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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MLB 진출 선언 화제’ 나승엽, 논란의 핵심은?
입력 2020.09.04 (17:09) 스포츠K
덕수고등학교의 나승엽은 MLB 진출 선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덕수고등학교의 나승엽은 MLB 진출 선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롯데는 당초 나승엽을 원했다!  동일 학교 내 1차 지명 금지 규정과 롯데의 선택

2020년은 고교야구 스카우트의 눈치작전 분야에서만큼은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투타 최대어 장재영과 나승엽이 같은 학교 출신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롯데가 나승엽을 뽑을 수도 있었던 규칙은 ‘동일 학교 내 1차 지명 금지’ 규정에 따라서다.

지난 6월 KBS는 고교 최대어 투수 장재영이 프로행을 결정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곧바로 장재영의 키움 행이 확정되자 롯데의 고민은 사라졌다. 당연히 내야수 나승엽을 뽑으면 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장재영의 연고지인 서울권 구단은 1차 지명 대상에서 덕수고등학교 선수가 제외된다. 서울 연고 팀 두산과 LG는 같은 학교 소속 나승엽을 뽑고 싶어도 뽑을 수 없다.

대신 연고지와 관계없이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난해 하위 3팀(롯데, 한화, 삼성)에 나승엽을 뽑을 기회가 주어지면서 지난해 최하위였던 롯데가 1차 지명 선수로 나승엽을 뽑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 나승엽의 깜짝 MLB행 선언과 비연고 지역 선수 지명 가능 규정
 
그런데 1차 지명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승엽이 미국으로 가겠다는 깜짝 발표를 한다. 이미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오갔고 KBS 취재 결과 미네소타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게 확인됐다.
 
이때까지도 롯데 측은 설마 설마 했지만, 나승엽은 진짜로 미국행을 결정했다. 그리고 롯데는 제2의 카드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한다. 이 선택은 한화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가 나승엽을 선택할 경우 손성빈을 뽑을 수도 있었던 한화는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를 선택했다.

롯데와 한화는 연고 지역 1차 신인 지명에서 해당 연고 선수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2019년 8, 9, 10위 팀은 1차 지명에서 연고 지역 선수에 국한하지 않고 1차 지명이 끝난 뒤 남은 선수 중에서 지역과 관계없이 지명할 수 있다. 연고 지역 유망주를 우선 지명하는 신인 1차 지명은 내년을 끝으로 사라진다. 2022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한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오는 21일 열린다.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오는 21일 열린다.

■  한국 프로야구의 숙제인가? 아니면 이대로 가도 문제없나?'

나승엽을 1차에서 뽑고 좌완 최대어인 김진욱(강릉고)을 2차 1번에서 지명하려 했던 롯데의 계획은 이처럼 차질이 생겼다. 그럼 여기서 9월 21일 열릴 2차 지명에서 롯데를 제외한 다른 팀들이 나승엽을 지명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나승엽이 비록 MLB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 계약을 안 했기 때문에 만약 A 구단이 나승엽을 지명하고 거액의 몸값을 제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련 규정이 없어서 일단 가능하다. 이 부분을 저지할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 경우 A 구단은 1차에서도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고 2차에서도 나승엽을 선택할 수 있다.

KBO는 현재 해외 진출을 선언한 고등학교 선수와 관련해 프로팀의 지명과 관련한 특정 규정을 명문화해 놓고 있지 않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지명 전에 해외 진출을 선언한 선수에 대해서는 해당 연도에 한해서 10개 구단 모두가 뽑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나승엽을 롯데가 지명하지 않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나승엽이 MLB 진출에 실패했을 때는 내년에 다시 지명권 행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 해당 연도에 관해서만 이 규정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규정이 없으면 MLB에 진출하려는 선수가 있을 때 만약 10억 원 이상을 준다고 제시한 특정 구단이 나타나면 그 선수는 MLB에 진출하겠다는 동작만 취해 신인 1차 지명을 건너뛰고 2차 지명에서 A 구단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오는 21일 2차 지명에서 나승엽을 선택하는 구단이 나오면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선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수가 팀을 선택하는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이유로든 미국 구단과의 계약이 불발돼 나승엽이 2차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명한 국내 팀에 입단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나승엽과 지명한 팀, 드래프트를 주관하는 KBO 모두 큰 부담을 안게 될 게 뻔하다. 최악의 경우 규정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덕수고등학교 심준석이 등장할 2년 뒤에 이 제도를 놓고 또 한 번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바람직한 스카우트 제도를 만들 수 있게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BO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견해를 내놓고 있지 않다. KBS 취재 결과 자금이 풍부한 일부 구단에서는 '나승엽 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주 있을 실행 위에서 또 한 번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 ‘깜짝 MLB 진출 선언 화제’ 나승엽, 논란의 핵심은?
    • 입력 2020-09-04 17:09:18
    스포츠K
덕수고등학교의 나승엽은 MLB 진출 선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덕수고등학교의 나승엽은 MLB 진출 선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롯데는 당초 나승엽을 원했다!  동일 학교 내 1차 지명 금지 규정과 롯데의 선택

2020년은 고교야구 스카우트의 눈치작전 분야에서만큼은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투타 최대어 장재영과 나승엽이 같은 학교 출신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롯데가 나승엽을 뽑을 수도 있었던 규칙은 ‘동일 학교 내 1차 지명 금지’ 규정에 따라서다.

