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학버스 2점식 안전띠 보호 성능 미흡”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된 2점식 안전띠의 안전성을 실험한 결과, 충돌 사고 발생 시 보호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기관은 6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충돌실험장에서 10세 어린이 더미를 2점식 안전띠가 설치된 어린이 통학버스에 태운 뒤, 56㎞/h로 고속 주행하다 고정 벽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점식 안전띠는 상반신을 적절히 잡아주지 못해 머리가 수평 방향으로 733㎜가량 이동했고, 이때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혀 그 충격으로 앞좌석 후면이 파손되는 등 상해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띠는 어린이의 신체구조에 적합하게 조절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주로 일반 승용차에 사용되는 3점식 안전띠는 3개의 지지점이 시트에 고정돼 있어 벨트가 어깨와 허리, 복부를 감싸 충돌 시 상체를 구속해 탑승자를 보호합니다. 2점식 안전띠는 띠의 양 끝이 시트 좌우 2개의 지지점에 고정돼 있어 충돌 시 허리 부분을 구속합니다. 하지만 통상 3점식 안전띠는 어린이의 신체에 맞게 조절할 수 없어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2점식 안전띠가 설치돼 있습니다.

미국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은 2점식 안전띠보다 3점식 안전띠가 정면충돌 시 머리와 목의 부상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4.5톤 미만의 소형 통학버스에는 3점식 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또 통학버스 업체들은 어린이의 신체구조에 적합한 3점식 안전띠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해야 할 안전띠의 종류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어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 3점식 이상의 어린이용 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습니다.

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어린이 통학버스 제작사에 전달했으며, 해당 제작사는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될 3점식 어린이용 안전띠 개발에 착수했다고 답변해왔습니다.

또 국토교통부에 ▲어린이 통학버스에 3점식 이상의 어린이용 안전띠 설치 의무화와 ▲좌석 후면에 충격 흡수용 소재 사용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