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방음벽에 ‘쿵’…멸종 위기·천연기념물 조류까지 수난

입력 2020.09.18 (08:11) 수정 2020.09.18 (08: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야생 조류가 투명한 창이나 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까지 있어 보호 대책이 시급한데요.

현장 K, 그 피해 실태를 송국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외곽 순환 대로변에 세워진 아파트 방음벽입니다.

깃털이 뽑힌 조류 사체가 주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참새목 '호랑지빠귀'에, 여름 철새인 '쇠솔새'까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이 국제 멸종위기등급 '관심 대상' 종으로 지정한 조류입니다.

[진상훈/청주시 용담동 : "방음벽 때문에 새들이 많이 떨어져서 죽어있는 모습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청딱따구리, 큰유리새, 진박새까지.

이 일대에서만 이런 멸종 위기 조류 사체가 하루 새 10마리 넘게 확인됐습니다.

최대 시속 72km로 빠르게 날다 투명한 방음벽에 잇따라 부딪힌 겁니다.

2018년 7월부터 최근까지 국립생태연구원이 확인한 야생조류 충돌 피해는 청주에서만 192마리, 충북 전체에서는 714마리에 이릅니다.

충북 야생동물센터에서는 2014년부터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229마리가 치료를 받거나 안락사했습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환경부가 '야생조류 충돌 저감'을 골자로 한 방음벽 설계 기준을 마련했지만, 강제성이 없습니다.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권고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김영준/국립생태연구원 동물복지실장 : "5 X 10의 선이나 점 등의 문양들을 집어넣게 되면 통상적으로 새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벽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법률적으로 어떤 강제 규정, 최소한의 강제 규정 그리고 권고 규정들이 좀 같이 따라가 줘야 (합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이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되는 등 법제화가 더디자, 지방 의회부터 별도의 조례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완희/청주시의원/도시건설위원회 : "기존에 설치된 방음벽에 대해서는 조례 제정을 통해서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도 지자체 등 공공 기관과 민간 시설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K] 방음벽에 ‘쿵’…멸종 위기·천연기념물 조류까지 수난
    • 입력 2020-09-18 08:11:32
    • 수정2020-09-18 08:17:05
    뉴스광장(청주)
[앵커]

야생 조류가 투명한 창이나 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까지 있어 보호 대책이 시급한데요.

현장 K, 그 피해 실태를 송국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외곽 순환 대로변에 세워진 아파트 방음벽입니다.

깃털이 뽑힌 조류 사체가 주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참새목 '호랑지빠귀'에, 여름 철새인 '쇠솔새'까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이 국제 멸종위기등급 '관심 대상' 종으로 지정한 조류입니다.

[진상훈/청주시 용담동 : "방음벽 때문에 새들이 많이 떨어져서 죽어있는 모습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청딱따구리, 큰유리새, 진박새까지.

이 일대에서만 이런 멸종 위기 조류 사체가 하루 새 10마리 넘게 확인됐습니다.

최대 시속 72km로 빠르게 날다 투명한 방음벽에 잇따라 부딪힌 겁니다.

2018년 7월부터 최근까지 국립생태연구원이 확인한 야생조류 충돌 피해는 청주에서만 192마리, 충북 전체에서는 714마리에 이릅니다.

충북 야생동물센터에서는 2014년부터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229마리가 치료를 받거나 안락사했습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환경부가 '야생조류 충돌 저감'을 골자로 한 방음벽 설계 기준을 마련했지만, 강제성이 없습니다.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권고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김영준/국립생태연구원 동물복지실장 : "5 X 10의 선이나 점 등의 문양들을 집어넣게 되면 통상적으로 새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벽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법률적으로 어떤 강제 규정, 최소한의 강제 규정 그리고 권고 규정들이 좀 같이 따라가 줘야 (합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이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되는 등 법제화가 더디자, 지방 의회부터 별도의 조례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완희/청주시의원/도시건설위원회 : "기존에 설치된 방음벽에 대해서는 조례 제정을 통해서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도 지자체 등 공공 기관과 민간 시설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청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