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역 외면한 ‘교내 조기축구’…고위 공직자도 가담

입력 2020.09.16 (21:32) 수정 2020.09.1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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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청주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동호인 체육 활동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스크 쓰기 등의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할 충북도청 고위 공무원까지 여기에 포함됐다는 겁니다.

최승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중학교 운동장.

오전 6시 반부터 15명에서 20명 남짓 동호인들의 조기 축구 모임이 수시로 진행됩니다.

마스크 착용과 출입 명부 작성, 방역 수칙 점검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근처 주민과 학교 관계자의 주장입니다.

[근처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도 미착용에 땀도 많이 흘리고 같이 여러 명이 엉켜서 공 차는 거라…. 몇 번 민원을 넣었는데 계속 공을 차더라고요."]

문제는 이 축구 동호회에 충청북도의 한 국장급 고위 공직자까지 수시로 참석해왔다는 겁니다.

KBS가 입수한 이 동호회의 SNS 게시글입니다.

대규모 집단 감염이 불거진 광복절 집회 8일 뒤, 단체 사진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고, 보건 당국이 외부 접촉을 삼가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한 지난 일요일에는 직접 올린 사진과 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국장은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충청북도 ○○국장/음성변조 : "일요일에는 아침에 잠깐 나갔어요. 일요일에도 나가서, 거기서 아침에 인사만 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격렬한 운동 중에 바이러스가 더 많이, 넓게 전파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엄중식/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 "실외에서 운동할 때에도 이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있느냐보다는 운동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가깝게 밀접하게 접촉을 하느냐가 중요하고요."]

감염 사태에 공공시설인 학교 운동장이 버젓이 동호회원들에게 개방된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 2월 말부터 학교 체육 시설 대여를 전면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된 학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외부 동호인들에게 수개월 동안 교문을 스스럼없이 열어줬습니다.

[청주 ○○중학교 교감/음성변조 : "행정실에서 계약한 계약 관계도 있고 해서 바로 중단시키지 못하고 지금까지 사용하게 돼서…. 학교에서 행정 조치가 조금 미약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와 외부인 출입에 엄격해야 할 학교가 위기 대응에 느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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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방역 외면한 ‘교내 조기축구’…고위 공직자도 가담
    • 입력 2020-09-16 21:32:54
    • 수정2020-09-16 21:51:32
    뉴스9(청주)
[앵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청주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동호인 체육 활동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스크 쓰기 등의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할 충북도청 고위 공무원까지 여기에 포함됐다는 겁니다.

최승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중학교 운동장.

오전 6시 반부터 15명에서 20명 남짓 동호인들의 조기 축구 모임이 수시로 진행됩니다.

마스크 착용과 출입 명부 작성, 방역 수칙 점검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근처 주민과 학교 관계자의 주장입니다.

[근처 주민/음성변조 : "마스크도 미착용에 땀도 많이 흘리고 같이 여러 명이 엉켜서 공 차는 거라…. 몇 번 민원을 넣었는데 계속 공을 차더라고요."]

문제는 이 축구 동호회에 충청북도의 한 국장급 고위 공직자까지 수시로 참석해왔다는 겁니다.

KBS가 입수한 이 동호회의 SNS 게시글입니다.

대규모 집단 감염이 불거진 광복절 집회 8일 뒤, 단체 사진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고, 보건 당국이 외부 접촉을 삼가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한 지난 일요일에는 직접 올린 사진과 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국장은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충청북도 ○○국장/음성변조 : "일요일에는 아침에 잠깐 나갔어요. 일요일에도 나가서, 거기서 아침에 인사만 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격렬한 운동 중에 바이러스가 더 많이, 넓게 전파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엄중식/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 "실외에서 운동할 때에도 이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있느냐보다는 운동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가깝게 밀접하게 접촉을 하느냐가 중요하고요."]

감염 사태에 공공시설인 학교 운동장이 버젓이 동호회원들에게 개방된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 2월 말부터 학교 체육 시설 대여를 전면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된 학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외부 동호인들에게 수개월 동안 교문을 스스럼없이 열어줬습니다.

[청주 ○○중학교 교감/음성변조 : "행정실에서 계약한 계약 관계도 있고 해서 바로 중단시키지 못하고 지금까지 사용하게 돼서…. 학교에서 행정 조치가 조금 미약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와 외부인 출입에 엄격해야 할 학교가 위기 대응에 느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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