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들…꺼지지 않은 갈등의 불씨

입력 2020.09.08 (16:31) 수정 2020.09.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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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인 인턴과 레지던트인 전공의들. 18일 만에 집단 휴진을 접고 병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업무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부터 실시했습니다. '음성'이 나온 전공의들부터 순차적으로 업무에 복귀합니다.

■서울 주요대학 병원 전공의들 코로나19 검사 후 순차적 복귀

이들의 업무복귀 소식이 들려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단체 행동 논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전공의들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기로 한 오늘(8일) 새벽까지 대의원 총회를 열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했습니다.

■새 비대위 꾸린 대한전공의협의회 단체 행동 논의 시작할 듯

김명종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5명이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전임 비대위에서 내린 전공의 업무 복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시작된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이들의 2차 단체 행동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사시험 86% 미응시' 정부 구제 불가 방침…2차 단체 행동 도화선 될 듯

오늘부터 시작된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대상자는 모두 3,172명입니다. 이들 가운데 86%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이라는 정부 방침에 반발해 응시를 철회했습니다. 응시생은 14%인 446명에 불과합니다.

당초 시험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했어야 했는데, 정부는 시험을 하루 앞두고 이달 8일로 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 응시 기간에도 이들은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복지부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 요구는 합리적이지 않아"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에서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우선 의대생들이 스스로 시험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해결 방안도 제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또 한 차례 시험 기간을 연기하면서 기회를 더 줬는데, 또 추가적인 기회를 주는 것은 실제 많은 국민들이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료계가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의협 "의대생 피해자 나온다면 다시 총궐기 나설 수 있어"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입장문을 냈습니다. 단 한 명의 의대생 피해자라도 나온다면 총궐기에 나설 수 있다고 정부와 여당에 경고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새 비대위를 꾸린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진 않아 보입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10년 만에 어렵게 꺼내든 의과대학정원 확대 문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여실히 드러난 지방 의료 환경의 열악함, 우수한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 양방 의사들이 거부하는 한방 첩약의 급여화까지….

이 모든 논의를 코로나19 해결 이후로 미뤄둔 것뿐입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공론의 장이 형성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의료계는 자신들의 집단행동이 다른 단체와는 달리 국민의 생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의 엄중함을 새기고 신중함을 견지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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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들…꺼지지 않은 갈등의 불씨
    • 입력 2020-09-08 16:31:35
    • 수정2020-09-08 16:32:49
    취재K

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인 인턴과 레지던트인 전공의들. 18일 만에 집단 휴진을 접고 병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업무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부터 실시했습니다. '음성'이 나온 전공의들부터 순차적으로 업무에 복귀합니다.

■서울 주요대학 병원 전공의들 코로나19 검사 후 순차적 복귀

이들의 업무복귀 소식이 들려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단체 행동 논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전공의들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기로 한 오늘(8일) 새벽까지 대의원 총회를 열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했습니다.

■새 비대위 꾸린 대한전공의협의회 단체 행동 논의 시작할 듯

김명종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5명이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전임 비대위에서 내린 전공의 업무 복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시작된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이들의 2차 단체 행동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사시험 86% 미응시' 정부 구제 불가 방침…2차 단체 행동 도화선 될 듯

오늘부터 시작된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대상자는 모두 3,172명입니다. 이들 가운데 86%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이라는 정부 방침에 반발해 응시를 철회했습니다. 응시생은 14%인 446명에 불과합니다.

당초 시험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했어야 했는데, 정부는 시험을 하루 앞두고 이달 8일로 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 응시 기간에도 이들은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복지부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 요구는 합리적이지 않아"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에서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우선 의대생들이 스스로 시험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해결 방안도 제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또 한 차례 시험 기간을 연기하면서 기회를 더 줬는데, 또 추가적인 기회를 주는 것은 실제 많은 국민들이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료계가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의협 "의대생 피해자 나온다면 다시 총궐기 나설 수 있어"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입장문을 냈습니다. 단 한 명의 의대생 피해자라도 나온다면 총궐기에 나설 수 있다고 정부와 여당에 경고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새 비대위를 꾸린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진 않아 보입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10년 만에 어렵게 꺼내든 의과대학정원 확대 문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여실히 드러난 지방 의료 환경의 열악함, 우수한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 양방 의사들이 거부하는 한방 첩약의 급여화까지….

이 모든 논의를 코로나19 해결 이후로 미뤄둔 것뿐입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공론의 장이 형성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의료계는 자신들의 집단행동이 다른 단체와는 달리 국민의 생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의 엄중함을 새기고 신중함을 견지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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