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오징어도 비틀어라”…직원·가맹점 ‘가매출’ 압박한 엔터식스

입력 2020.09.18 (06:44) 수정 2020.09.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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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쇼핑몰이 입점업체 직원들 카드로 물건을 산 것처럼 속여 매출을 부풀리는 이른바 '가매출'을 강요해 직원들이 억대 빚을 졌다는 내용, KBS에서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쇼핑몰 측은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했는데 알고 보니 여러 지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매장을 관리하는 쇼핑몰 직원들까지 이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쇼핑몰 엔터식스의 지점에서 입점업체를 관리했던 한 직원.

매출 압박이 워낙 심해 입사 1주일 만에 '가매출'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엔터식스 전 직원/음성변조 : "'본부장님이 강조하셨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맞춰라, 마른 오징어도 비틀면 물이 나온다 너희가 아직 그 정도까지 피를 안 말려봐서 모른다고..."]

윗사람이 바뀌어도 압박은 이어졌고, 어떤 상사는 '가매출' 실적을 별도로 보고하라고까기 했습니다.

'가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의 폭언과 따돌림, 불합리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엔터식스 전 직원/음성변조 : "평균 잡아 6개월을 못 버티세요. (너희가) 매장을 관리한다고 돌고 하는데 그거보다 일 못 하는 한 놈이 카드 300짜리 한도 대여섯 개 들고 있어서 찍어주는 게 더 낫다..."]

해당 지점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한 입점업체 직원의 카드 결제 내역입니다.

자신이 일하는 지점뿐 아니라 다른 지점에서도 카드 결제와 취소가 반복됐습니다.

쇼핑몰 직원이 임점업체 직원의 카드를 빌려가 결제를 한 겁니다.

[입점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직원들이 카드를 갖고 있고 그 매장 것(직원들 카드)으로, 어느 시점이 도래했을 때 그 카드를 사용하고 사인을 1,2,3,4,5,6,7,8,9,10(으로 했어요)."]

취재 결과 엔터식스 전국 8개 지점 중 4곳에서 이런 '가매출'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이경만/공정거래지원협회장 : "공정거래법상 판매사원 강제는 굉장히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요즘 새로 법 집행되고 있는 조직 내 괴롭힘 방지법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엔터식스 측은 일부 지점장과 입점업체 매니저가 독자적으로 꾸민 일에 직원들이 속은 것이라며 지금은 모두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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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른 오징어도 비틀어라”…직원·가맹점 ‘가매출’ 압박한 엔터식스
    • 입력 2020-09-18 06:44:56
    • 수정2020-09-18 06:50:38
    뉴스광장 1부
[앵커]

한 쇼핑몰이 입점업체 직원들 카드로 물건을 산 것처럼 속여 매출을 부풀리는 이른바 '가매출'을 강요해 직원들이 억대 빚을 졌다는 내용, KBS에서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쇼핑몰 측은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했는데 알고 보니 여러 지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매장을 관리하는 쇼핑몰 직원들까지 이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쇼핑몰 엔터식스의 지점에서 입점업체를 관리했던 한 직원.

매출 압박이 워낙 심해 입사 1주일 만에 '가매출'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엔터식스 전 직원/음성변조 : "'본부장님이 강조하셨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맞춰라, 마른 오징어도 비틀면 물이 나온다 너희가 아직 그 정도까지 피를 안 말려봐서 모른다고..."]

윗사람이 바뀌어도 압박은 이어졌고, 어떤 상사는 '가매출' 실적을 별도로 보고하라고까기 했습니다.

'가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의 폭언과 따돌림, 불합리한 지시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엔터식스 전 직원/음성변조 : "평균 잡아 6개월을 못 버티세요. (너희가) 매장을 관리한다고 돌고 하는데 그거보다 일 못 하는 한 놈이 카드 300짜리 한도 대여섯 개 들고 있어서 찍어주는 게 더 낫다..."]

해당 지점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한 입점업체 직원의 카드 결제 내역입니다.

자신이 일하는 지점뿐 아니라 다른 지점에서도 카드 결제와 취소가 반복됐습니다.

쇼핑몰 직원이 임점업체 직원의 카드를 빌려가 결제를 한 겁니다.

[입점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직원들이 카드를 갖고 있고 그 매장 것(직원들 카드)으로, 어느 시점이 도래했을 때 그 카드를 사용하고 사인을 1,2,3,4,5,6,7,8,9,10(으로 했어요)."]

취재 결과 엔터식스 전국 8개 지점 중 4곳에서 이런 '가매출'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이경만/공정거래지원협회장 : "공정거래법상 판매사원 강제는 굉장히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요즘 새로 법 집행되고 있는 조직 내 괴롭힘 방지법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엔터식스 측은 일부 지점장과 입점업체 매니저가 독자적으로 꾸민 일에 직원들이 속은 것이라며 지금은 모두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송화인/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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