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카인 폭풍’ 원인 첫 규명…“코로나19 중증 치료제 개발 기대”

입력 2020.09.07 (16:59) 수정 2020.09.0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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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중, 중증 환자는 오늘(7일) 기준 162명입니다.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된 지난달 19일 기준 12명에서 13배로 급증한 것입니다.

늘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싸이토카인 폭풍'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며 정상 세포마저 공격하는 현상입니다. 그 결과 중증 환자들은 폐 조직이 심하게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싸이토카인 폭풍의 발생 원인은 지금껏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처음으로 중요한 실마리를 하나 찾았습니다. 해당 연구는 중증 환자 치료제 개발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호중구'는 어떻게 코로나19 환자를 중증으로 만들까?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중국 선전 제3인민병원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20여 명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증 환자 11명과 나머지 경증 환자들의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유독 중증 환자에게 '호중구'라는 면역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호중구가 필요 이상으로 발현되면 무작위로 주변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됩니다. 코로나19의 경우, 정상적인 기관지와 폐 세포를 공격해 조직 손상을 일으킨 겁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에서는 T세포가 활성화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반면, 중증 환자에서는 호중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가 적게 발현돼 호중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CXCL8)을 억제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코로나19 경증 환자에서는 T세포가 활성화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반면, 중증 환자에서는 호중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가 적게 발현돼 호중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CXCL8)을 억제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호중구를 과하게 불러온 원인도 확인됐습니다. 중증환자 체내에는 호중구 발현을 결과적으로 억제하는 단백질,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가 적게 발현됐습니다. 정상 환자들은 NR3C1을 적절히 생성해가며 호중구 발현을 억제해 '싸이토카인 폭풍' 증상을 겪지 않았습니다.

다만, NR3C1이 경증과 중증 환자에게서 왜 다르게 발현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겪는 면역체계 이상의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역억제 통한 중증환자 치료 기전 규명"

이번 연구 성과는 중증 환자의 증상 완화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특히, 싸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호중구를 표적으로 한 신약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면역학 전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온라인판에 지난달 28일 게재됐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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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토카인 폭풍’ 원인 첫 규명…“코로나19 중증 치료제 개발 기대”
    • 입력 2020-09-07 16:59:56
    • 수정2020-09-07 22:26:36
    취재K
코로나19 위중, 중증 환자는 오늘(7일) 기준 162명입니다.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된 지난달 19일 기준 12명에서 13배로 급증한 것입니다.

늘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싸이토카인 폭풍'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며 정상 세포마저 공격하는 현상입니다. 그 결과 중증 환자들은 폐 조직이 심하게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싸이토카인 폭풍의 발생 원인은 지금껏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처음으로 중요한 실마리를 하나 찾았습니다. 해당 연구는 중증 환자 치료제 개발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호중구'는 어떻게 코로나19 환자를 중증으로 만들까?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중국 선전 제3인민병원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20여 명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증 환자 11명과 나머지 경증 환자들의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유독 중증 환자에게 '호중구'라는 면역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호중구가 필요 이상으로 발현되면 무작위로 주변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됩니다. 코로나19의 경우, 정상적인 기관지와 폐 세포를 공격해 조직 손상을 일으킨 겁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에서는 T세포가 활성화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반면, 중증 환자에서는 호중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가 적게 발현돼 호중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CXCL8)을 억제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호중구를 과하게 불러온 원인도 확인됐습니다. 중증환자 체내에는 호중구 발현을 결과적으로 억제하는 단백질,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NR3C1)가 적게 발현됐습니다. 정상 환자들은 NR3C1을 적절히 생성해가며 호중구 발현을 억제해 '싸이토카인 폭풍' 증상을 겪지 않았습니다.

다만, NR3C1이 경증과 중증 환자에게서 왜 다르게 발현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겪는 면역체계 이상의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역억제 통한 중증환자 치료 기전 규명"

이번 연구 성과는 중증 환자의 증상 완화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특히, 싸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호중구를 표적으로 한 신약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면역학 전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온라인판에 지난달 28일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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