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논란 키우는 ‘옹호’ 자제해야

입력 2020.09.18 (08:03) 수정 2020.09.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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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순국 직전에 여순감옥에서 쓴 유묵, 즉 생전에 남긴 필적입니다. 참군인의 기상과 갈 길을 담은 이 말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에 관한 여당 브리핑에 인용되면서부텁니다.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인 서모씨가 안의사의 이 말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 씨가 무릎수술을 받고도 군복무를 마쳤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강력히 성토했습니다. 국민의 힘은 장관 아들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국민의 당은 망언을 거둬들이고 사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시중에서도 도를 넘어선 인용이라는 냉소와 쓴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당사자인 원내 대변인은 안중근 의사 부분을 제외한 서면 브리핑을 다시 배포했습니다. 취지와는 달리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고 하면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여권에서는 지나쳤다는 비판과 함께 과도한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추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사실과 근거에 기초해 상대방 주장에 반박하는 것은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카투사는 편한 군대라더니 순국선열의 말을 실천했다는 건 또 무슨 소리냐는 지적 역시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추장관 아들 의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부당한 청탁이나 외압 탓에 공정성이 훼손됐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습니다.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내는 양상입니다. 그만큼 의원들의 잇단 엄호성 발언이 수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 역시 중요해 보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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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논란 키우는 ‘옹호’ 자제해야
    • 입력 2020-09-18 08:03:55
    • 수정2020-09-18 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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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순국 직전에 여순감옥에서 쓴 유묵, 즉 생전에 남긴 필적입니다. 참군인의 기상과 갈 길을 담은 이 말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에 관한 여당 브리핑에 인용되면서부텁니다.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인 서모씨가 안의사의 이 말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 씨가 무릎수술을 받고도 군복무를 마쳤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강력히 성토했습니다. 국민의 힘은 장관 아들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국민의 당은 망언을 거둬들이고 사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시중에서도 도를 넘어선 인용이라는 냉소와 쓴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당사자인 원내 대변인은 안중근 의사 부분을 제외한 서면 브리핑을 다시 배포했습니다. 취지와는 달리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고 하면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여권에서는 지나쳤다는 비판과 함께 과도한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추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사실과 근거에 기초해 상대방 주장에 반박하는 것은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카투사는 편한 군대라더니 순국선열의 말을 실천했다는 건 또 무슨 소리냐는 지적 역시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추장관 아들 의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부당한 청탁이나 외압 탓에 공정성이 훼손됐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습니다.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내는 양상입니다. 그만큼 의원들의 잇단 엄호성 발언이 수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 역시 중요해 보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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