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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앵커의 눈] ‘하늘의 별따기’ 세종 분양…하루도 안 살고 수억 챙긴 공직자들
입력 2020.08.31 (21:14) 수정 2020.08.31 (22:1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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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들의 집, 어디에 있을까요?

자기 소유 주택이 가장 많은 곳, 뽑아보니,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그 다음이 바로 세종특별자치시입니다.

세종시 이전 기관 종사자 주택 특별공급제도 때문이죠.

근무지 이전으로 살 곳이 없어 막막한 공무원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요.

분양 물량 절반을 공무원 등에게 우선 배정해 경쟁률은 일반 분양의 10분의 1, 20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취득세를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이주 지원금까지 줍니다.

공무원과 기관 종사자들이 세종시에 정착해 거주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실상 혜택을 준 겁니다.

그런데 이 제도, 도입 취지대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KBS가 재산공개 대상인 전현직 고위 공직자 234명을 확인한 결과, 특별공급 분양을 받은 뒤 하루도 살지 않고 팔아 치워 수억 원대 차익을 얻은 고위 공직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탐사 K,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서울국세청장에 임명된 김명준 청장.

국세청의 세종시 이전이 결정된 다음 해인 2011년 11월, 어진동 84㎡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습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좋죠. 정부 청사 가깝고 호수 가깝고요. (보유하면) 손해 볼 일이 없을 것 같거든. 안 팔지."]

하지만 본인이 입주는 하지 않고 임대만 주다가 올해 2월, 5억 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차익은 2억 3천여만 원.

[김명준/서울국세청장 : "애가 (다른 곳에서) 학교 다니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서 실거주할 수가 없겠네, 그래서 매각한 것이고요. 양도차익이 발생해서 세금을 1억 넘게 냈어요."]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은 2016년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한 채 세종시 반곡동 84㎡ 아파트를 특별 공급으로 분양받았습니다.

실거주 주택이 아닌 보유주택 처분을 권하는 정책 기조에 맞춰 입주 직후인 지난해 12월 세종시 아파트는 매도했습니다.

2억 9천여만 원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5억 7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손명수/국토교통부 2차관 : "(다주택 처분) 권고에 따라 솔선수범하는 취지에서 바로 매각했습니다. 준공되어서 바로 판 겁니다."]

세종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가 도입된 후 10년간, 세종시에 아파트나 분양권을 소유했다고 재산 신고한 전·현직 고위 공직자는 모두 234명.

KBS 취재 결과 이 가운데 특별 분양받은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매도해 차익을 얻은 경우는 최소 7명이었습니다.

4명은 임대 수익까지 챙겼습니다.

대부분 서울 등의 집을 팔지 않고 한 채 더 분양을 받다 보니 생긴 일인데,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현수/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당시 : "(세종시 특별분양은 거주목적으로 분양받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거기에 거주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 후보자/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당시 : "제가 미국 가는 바람에 전세 하나도 안 주고 그냥 후배한테 잠깐… (월세를 60만 원씩 받았잖아요)"]

두 사람은 취임 이후, 세종시 아파트를 팔아 각각 2억 원 안팎과 3억 원대 차익을 얻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 "(세종시는) 분양받자마자 프리미엄이 몇억씩이니까요. 공무원들에게 특별 분양할 때 일정 기간 거주조건으로 분양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을 텐데 이제 와서 1가구 2주택 처분하라니까 세종 집을 먼저 파는 겁니다."]

특별 분양과 일반 분양 등을 통틀어 세종시에 아파트를 취득한 고위공직자들이 누리게 된 시세 차익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경실련과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조사 대상 전·현직 공직자 234명의 평균 분양가는 3억여 원.

지난달 기준 이들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6억 천 7백여만 원.

아파트 한 채당 3억 원 넘게 오른 셈인데, 상승률, 100%가 넘습니다.

[장성현/경실련 간사 : "(지난달) 시세기준으로 시세차익을 살펴봤는데 대부분 분양가보다 두 배 더 상승했다고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서울보다도 2배 더 많이 올랐다고 보이죠."]

특히 최근 부동산 급등세에 행정수도 이전 호재까지 겹치면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습니다.

전국 최고 상승률입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호가가 아니라, 5억 원이라고 하면 바로 (거래)될 수 있는 가격이에요. 이번 주 기다렸다 (거래) 안 되면 여기도 5억 5천만 원으로 올라갈 거예요."]

지난해 말 세종시 아파트 일반 분양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솟았는데 특별 공급 경쟁률은 거의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별공급 제도가 배려가 아닌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송○○/세종시민/음성변조 : "워낙 이전기관에서 가져가는 분양 물량들이 많다 보니까 저희로서는 작은 분양 물량 안에서 다퉈야 하는 실정이라. (일반 분양은) 로또라고 할 정도로…."]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물량은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

지난 10년간 이곳 세종시에서 2만 5천여 명이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통해 분양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이미 집을 팔았거나,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세를 놓은 상탭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최창준 이희문
  • [탐사K/앵커의 눈] ‘하늘의 별따기’ 세종 분양…하루도 안 살고 수억 챙긴 공직자들
    • 입력 2020-08-31 21:19:49
    • 수정2020-08-31 22:11:22
    뉴스 9
[앵커]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들의 집, 어디에 있을까요?

