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압수사 의혹’ 제보했더니…경찰이 기소 의견 송치

입력 2020.09.09 (06:56) 수정 2020.09.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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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지난해 5월, 고양 저유소 폭발사건 당시 벌어진 경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수사 경찰관은 KBS 취재진과 제보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는데, 경찰이 제보자인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피의자 인권 침해 예방과 공익 제보를 위축시키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짓말 계속하라고!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사실대로!"]

경찰 진술녹화 영상을 토대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사 경찰이 123차례에 걸쳐 자백을 강요하는 등 강압 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유소 폭발사건 피의자의 변호인이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해 KBS에 제보한 영상이었습니다.

강압수사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관은 취재진과 변호인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석 달간 수사 끝에 영상을 제보한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취재진은 무혐의로 결론지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인이 받은 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것은 목적 외로 사용한 것이라며,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관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등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최정규/공익 제보 변호사 : "언론 제보는 불가능하게 되고 어떤 공익 목적의 언론 보도 또한 금지당하는 상황이라서 저희는 부당하다 생각을 하는 거죠."]

피의자의 변호인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제보했다고 해서 경찰이 처벌하겠다고 나선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찬희/대한변호사협회 회장 ; "이 사건의 경우 변론권의 한 내용으로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해당 수사 경찰관은 지난해 KBS와 취재진에 대해 명예 훼손을 이유로 별도로 검찰에도 고소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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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강압수사 의혹’ 제보했더니…경찰이 기소 의견 송치
    • 입력 2020-09-09 06:56:18
    • 수정2020-09-09 07:24:46
    뉴스광장 1부
[앵커]

KBS는 지난해 5월, 고양 저유소 폭발사건 당시 벌어진 경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수사 경찰관은 KBS 취재진과 제보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는데, 경찰이 제보자인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피의자 인권 침해 예방과 공익 제보를 위축시키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짓말 계속하라고!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사실대로!"]

경찰 진술녹화 영상을 토대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사 경찰이 123차례에 걸쳐 자백을 강요하는 등 강압 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유소 폭발사건 피의자의 변호인이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해 KBS에 제보한 영상이었습니다.

강압수사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관은 취재진과 변호인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석 달간 수사 끝에 영상을 제보한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취재진은 무혐의로 결론지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인이 받은 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것은 목적 외로 사용한 것이라며,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관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등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최정규/공익 제보 변호사 : "언론 제보는 불가능하게 되고 어떤 공익 목적의 언론 보도 또한 금지당하는 상황이라서 저희는 부당하다 생각을 하는 거죠."]

피의자의 변호인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제보했다고 해서 경찰이 처벌하겠다고 나선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찬희/대한변호사협회 회장 ; "이 사건의 경우 변론권의 한 내용으로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해당 수사 경찰관은 지난해 KBS와 취재진에 대해 명예 훼손을 이유로 별도로 검찰에도 고소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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