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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밀 누설’ 혐의 이태종 전 법원장, 1심서 무죄…‘사법농단’ 4연속 무죄
입력 2020.09.18 (10:18) 수정 2020.09.18 (16:13) 사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수사기밀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의 4번째 무죄 판단입니다. 현재까지 1심 선고를 받은 '사법농단' 연루 전·현직 법관은 6명으로, 이 가운데 유죄가 인정된 경우는 없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래니)는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現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오늘(18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첫 정식 재판이 열린 이래 1년 만입니다.

이 전 원장은 2016년 서울서부지법 집행관사무소 사무원 비리 수사 당시 검찰이 청구한 영장청구서와 첨부된 수사기록에 접힌 수사기밀을 영장담당 판사로부터 수집한 뒤, 그 내용을 5차례에 걸쳐 보고서로 정리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집행관사무소 수사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의 인식을 공유하면서, 당시 서부지법 기획법관이었던 나상훈 판사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전 원장은 또 법원 직원들로 하여금 집행관사무소 사무원 비리 사건 관련자의 검찰 진술 내용과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확보해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도 받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이 전 원장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공범으로 적시된 나상훈 전 서부지법 기획법관이, 영장담당 판사 등에게서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바탕으로 법원행정처 보고 문건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에 이 전 원장이 지시를 하는 등 공모했다고 볼 증거는 전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여러 증거 기록들을 볼 때, 이 전 원장에게는 집행관사무소 비리에 관한 '철저한 감사 목적' 외에 "수사 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집행관사무소 비리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 내용이나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관계부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설사 이 전 원장이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보고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더라도, 이는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수행이라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서 나상훈 판사의 보고 문건을 수집한 행위가 위법하다며, 이 전 원장 측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된 보고 문건을 근거로 확보된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 역시, 그 증거능력이 부정됐습니다.

재판 내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던 이 전 법원장은 판결 선고 이후 변호인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습니다.

이 전 법원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라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1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 역시 기획법관이었던 나상훈 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제공한 보고 문건 내용 일부를 '직무상 취득한 수사기밀'로 인정하면서도, 이 전 원장의 공모를 인정하지 않고 나 판사의 단독 범행인 것처럼 결론내린 것 등이 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원장이 헌법상 영상주의의 취지와 수사·재판의 공정성 등을 심각히 훼손했고,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필요하다며 이 전 원장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수사기밀 누설’ 혐의 이태종 전 법원장, 1심서 무죄…‘사법농단’ 4연속 무죄
    • 입력 2020-09-18 10:18:31
    • 수정2020-09-18 16:13:08
    사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수사기밀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의 4번째 무죄 판단입니다. 현재까지 1심 선고를 받은 '사법농단' 연루 전·현직 법관은 6명으로, 이 가운데 유죄가 인정된 경우는 없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래니)는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現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오늘(18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첫 정식 재판이 열린 이래 1년 만입니다.

이 전 원장은 2016년 서울서부지법 집행관사무소 사무원 비리 수사 당시 검찰이 청구한 영장청구서와 첨부된 수사기록에 접힌 수사기밀을 영장담당 판사로부터 수집한 뒤, 그 내용을 5차례에 걸쳐 보고서로 정리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집행관사무소 수사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의 인식을 공유하면서, 당시 서부지법 기획법관이었던 나상훈 판사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전 원장은 또 법원 직원들로 하여금 집행관사무소 사무원 비리 사건 관련자의 검찰 진술 내용과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확보해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도 받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이 전 원장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공범으로 적시된 나상훈 전 서부지법 기획법관이, 영장담당 판사 등에게서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바탕으로 법원행정처 보고 문건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에 이 전 원장이 지시를 하는 등 공모했다고 볼 증거는 전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여러 증거 기록들을 볼 때, 이 전 원장에게는 집행관사무소 비리에 관한 '철저한 감사 목적' 외에 "수사 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집행관사무소 비리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 내용이나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관계부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설사 이 전 원장이 검찰의 영장청구서 사본을 보고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더라도, 이는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수행이라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서 나상훈 판사의 보고 문건을 수집한 행위가 위법하다며, 이 전 원장 측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된 보고 문건을 근거로 확보된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 역시, 그 증거능력이 부정됐습니다.

재판 내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던 이 전 법원장은 판결 선고 이후 변호인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습니다.

이 전 법원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라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1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 역시 기획법관이었던 나상훈 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제공한 보고 문건 내용 일부를 '직무상 취득한 수사기밀'로 인정하면서도, 이 전 원장의 공모를 인정하지 않고 나 판사의 단독 범행인 것처럼 결론내린 것 등이 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원장이 헌법상 영상주의의 취지와 수사·재판의 공정성 등을 심각히 훼손했고,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필요하다며 이 전 원장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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