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교량 붕괴 사고…안전 관리 ‘허점’

입력 2020.09.04 (23:23) 수정 2020.09.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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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마이삭으로 강원도 평창에서는 교량 2개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두 다리에 대해 안전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자 곧게 뻗은 교량 한가운데가 조금씩 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너져내립니다.

다리 상판 하나가 통째로 떨어진 겁니다.

사고가 난 교각이 땅 속으로 푹 꺼져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고 남아있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평창군의 시설물정보관리종합시스템상의 이 다리의 준공연도는 1989년입니다.

그런데, 시공사가 어딘지, 내진설계를 했는지 기록이 없습니다.

안전점검 기록도 허술합니다.

2001년 C등급에서 2003년 B등급으로 상향됐습니다.

하지만, 점검을 누가 했는지, 어떤 이유로 등급이 올랐는지는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심재호/평창군 도로담당 : "한 사람이 많은 시설을 관리하다 보니까 제때 입력을 해야 한다던가 제때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던가 이런 부분은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요."]

2018년엔 3억 원을 들여 다리 보수 작업을 했는데 상판만 고쳤고, 정작 중요한 교각 기초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유승운/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세굴에 의한 교각의 부등침하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교량은 부분적으로 안전진단을 거쳐 보수를 시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점이 미비한 것 같습니다."]

태풍으로 내려앉은 또 다른 다리, 평창 동산교입니다.

기둥 5개 가운데 1개는 기둥 아래에 콘크리트를 덧대 보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무너진 기둥을 포함해 4개는 이런 흔적이 없습니다.

[평창군 공무원/음성변조 : "2002년부터 찾아봤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보강하거나 그런 사항은 없었어요."]

안전점검도 눈으로만 살펴보고, 물 속 다리하부 상태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평창군은 관계 법령에 따랐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영상취재:김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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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교량 붕괴 사고…안전 관리 ‘허점’
    • 입력 2020-09-04 23:23:30
    • 수정2020-09-04 23:52:43
    뉴스9(강릉)
[앵커] 태풍 마이삭으로 강원도 평창에서는 교량 2개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두 다리에 대해 안전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자 곧게 뻗은 교량 한가운데가 조금씩 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너져내립니다. 다리 상판 하나가 통째로 떨어진 겁니다. 사고가 난 교각이 땅 속으로 푹 꺼져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고 남아있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평창군의 시설물정보관리종합시스템상의 이 다리의 준공연도는 1989년입니다. 그런데, 시공사가 어딘지, 내진설계를 했는지 기록이 없습니다. 안전점검 기록도 허술합니다. 2001년 C등급에서 2003년 B등급으로 상향됐습니다. 하지만, 점검을 누가 했는지, 어떤 이유로 등급이 올랐는지는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심재호/평창군 도로담당 : "한 사람이 많은 시설을 관리하다 보니까 제때 입력을 해야 한다던가 제때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던가 이런 부분은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요."] 2018년엔 3억 원을 들여 다리 보수 작업을 했는데 상판만 고쳤고, 정작 중요한 교각 기초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유승운/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세굴에 의한 교각의 부등침하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교량은 부분적으로 안전진단을 거쳐 보수를 시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점이 미비한 것 같습니다."] 태풍으로 내려앉은 또 다른 다리, 평창 동산교입니다. 기둥 5개 가운데 1개는 기둥 아래에 콘크리트를 덧대 보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무너진 기둥을 포함해 4개는 이런 흔적이 없습니다. [평창군 공무원/음성변조 : "2002년부터 찾아봤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보강하거나 그런 사항은 없었어요."] 안전점검도 눈으로만 살펴보고, 물 속 다리하부 상태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평창군은 관계 법령에 따랐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영상취재:김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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