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추락 SK, 막역한 단장과 감독이 만든 ‘감독 시즌 아웃’?
입력 2020.09.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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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연패.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부진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2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 정규리그 2위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SK는 180도 다른 팀이 돼 버렸다. 보통 프로 스포츠 구단이 몰락하는 시기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선수 구성 문제,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 프런트의 지나친 현장 개입, 동기 부여 실종 등…
그렇다면 많고 많은 이유 중 올 시즌 SK 몰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
SK는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실패했다. SK는 지난해 팀의 원투펀치로 무려 ‘34승’을 합작했던 김광현과 산체스의 공백을 새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로 메우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제1선발 킹엄은 단 두 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짐을 쌌고, 핀토는 4승 12패 평균자책점 6.93이라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팀의 기둥이어야 할 1, 2선발이 모두 무너진 SK 선발 투수진은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SK는 킹엄의 빈자리를 투수가 아닌 외국인 타자 화이트로 채웠지만, 화이트는 단 두 경기 만에 불의의 손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상황이다.
■ 너무 막역해서 유례없는 ‘감독 시즌 아웃’까지?
SK 염경엽 감독과 손차훈 단장은 과거 태평양 시절 함께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막역한 사이이다.
2년 전, 당시 SK 염경엽 단장이 힐만 감독 사퇴 후 감독으로 부임하자, 손차훈 운영팀장이 단장으로 승진했다.
감독과 단장은 한 몸처럼 협력해야 팀이 잘 굴러간다. 하지만 염 감독과 손 단장은 막역한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중이다. 오히려 그 막역함이 단호한 선택을 막는 듯 보인다.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건강 문제를 또 한 번 드러낸 염경엽 감독은 복귀 일주일도 안 돼 다시 더그아웃을 떠났다. 구단은 염 감독에게 남은 시즌 휴식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고, 염경엽 감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감독 시즌 아웃’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정상적인 구단이라면, 감독이 두 번이나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울 경우 휴식이 아닌 교체를 고려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SK는 6월에 이어 또다시 박경완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 밝혔다. 남은 시즌 반전의 의지를 사실상 접었다.
SK 손차훈 단장은 “염경엽 감독은 계약 기간이 아직 1년 남아있다, 시즌 중 몸이 아파 자리를 비운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며 내년 시즌도 염경엽 감독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단장은 “이제 5강 도전도 어려워졌고, 남은 시즌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창피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는 그런 동기부여와 함께 보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시즌이 어려워졌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감독을 선장, 단장을 선사에 비유하기도 한다. 악천후를 만났는데 선장은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다 결국 배에서 내렸고, 남은 항해사(코치)는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런데 선사는 배에서 내린 선장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지금 SK 와이번스의 상황이 딱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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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추락 SK, 막역한 단장과 감독이 만든 ‘감독 시즌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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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연패.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부진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2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 정규리그 2위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SK는 180도 다른 팀이 돼 버렸다. 보통 프로 스포츠 구단이 몰락하는 시기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선수 구성 문제,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 프런트의 지나친 현장 개입, 동기 부여 실종 등…
그렇다면 많고 많은 이유 중 올 시즌 SK 몰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
SK는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실패했다. SK는 지난해 팀의 원투펀치로 무려 ‘34승’을 합작했던 김광현과 산체스의 공백을 새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로 메우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제1선발 킹엄은 단 두 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짐을 쌌고, 핀토는 4승 12패 평균자책점 6.93이라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팀의 기둥이어야 할 1, 2선발이 모두 무너진 SK 선발 투수진은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SK는 킹엄의 빈자리를 투수가 아닌 외국인 타자 화이트로 채웠지만, 화이트는 단 두 경기 만에 불의의 손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상황이다.
■ 너무 막역해서 유례없는 ‘감독 시즌 아웃’까지?
SK 염경엽 감독과 손차훈 단장은 과거 태평양 시절 함께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막역한 사이이다.
2년 전, 당시 SK 염경엽 단장이 힐만 감독 사퇴 후 감독으로 부임하자, 손차훈 운영팀장이 단장으로 승진했다.
감독과 단장은 한 몸처럼 협력해야 팀이 잘 굴러간다. 하지만 염 감독과 손 단장은 막역한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중이다. 오히려 그 막역함이 단호한 선택을 막는 듯 보인다.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건강 문제를 또 한 번 드러낸 염경엽 감독은 복귀 일주일도 안 돼 다시 더그아웃을 떠났다. 구단은 염 감독에게 남은 시즌 휴식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고, 염경엽 감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감독 시즌 아웃’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정상적인 구단이라면, 감독이 두 번이나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울 경우 휴식이 아닌 교체를 고려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SK는 6월에 이어 또다시 박경완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 밝혔다. 남은 시즌 반전의 의지를 사실상 접었다.
SK 손차훈 단장은 “염경엽 감독은 계약 기간이 아직 1년 남아있다, 시즌 중 몸이 아파 자리를 비운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며 내년 시즌도 염경엽 감독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단장은 “이제 5강 도전도 어려워졌고, 남은 시즌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창피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는 그런 동기부여와 함께 보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시즌이 어려워졌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감독을 선장, 단장을 선사에 비유하기도 한다. 악천후를 만났는데 선장은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다 결국 배에서 내렸고, 남은 항해사(코치)는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런데 선사는 배에서 내린 선장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지금 SK 와이번스의 상황이 딱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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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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