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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마른걸레도 쥐어짜면 물 나온다”…엔터식스의 도 넘은 매출 압박
입력 2020.09.18 (05:17) 수정 2020.09.18 (06:08) 취재후
엔터식스의 입점업체에서 반복되는 ‘가매출’로 직원들이 억대 빚을 지게 됐다는 KBS 보도 이후 비슷한 일이 다른 지점에서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8개 지점 가운데 4개 지점에서 직원들 카드로 가짜 결제와 취소를 반복하며 가매출을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된 걸까요?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의 매출 압박 시달려”

엔터식스에서 매장 관리를 담당했던 직원 A 씨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뤄진 ‘가매출’이 쇼핑몰 측의 매출 압박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유통업체에서 매출은 곧 성적표입니다. 어느 곳에나 매출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있지만, 엔터식스는 유독 심했습니다.


A 씨는 엔터식스에서 일한 지 1주일 만에 ‘가매출’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수백만 원씩 ‘가매출’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라도 전년 대비 매출이 줄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임원들은 본부장이 강조했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매출이 모자란 날은 ‘마른오징어, 마른걸레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며 가매출 압박이 들어왔습니다.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욕설과 함께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가매출 할 수 있는 카드 몇 개가 있는 게 더 낫다’는 폭언이 쏟아졌습니다. 자진해서 못 버티고 나갈 때까지 따돌림을 시키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이어져 대부분 1년을 못 넘기고 퇴사했다고 A 씨는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매출’이 워낙 많다 보니 이를 관리하기 위해 상사에게 ‘가매출’ 내역을 보고하기까지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보고 내용에도 ‘가매출’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결국, A 씨도 이러한 압박에 못 이겨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 “일부 지점장과 매니저가 벌인 일” vs “다 알고 있었다”

이러한 ‘가매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지원협회 이경만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엄격하게 규제되는 판매사원 강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카드 가매출은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계약과 다른 업무를 행했는지,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터식스 측은 이러한 카드 결제와 취소가 ‘가매출’이 아닌 ‘카드 교체건’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짜 결제를 했지만 결국 다 취소했기 때문에 쇼핑몰이 이익을 본 게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때로는 취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지금도 일부는 취소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합니다.


또, 지난 보도에서 지적한 것처럼 엔터식스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들에게서 카드를 받아 직접 결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엔터식스 임원과 입점업체 매니저의 통화에 따르면, 이 임원은 이러한 결제에 대해 입점업체 직원이 아닌 ‘쇼핑몰의 담당 직원들이 서명했다’고 말하며 ‘내가 하지 않았다’는 매니저의 말에도 동의합니다. 실제로 가매출을 결제한 직원들의 영수증에는 서명 대신 알 수 없는 숫자만 적혀 있습니다. 가매출이 너무 많아 이를 관리하기 위해 숫자를 표기했다고 직원들은 말합니다.

[연관 기사] “쇼핑몰 압박에 하루 1,700만 원 가짜 결제”…매장 직원들은 억대 ‘빚더미’

KBS 취재 결과, 전국 8개 지점 중 모두 4곳에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엔터식스 측은 일부 점장과 매니저가 꾸민 일이라며 당시 관련자들은 징계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3년 가까이 곳곳에서 팔리지 않은 상품에 대해 카드 결제와 취소를 했고,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공공연하게 ‘가매출’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도 엔터식스는 ‘가매출’이 아니라며 일부 직원들의 카드 결제를 1년 6개월이 다 되도록 취소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엔터식스는 ‘가매출’ 실태를 정말 몰랐던 걸까요.
  • [취재후] “마른걸레도 쥐어짜면 물 나온다”…엔터식스의 도 넘은 매출 압박
    • 입력 2020-09-18 05:17:12
    • 수정2020-09-18 06:08:31
    취재후
엔터식스의 입점업체에서 반복되는 ‘가매출’로 직원들이 억대 빚을 지게 됐다는 KBS 보도 이후 비슷한 일이 다른 지점에서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8개 지점 가운데 4개 지점에서 직원들 카드로 가짜 결제와 취소를 반복하며 가매출을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된 걸까요?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의 매출 압박 시달려”

엔터식스에서 매장 관리를 담당했던 직원 A 씨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뤄진 ‘가매출’이 쇼핑몰 측의 매출 압박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유통업체에서 매출은 곧 성적표입니다. 어느 곳에나 매출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있지만, 엔터식스는 유독 심했습니다.


A 씨는 엔터식스에서 일한 지 1주일 만에 ‘가매출’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수백만 원씩 ‘가매출’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라도 전년 대비 매출이 줄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임원들은 본부장이 강조했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매출이 모자란 날은 ‘마른오징어, 마른걸레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며 가매출 압박이 들어왔습니다.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욕설과 함께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가매출 할 수 있는 카드 몇 개가 있는 게 더 낫다’는 폭언이 쏟아졌습니다. 자진해서 못 버티고 나갈 때까지 따돌림을 시키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이어져 대부분 1년을 못 넘기고 퇴사했다고 A 씨는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매출’이 워낙 많다 보니 이를 관리하기 위해 상사에게 ‘가매출’ 내역을 보고하기까지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보고 내용에도 ‘가매출’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결국, A 씨도 이러한 압박에 못 이겨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 “일부 지점장과 매니저가 벌인 일” vs “다 알고 있었다”

이러한 ‘가매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지원협회 이경만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엄격하게 규제되는 판매사원 강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카드 가매출은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계약과 다른 업무를 행했는지,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터식스 측은 이러한 카드 결제와 취소가 ‘가매출’이 아닌 ‘카드 교체건’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짜 결제를 했지만 결국 다 취소했기 때문에 쇼핑몰이 이익을 본 게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때로는 취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지금도 일부는 취소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합니다.


또, 지난 보도에서 지적한 것처럼 엔터식스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들에게서 카드를 받아 직접 결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엔터식스 임원과 입점업체 매니저의 통화에 따르면, 이 임원은 이러한 결제에 대해 입점업체 직원이 아닌 ‘쇼핑몰의 담당 직원들이 서명했다’고 말하며 ‘내가 하지 않았다’는 매니저의 말에도 동의합니다. 실제로 가매출을 결제한 직원들의 영수증에는 서명 대신 알 수 없는 숫자만 적혀 있습니다. 가매출이 너무 많아 이를 관리하기 위해 숫자를 표기했다고 직원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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