지난 6월 KBS는 고교 최대어 투수 장재영이 프로행을 결정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곧바로 장재영의 키움 행이 확정되자 롯데의 고민은 사라졌다. 당연히 내야수 나승엽을 뽑으면 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장재영의 연고지인 서울권 구단은 1차 지명 대상에서 덕수고등학교 선수가 제외된다. 서울 연고 팀 두산과 LG는 같은 학교 소속 나승엽을 뽑고 싶어도 뽑을 수 없다.

대신 연고지와 관계없이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난해 하위 3팀(롯데, 한화, 삼성)에 나승엽을 뽑을 기회가 주어지면서 지난해 최하위였던 롯데가 1차 지명 선수로 나승엽을 뽑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 나승엽의 깜짝 MLB행 선언과 비연고 지역 선수 지명 가능 규정
 
그런데 1차 지명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승엽이 미국으로 가겠다는 깜짝 발표를 한다. 이미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오갔고 KBS 취재 결과 미네소타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게 확인됐다.
 
이때까지도 롯데 측은 설마 설마 했지만, 나승엽은 진짜로 미국행을 결정했다. 그리고 롯데는 제2의 카드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한다. 이 선택은 한화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가 나승엽을 선택할 경우 손성빈을 뽑을 수도 있었던 한화는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를 선택했다.

롯데와 한화는 연고 지역 1차 신인 지명에서 해당 연고 선수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2019년 8, 9, 10위 팀은 1차 지명에서 연고 지역 선수에 국한하지 않고 1차 지명이 끝난 뒤 남은 선수 중에서 지역과 관계없이 지명할 수 있다. 연고 지역 유망주를 우선 지명하는 신인 1차 지명은 내년을 끝으로 사라진다. 2022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한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오는 21일 열린다.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오는 21일 열린다.

■  한국 프로야구의 숙제인가? 아니면 이대로 가도 문제없나?'

나승엽을 1차에서 뽑고 좌완 최대어인 김진욱(강릉고)을 2차 1번에서 지명하려 했던 롯데의 계획은 이처럼 차질이 생겼다. 그럼 여기서 9월 21일 열릴 2차 지명에서 롯데를 제외한 다른 팀들이 나승엽을 지명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나승엽이 비록 MLB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 계약을 안 했기 때문에 만약 A 구단이 나승엽을 지명하고 거액의 몸값을 제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련 규정이 없어서 일단 가능하다. 이 부분을 저지할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 경우 A 구단은 1차에서도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고 2차에서도 나승엽을 선택할 수 있다.

KBO는 현재 해외 진출을 선언한 고등학교 선수와 관련해 프로팀의 지명과 관련한 특정 규정을 명문화해 놓고 있지 않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지명 전에 해외 진출을 선언한 선수에 대해서는 해당 연도에 한해서 10개 구단 모두가 뽑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나승엽을 롯데가 지명하지 않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나승엽이 MLB 진출에 실패했을 때는 내년에 다시 지명권 행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 해당 연도에 관해서만 이 규정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규정이 없으면 MLB에 진출하려는 선수가 있을 때 만약 10억 원 이상을 준다고 제시한 특정 구단이 나타나면 그 선수는 MLB에 진출하겠다는 동작만 취해 신인 1차 지명을 건너뛰고 2차 지명에서 A 구단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오는 21일 2차 지명에서 나승엽을 선택하는 구단이 나오면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선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수가 팀을 선택하는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이유로든 미국 구단과의 계약이 불발돼 나승엽이 2차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명한 국내 팀에 입단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나승엽과 지명한 팀, 드래프트를 주관하는 KBO 모두 큰 부담을 안게 될 게 뻔하다. 최악의 경우 규정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덕수고등학교 심준석이 등장할 2년 뒤에 이 제도를 놓고 또 한 번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바람직한 스카우트 제도를 만들 수 있게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BO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견해를 내놓고 있지 않다. KBS 취재 결과 자금이 풍부한 일부 구단에서는 '나승엽 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주 있을 실행 위에서 또 한 번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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