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전후의 삶…코로나19 완치자를 만나다

입력 2020.08.3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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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월 경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90여 일이 지났습니다.

현재까지 모두 237명이 감염돼 71%인 168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치료를 마쳤습니다.

이들의 몸과 마음은 과연 완치됐을까요.

KBS는 재확산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퇴원한 완치자들을 직접 만나 코로나19 경험담을 들어봤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초 사무실에서 직장 동료와 마스크를 낀 채 업무차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였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

후각이 마비돼 독한 락스 냄새를 못 맡을 정도였습니다.

[경남 40대 남성 완치자 : "(코로나19 증상은?) 청소하시는 분이 들어와서 락스 청소를 하는데도 락스 냄새도 못 맡았어요. 7차, 8차(검사)까지 한 거 같아요. 계속 양성이 나와서 그때는 진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고요. 기다리는 시간이 고통스러웠어요."]

입원한 뒤에도 갈수록 증세가 악화됐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이와 아내도 자가격리됐습니다. 

[경남 40대 남성 완치자 : "(치료 당시 가족은?)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해줘서 많이 미안했죠. 신생아한테, 그 예쁜 아기를 못 보고 있었다는 것도 미안하고. (아내가) 계속 울었어요. 울고 아기보고 울면서 아기보고. 지금도 생각하면 솔직히 마음 아픕니다."]

지인과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낀 채 대화를 나눈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40대 여성 완치자.

에이즈약을 처방받고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경남 40대 여성 완치자 : "(코로나 19 증상은?) 목에서 물을 삼킨다고 하면 곰팡이가 퍼질 거 같은 느낌에 약을 원했는데, 당연히 후각 미각은 갔으니까 입맛도 안 나잖아요. 약이 나오는 시간이 되면 밥 먹는 시간이 너무 무서운 거에요."]

[경남 40대 여성 완치자 : "(치료 당시 불안감은?) 글을 쓰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내 자리가 없으므로 밖에서도 힘들어하면서 이제 그때 마인드컨트롤을 했어요. 제 세상이 20~101cm 있잖아요. 요만큼이요. 요만큼 열어두고 틈으로 여기서 보는 거에요. 봄이 왔네, 오늘은 뭔가 하는 가봐."]

60대 남성 완치자도, 마스크를 썼지만 확진자와 나눈 악수와 몇 마디 말에 감염됐습니다.

사람 만나기도 거부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어렵습니다. 

[경남 60대 남성 완치자 : "(완치 이후의 삶?) 친구라든지 모임들이 있었는데 스스로 처음엔 안 갔어요 한 달 정도는 외출을 거의 안 했습니다. 내가 겁이 나서 안 간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서..."]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는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19를 이기는 길이라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조지영·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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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전후의 삶…코로나19 완치자를 만나다
    • 입력 2020-08-31 22:11:13
    뉴스9(창원)
[앵커] 지난 2월 경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90여 일이 지났습니다. 현재까지 모두 237명이 감염돼 71%인 168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치료를 마쳤습니다. 이들의 몸과 마음은 과연 완치됐을까요. KBS는 재확산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퇴원한 완치자들을 직접 만나 코로나19 경험담을 들어봤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초 사무실에서 직장 동료와 마스크를 낀 채 업무차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였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 후각이 마비돼 독한 락스 냄새를 못 맡을 정도였습니다. [경남 40대 남성 완치자 : "(코로나19 증상은?) 청소하시는 분이 들어와서 락스 청소를 하는데도 락스 냄새도 못 맡았어요. 7차, 8차(검사)까지 한 거 같아요. 계속 양성이 나와서 그때는 진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고요. 기다리는 시간이 고통스러웠어요."] 입원한 뒤에도 갈수록 증세가 악화됐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이와 아내도 자가격리됐습니다.  [경남 40대 남성 완치자 : "(치료 당시 가족은?)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해줘서 많이 미안했죠. 신생아한테, 그 예쁜 아기를 못 보고 있었다는 것도 미안하고. (아내가) 계속 울었어요. 울고 아기보고 울면서 아기보고. 지금도 생각하면 솔직히 마음 아픕니다."] 지인과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낀 채 대화를 나눈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40대 여성 완치자. 에이즈약을 처방받고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경남 40대 여성 완치자 : "(코로나 19 증상은?) 목에서 물을 삼킨다고 하면 곰팡이가 퍼질 거 같은 느낌에 약을 원했는데, 당연히 후각 미각은 갔으니까 입맛도 안 나잖아요. 약이 나오는 시간이 되면 밥 먹는 시간이 너무 무서운 거에요."] [경남 40대 여성 완치자 : "(치료 당시 불안감은?) 글을 쓰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내 자리가 없으므로 밖에서도 힘들어하면서 이제 그때 마인드컨트롤을 했어요. 제 세상이 20~101cm 있잖아요. 요만큼이요. 요만큼 열어두고 틈으로 여기서 보는 거에요. 봄이 왔네, 오늘은 뭔가 하는 가봐."] 60대 남성 완치자도, 마스크를 썼지만 확진자와 나눈 악수와 몇 마디 말에 감염됐습니다. 사람 만나기도 거부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어렵습니다.  [경남 60대 남성 완치자 : "(완치 이후의 삶?) 친구라든지 모임들이 있었는데 스스로 처음엔 안 갔어요 한 달 정도는 외출을 거의 안 했습니다. 내가 겁이 나서 안 간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서..."]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는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19를 이기는 길이라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조지영·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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