 대표적인 가습기 살균제 유독물질로, 고농도로 인체에 들어가면 폐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도 29개 제품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의 농도가 최소 11.8ppm부터 최대 227.9ppm까지 19배의 차이가 났습니다.

CMIT과 MIT은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해주는 살균보존제 성분으로, 노출되면 피부와 호흡기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맑은나라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제품에 살균물질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 분담금을 면제받았지만, 사참위 분석 결과 PHMG가 검출됐습니다.

롯데마트 주부 사랑 가습기파트너는 살균물질 없이 향만 첨가되었다고 홍보했지만, 독성물질인 MIT가 검출됐습니다.

사참위는 이번 조사에서 기존에 39종으로 알려졌던 가습기 살균제와 별개로, 폐 손상을 일으키는 이염화이소시아눌산나트륨(NaDCC)을 주요 살균성분으로 하는 하이크로정, 황토(Claybell)를 성분으로 하는 에코볼 필터, 은나노항균볼을 성분으로 하는 우리가족 안심볼 3종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가습기닥터, 항균가습기닥터, 가습기티올, 가습기라이트, 가습기파트너, 피톤차프 6종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1994년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는 총 48종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예용 사참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은 "본래 가습기 살균제가 가습기 물통에 농약 성분이나 마찬가지인 액상의 살균제를 넣어 사용하게 한 근본적으로 잘못된 제품"이라고 지적하면서 "제품 내의 살균물질의 농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번 조사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살균물질 농도의 제품 사용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이와 관련한 인체 유해성에 관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참위는 올해 2차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보관 중인 기관과 피해자의 협조를 얻어 아직 조사하지 못한 제품들을 수거해나갈 방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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