자기 소유 주택이 가장 많은 곳, 뽑아보니,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그 다음이 바로 세종특별자치시입니다.

세종시 이전 기관 종사자 주택 특별공급제도 때문이죠.

근무지 이전으로 살 곳이 없어 막막한 공무원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요.

분양 물량 절반을 공무원 등에게 우선 배정해 경쟁률은 일반 분양의 10분의 1, 20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취득세를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이주 지원금까지 줍니다.

공무원과 기관 종사자들이 세종시에 정착해 거주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실상 혜택을 준 겁니다.

그런데 이 제도, 도입 취지대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KBS가 재산공개 대상인 전현직 고위 공직자 234명을 확인한 결과, 특별공급 분양을 받은 뒤 하루도 살지 않고 팔아 치워 수억 원대 차익을 얻은 고위 공직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탐사 K,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서울국세청장에 임명된 김명준 청장.

국세청의 세종시 이전이 결정된 다음 해인 2011년 11월, 어진동 84㎡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습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좋죠. 정부 청사 가깝고 호수 가깝고요. (보유하면) 손해 볼 일이 없을 것 같거든. 안 팔지."]

하지만 본인이 입주는 하지 않고 임대만 주다가 올해 2월, 5억 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차익은 2억 3천여만 원.

[김명준/서울국세청장 : "애가 (다른 곳에서) 학교 다니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서 실거주할 수가 없겠네, 그래서 매각한 것이고요. 양도차익이 발생해서 세금을 1억 넘게 냈어요."]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은 2016년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한 채 세종시 반곡동 84㎡ 아파트를 특별 공급으로 분양받았습니다.

실거주 주택이 아닌 보유주택 처분을 권하는 정책 기조에 맞춰 입주 직후인 지난해 12월 세종시 아파트는 매도했습니다.

2억 9천여만 원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5억 7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손명수/국토교통부 2차관 : "(다주택 처분) 권고에 따라 솔선수범하는 취지에서 바로 매각했습니다. 준공되어서 바로 판 겁니다."]

세종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가 도입된 후 10년간, 세종시에 아파트나 분양권을 소유했다고 재산 신고한 전·현직 고위 공직자는 모두 234명.

KBS 취재 결과 이 가운데 특별 분양받은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매도해 차익을 얻은 경우는 최소 7명이었습니다.

4명은 임대 수익까지 챙겼습니다.

대부분 서울 등의 집을 팔지 않고 한 채 더 분양을 받다 보니 생긴 일인데,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현수/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당시 : "(세종시 특별분양은 거주목적으로 분양받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거기에 거주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 후보자/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당시 : "제가 미국 가는 바람에 전세 하나도 안 주고 그냥 후배한테 잠깐… (월세를 60만 원씩 받았잖아요)"]

두 사람은 취임 이후, 세종시 아파트를 팔아 각각 2억 원 안팎과 3억 원대 차익을 얻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 "(세종시는) 분양받자마자 프리미엄이 몇억씩이니까요. 공무원들에게 특별 분양할 때 일정 기간 거주조건으로 분양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을 텐데 이제 와서 1가구 2주택 처분하라니까 세종 집을 먼저 파는 겁니다."]

특별 분양과 일반 분양 등을 통틀어 세종시에 아파트를 취득한 고위공직자들이 누리게 된 시세 차익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경실련과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조사 대상 전·현직 공직자 234명의 평균 분양가는 3억여 원.

지난달 기준 이들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6억 천 7백여만 원.

아파트 한 채당 3억 원 넘게 오른 셈인데, 상승률, 100%가 넘습니다.

[장성현/경실련 간사 : "(지난달) 시세기준으로 시세차익을 살펴봤는데 대부분 분양가보다 두 배 더 상승했다고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서울보다도 2배 더 많이 올랐다고 보이죠."]

특히 최근 부동산 급등세에 행정수도 이전 호재까지 겹치면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습니다.

전국 최고 상승률입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호가가 아니라, 5억 원이라고 하면 바로 (거래)될 수 있는 가격이에요. 이번 주 기다렸다 (거래) 안 되면 여기도 5억 5천만 원으로 올라갈 거예요."]

지난해 말 세종시 아파트 일반 분양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솟았는데 특별 공급 경쟁률은 거의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별공급 제도가 배려가 아닌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송○○/세종시민/음성변조 : "워낙 이전기관에서 가져가는 분양 물량들이 많다 보니까 저희로서는 작은 분양 물량 안에서 다퉈야 하는 실정이라. (일반 분양은) 로또라고 할 정도로…."]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물량은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

지난 10년간 이곳 세종시에서 2만 5천여 명이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통해 분양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이미 집을 팔았거나,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세를 놓은 상탭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최창준 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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