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개발 허가 남발?…정작 산사태 관리는 허술

입력 2020.09.0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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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흘 동안 두 차례의 태풍이 쓸고 간 경남 거제시에서는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산사태가 잇따랐습니다.

피해 지역은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관리되지 않았습니다.

개발 허가는 내주고 산사태는 관리하지 않는 실태를,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포수처럼 쏟아진 흙더미가 뿌리째 뽑힌 나무를 휩쓸고 내려와 아파트 주차장을 그대로 덮칩니다.

아파트 뒤편 산비탈 축대 위에서 산사태가 난 것입니다.

중장비를 동원해 흙더미와 돌무더기, 나무토막을 치우고 있지만 원상 복구는 쉽지 않습니다.

흙더미가 집안까지 밀려든 아파트 1층, 주민들은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와이프하고 아기는 창문이 지금 아직 흙탕물로 더럽혀져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를 못 봐요. 무서워서…."]

산사태가 난 아파트 옹벽 위는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입니다.

거제는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에 산지를 개발해 가파른 옹벽을 세워 아파트나 도로를 만든 곳이 많습니다.

거제시가 최근 5년 동안 개발을 허용한 산지 전용 허가는 모두 360여 건.

이 가운데 급경사지 위험지역은 78곳으로 거제시가 관리합니다.

급경사지는 거제시 공무원들이 1년에 두 차례 현장을 찾아 위험 여부를 확인하고 비탈을 정비합니다.

지형적 특성에 맞게 산사태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 현/경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지형 조건이나 기타 토질 조건을 고려해서 조금 더 체계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뒤늦게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위험 지역에 사는 만 8천여 가구는 방재시설이 설치될 때까지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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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지개발 허가 남발?…정작 산사태 관리는 허술
    • 입력 2020-09-08 19:24:55
    뉴스7(창원)
[앵커] 나흘 동안 두 차례의 태풍이 쓸고 간 경남 거제시에서는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산사태가 잇따랐습니다. 피해 지역은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관리되지 않았습니다. 개발 허가는 내주고 산사태는 관리하지 않는 실태를,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포수처럼 쏟아진 흙더미가 뿌리째 뽑힌 나무를 휩쓸고 내려와 아파트 주차장을 그대로 덮칩니다. 아파트 뒤편 산비탈 축대 위에서 산사태가 난 것입니다. 중장비를 동원해 흙더미와 돌무더기, 나무토막을 치우고 있지만 원상 복구는 쉽지 않습니다. 흙더미가 집안까지 밀려든 아파트 1층, 주민들은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와이프하고 아기는 창문이 지금 아직 흙탕물로 더럽혀져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를 못 봐요. 무서워서…."] 산사태가 난 아파트 옹벽 위는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입니다. 거제는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에 산지를 개발해 가파른 옹벽을 세워 아파트나 도로를 만든 곳이 많습니다. 거제시가 최근 5년 동안 개발을 허용한 산지 전용 허가는 모두 360여 건. 이 가운데 급경사지 위험지역은 78곳으로 거제시가 관리합니다. 급경사지는 거제시 공무원들이 1년에 두 차례 현장을 찾아 위험 여부를 확인하고 비탈을 정비합니다. 지형적 특성에 맞게 산사태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 현/경남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지형 조건이나 기타 토질 조건을 고려해서 조금 더 체계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뒤늦게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위험 지역에 사는 만 8천여 가구는 방재시설이 설치될 때까지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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