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이재용 법정 전쟁 시작…삼성은?

입력 2020.09.02 (18:03) 수정 2020.09.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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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사기록만 20만 쪽 분량.

검찰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또 다시 긴 법정 공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재판은 적어도 몇 년이 걸릴 만큼 장기전이 될텐데 삼성의 경영 위기, 경제에 미칠 장단기적 파장 짚어봅니다.

이경진 기자, 안녕하세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관계자 11명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검찰이 특히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를 좀 따져보죠.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크게 3가지입니다.

종합하면, 5년 전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흘리고 중요한건 알리지 않고 이런 여러 불법행위가 있었다는게 검찰의 판단인데요.

누가, 왜 그랬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는게 검찰의 기소 요지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최대주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수 사익을 위해 투자자 이익은 무시한 배임죄도 적용된다, 시장 질서를 교란한 중대 범죄라고 검찰은 비판했습니다.

[앵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기소되면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이다... 이런 우려 계속 내놨었는데, 기소한 뒤 이틀간 시장 반응은 어땠습니까?

주가만 보면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던데요.

[기자]

지난 5월 검찰이 이 부회장을 소환했을 때도 그랬고요.

기소 발표 전후로도 삼성전자, 물산, 바이오로직스 등 관련 주식은 말씀하신것 처럼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측면에서 당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구속이라는 최악은 피했다,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하루 이틀 주가 흐름으로 기소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앞으로 대규모 투자 같은 중요한 의사 결정이 지연된다면, 서서히 주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앵커]

삼성을 둘러싼 국내외 경제 환경만 놓고 보면 녹록치 않은 상황이긴 해요.

경영상 불확실성은 커질 수 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기자]

반도체 시장만 봐도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들이 지금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1위인 타이완의 TSMC 과의 2위 삼성의 시장 점유율 격차라든가, 미국 엔디비아가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 인수를 추진중인 상황 등이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요인으로 꼽힙니다.

대규모 투자 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 고용 같은 이슈는 전문경영인이 쉽게 하기 어려운 결정들이잖아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경제가 위축돼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 파급력 큰 위기 요인들이 닥친 시점에 총수가 기소된 건, 결국 그룹 경쟁력에 제동을 걸 변수일 수 밖에 없다고 재계는 보고 있는 겁니다.

해외 언론들도 사법리스크와 불확실성이 가중돼 삼성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고요.

[앵커]

이번 수사만 1년 9개월이 걸렸고요.

따져보면 2000년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부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20년 넘도록 사법리스크와 함께 가고 있는거 아닙니까?

[기자]

이 부회장은 현재 3년 6개월째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대법원 판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겁니다.

이 부회장 재판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경영권 승계의 불법성이 있더라도 눈감아줘야 한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겠죠.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시민들이 참여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에 표결 10대 3으로 "수사 중단하고 이 부회장 기소하지 말라"고 권고했잖아요.

그보다 앞서선 법원이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하면서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고요.

결국 앞으로의 재판에서 어떤 객관적 증거로 기소 내용을 뒷받칠 할 것이냐, 이 부분이 검찰로선 수사의 정당성을 가르게 될 거고요.

삼성 입장에선 시장의 신뢰와 총수 경영의 정당성 확보에 더 없이 중대한 사안입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공소사실 자체가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치열한 법정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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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2 18:09:33
    • 수정2020-09-02 20: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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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사기록만 20만 쪽 분량.

검찰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또 다시 긴 법정 공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재판은 적어도 몇 년이 걸릴 만큼 장기전이 될텐데 삼성의 경영 위기, 경제에 미칠 장단기적 파장 짚어봅니다.

이경진 기자, 안녕하세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관계자 11명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검찰이 특히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를 좀 따져보죠.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크게 3가지입니다.

종합하면, 5년 전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흘리고 중요한건 알리지 않고 이런 여러 불법행위가 있었다는게 검찰의 판단인데요.

누가, 왜 그랬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는게 검찰의 기소 요지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최대주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수 사익을 위해 투자자 이익은 무시한 배임죄도 적용된다, 시장 질서를 교란한 중대 범죄라고 검찰은 비판했습니다.

[앵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기소되면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이다... 이런 우려 계속 내놨었는데, 기소한 뒤 이틀간 시장 반응은 어땠습니까?

주가만 보면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던데요.

[기자]

지난 5월 검찰이 이 부회장을 소환했을 때도 그랬고요.

기소 발표 전후로도 삼성전자, 물산, 바이오로직스 등 관련 주식은 말씀하신것 처럼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측면에서 당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구속이라는 최악은 피했다,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하루 이틀 주가 흐름으로 기소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앞으로 대규모 투자 같은 중요한 의사 결정이 지연된다면, 서서히 주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앵커]

삼성을 둘러싼 국내외 경제 환경만 놓고 보면 녹록치 않은 상황이긴 해요.

경영상 불확실성은 커질 수 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기자]

반도체 시장만 봐도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들이 지금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1위인 타이완의 TSMC 과의 2위 삼성의 시장 점유율 격차라든가, 미국 엔디비아가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 인수를 추진중인 상황 등이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요인으로 꼽힙니다.

대규모 투자 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 고용 같은 이슈는 전문경영인이 쉽게 하기 어려운 결정들이잖아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경제가 위축돼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 파급력 큰 위기 요인들이 닥친 시점에 총수가 기소된 건, 결국 그룹 경쟁력에 제동을 걸 변수일 수 밖에 없다고 재계는 보고 있는 겁니다.

해외 언론들도 사법리스크와 불확실성이 가중돼 삼성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고요.

[앵커]

이번 수사만 1년 9개월이 걸렸고요.

따져보면 2000년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부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20년 넘도록 사법리스크와 함께 가고 있는거 아닙니까?

[기자]

이 부회장은 현재 3년 6개월째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대법원 판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겁니다.

이 부회장 재판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경영권 승계의 불법성이 있더라도 눈감아줘야 한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겠죠.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시민들이 참여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에 표결 10대 3으로 "수사 중단하고 이 부회장 기소하지 말라"고 권고했잖아요.

그보다 앞서선 법원이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하면서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고요.

결국 앞으로의 재판에서 어떤 객관적 증거로 기소 내용을 뒷받칠 할 것이냐, 이 부분이 검찰로선 수사의 정당성을 가르게 될 거고요.

삼성 입장에선 시장의 신뢰와 총수 경영의 정당성 확보에 더 없이 중대한 사안입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공소사실 자체가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치열한 법정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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