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갈 ‘코카인’ 백억 원어치…부산항에서 딱 걸려

입력 2020.08.3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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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천6백만여 명을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 마약반 형사들이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잠복해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입니다.

영화에는 형사들이 잠복할 겸 운영한 '수원왕갈비통닭'이 우연히 인기를 끌게 되고, 이를 범죄 조직이 프랜차이즈화해 범죄에 악용하는 과정이 나오는데요. 범죄 조직원들이 치킨과 함께 배달되는 소금 봉지에 마약을 나눠 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닭과 함께 마약이 배달되는 걸 노린 것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와 유사하다고 볼 만한 일이 현실에서도 있었습니다.

■냉동 닭 사이 '49.8kg의 코카인'…남미→동남아→한국까지

남미산 냉동 닭고기 상자 사이 누군가 숨겨둔 '코카인'이 적발됐습니다. 발견된 장소는 부산항으로 들어온 외국 국적의 배 안. 이 배는 7월 말쯤 남미에서 출발해 동남아를 거쳤고, 지난 13일 우리나라 부산항으로 들어온 15만 3천 톤 급 규모의 선박입니다.

배에는 6천여 개 컨테이너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남미산 냉동 닭고기가 실려있던 1개 컨테이너가 문제였습니다. 그 안에서 곳곳에 숨겨진 47봉지의 코카인이 발견된 겁니다. 소분된 코카인은 모두 49.8kg, 시가로 약 124억 원어치입니다. 올해 적발된 코카인 가운데 최대 적발량입니다.

적발에 나선 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 등입니다. 검찰은 지난 3일 국정원으로부터 코카인이 이 선박에 은닉돼 있다는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첩보는 싱가포르 중앙마약청에서 시작됐는데, 이를 토대로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이후 부산항에 배가 정박한 지난 13일 검찰은 국정원·관세청과 공조해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누군가 몰래 적재했을 가능성…어려운 수사될 수도"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일본입니다. 남미에서 출발해 동남아, 한국을 거쳐 가려던 것인데요. 이렇게 두 번이나 거쳐 마약을 밀반입·출 하려던 사람이 누군지는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김호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은 "일반 우편 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운반하는 경우와 달리, 이런 경우는 누가 코카인을 적재했는지도 찾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우편 화물은 우편물의 수·발신인을 특정하기 쉽지만, 선박에 몰래 싣는 경우는 누가 적재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 코카인의 최종 목적지가 일본이었는지, 혹은 우리나라에 일부 반출하려던 것은 아닌지, 일부가 중간 경유지인 동남아에 이미 밀반출된 것은 아닌지 등도 아직 미궁입니다.

과연 코카인은 누가 실었고, 최종 목적지는 어디였을까요? 검찰은 국정원·관세청은 물론, 해외의 관계기관과도 공조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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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갈 ‘코카인’ 백억 원어치…부산항에서 딱 걸려
    • 입력 2020-08-31 18:47:45
    취재K
지난해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천6백만여 명을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 마약반 형사들이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잠복해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입니다.

영화에는 형사들이 잠복할 겸 운영한 '수원왕갈비통닭'이 우연히 인기를 끌게 되고, 이를 범죄 조직이 프랜차이즈화해 범죄에 악용하는 과정이 나오는데요. 범죄 조직원들이 치킨과 함께 배달되는 소금 봉지에 마약을 나눠 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닭과 함께 마약이 배달되는 걸 노린 것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와 유사하다고 볼 만한 일이 현실에서도 있었습니다.

■냉동 닭 사이 '49.8kg의 코카인'…남미→동남아→한국까지

남미산 냉동 닭고기 상자 사이 누군가 숨겨둔 '코카인'이 적발됐습니다. 발견된 장소는 부산항으로 들어온 외국 국적의 배 안. 이 배는 7월 말쯤 남미에서 출발해 동남아를 거쳤고, 지난 13일 우리나라 부산항으로 들어온 15만 3천 톤 급 규모의 선박입니다.

배에는 6천여 개 컨테이너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남미산 냉동 닭고기가 실려있던 1개 컨테이너가 문제였습니다. 그 안에서 곳곳에 숨겨진 47봉지의 코카인이 발견된 겁니다. 소분된 코카인은 모두 49.8kg, 시가로 약 124억 원어치입니다. 올해 적발된 코카인 가운데 최대 적발량입니다.

적발에 나선 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 등입니다. 검찰은 지난 3일 국정원으로부터 코카인이 이 선박에 은닉돼 있다는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첩보는 싱가포르 중앙마약청에서 시작됐는데, 이를 토대로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이후 부산항에 배가 정박한 지난 13일 검찰은 국정원·관세청과 공조해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누군가 몰래 적재했을 가능성…어려운 수사될 수도"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일본입니다. 남미에서 출발해 동남아, 한국을 거쳐 가려던 것인데요. 이렇게 두 번이나 거쳐 마약을 밀반입·출 하려던 사람이 누군지는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김호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은 "일반 우편 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운반하는 경우와 달리, 이런 경우는 누가 코카인을 적재했는지도 찾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우편 화물은 우편물의 수·발신인을 특정하기 쉽지만, 선박에 몰래 싣는 경우는 누가 적재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 코카인의 최종 목적지가 일본이었는지, 혹은 우리나라에 일부 반출하려던 것은 아닌지, 일부가 중간 경유지인 동남아에 이미 밀반출된 것은 아닌지 등도 아직 미궁입니다.

과연 코카인은 누가 실었고, 최종 목적지는 어디였을까요? 검찰은 국정원·관세청은 물론, 해외의 관계기관과도 공조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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