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최초공개] 코로나19 이후 정신병약 처방 늘었다…‘화학적 구속’ 우려/시사기획 창

입력 2020.09.09 (21:07) 수정 2020.09.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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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학적 구속'.

약물을 써서 노인들의 행동을 약화시키거나 강제로 잠을 재운다는 건데, 이런 게 일부 요양병원만의 얘기일까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국내 언론 최초로 전국 요양병원 천4백마흔여섯 곳 전체의 항정신병제 처방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이후 항정신병제 사용이 7% 넘게 늘었는데, 특히 부작용이 보고된 조현병 치료제 처방이 80% 이상 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정신질환이 없는 노인에게 처방하면 위험한 약물로 지정된 19가지 항정신병제.

국내 요양병원에선 얼마나 쓰이고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요양병원 1400여 곳의 19개 항정신병제 처방 현황을 집계한 자료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65세 이상 노인 환자 6만 6천여 명에게 처방된 항정신병제는 한 달 평균 233만 개.

이 가운데 정신증 환자에게 처방된 것은 3.7%.

89%는 정신증이 아닌 치매 환자에게 처방됐고, 일반 노인환자에게 처방된 경우도 7.3%나 됐습니다.

얼마나 자주 투약받은 걸까.

치매 노인에게는 한 달 평균 36개의 항정신병제가, 일반 노인환자들에게도 평균 27개 처방됐습니다.

주목할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처방량이 늘어났단 점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과 12월 평균 처방량과 코로나가 확산된 후인 3월과 4월 평균을 비교해봤더니 7.5%가 늘었습니다.

[김윤/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 : "돌볼 인력이 부족하니까 약 먹여서 재우고 행동이 난폭해지면 침대에 묶어두고 이런 방식으로 인력을 줄이면서 많은 노인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가니까..."]

특히 이 기간 1인당 처방량이 80% 넘게 급증한 약물 세 가지가 포착됐습니다.

모두 1950년대 만들어진 1세대 조현병 치료제입니다.

값은 저렴한대신 돌연사 등 부작용이 커서, 미국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약물입니다.

[남인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 "(환자가) 계속 침대에서 머무르게 되고 잠자게 되는 어떤 신체적 구속의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심평원의 요양병원 항정신병제 처방량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며, 요양병원들의 자진신고를 토대로 집계했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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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② [최초공개] 코로나19 이후 정신병약 처방 늘었다…‘화학적 구속’ 우려/시사기획 창
    • 입력 2020-09-09 21:07:41
    • 수정2020-09-09 22:09:54
    뉴스 9
[앵커]

'화학적 구속'.

약물을 써서 노인들의 행동을 약화시키거나 강제로 잠을 재운다는 건데, 이런 게 일부 요양병원만의 얘기일까요?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국내 언론 최초로 전국 요양병원 천4백마흔여섯 곳 전체의 항정신병제 처방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이후 항정신병제 사용이 7% 넘게 늘었는데, 특히 부작용이 보고된 조현병 치료제 처방이 80% 이상 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정신질환이 없는 노인에게 처방하면 위험한 약물로 지정된 19가지 항정신병제.

국내 요양병원에선 얼마나 쓰이고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요양병원 1400여 곳의 19개 항정신병제 처방 현황을 집계한 자료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65세 이상 노인 환자 6만 6천여 명에게 처방된 항정신병제는 한 달 평균 233만 개.

이 가운데 정신증 환자에게 처방된 것은 3.7%.

89%는 정신증이 아닌 치매 환자에게 처방됐고, 일반 노인환자에게 처방된 경우도 7.3%나 됐습니다.

얼마나 자주 투약받은 걸까.

치매 노인에게는 한 달 평균 36개의 항정신병제가, 일반 노인환자들에게도 평균 27개 처방됐습니다.

주목할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처방량이 늘어났단 점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과 12월 평균 처방량과 코로나가 확산된 후인 3월과 4월 평균을 비교해봤더니 7.5%가 늘었습니다.

[김윤/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 : "돌볼 인력이 부족하니까 약 먹여서 재우고 행동이 난폭해지면 침대에 묶어두고 이런 방식으로 인력을 줄이면서 많은 노인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가니까..."]

특히 이 기간 1인당 처방량이 80% 넘게 급증한 약물 세 가지가 포착됐습니다.

모두 1950년대 만들어진 1세대 조현병 치료제입니다.

값은 저렴한대신 돌연사 등 부작용이 커서, 미국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약물입니다.

[남인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 "(환자가) 계속 침대에서 머무르게 되고 잠자게 되는 어떤 신체적 구속의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심평원의 요양병원 항정신병제 처방량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며, 요양병원들의 자진신고를 토대로 집계했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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