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시대의 양심’ 故 지학순 주교, 45년 만에 ‘긴급조치 위반’ 무죄
입력 2020.09.18 (12:38) 수정 2020.09.18 (13:06) 뉴스 12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유신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 등에 헌신했던 고(故) 지학순 주교가, 긴급조치 위반죄에 대해 40여 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고인이 작고한 지 27년이 흐른 뒤에야 나온 판결입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신헌법에 반대하며 '시대의 양심'으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고(故) 지학순 주교.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조작 공안사건인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974년 비상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신부들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꾸리고 석방을 요구했고, 지 주교는 이듬해 2월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반 년 뒤 대법원은 지 주교에 대해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형을 확정했고, 고인은 1993년 지병으로 타계할 때까지 이 같은 굴레를 벗지 못했습니다.

[故 지학순 주교/1987년 인터뷰 : "윤리 도덕적으로 잘못됐으면 그건 잘못됐어. 고쳐야 되겠어라는 말을 해야만 종교야. 그걸 못하면 그건 종교가 아니지."]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긴급조치 위헌' 판단이 나온 지 5년 만에야, 검찰은 지 주교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유죄 확정 45년 만에 열린 재심 선고.

서울중앙지법은 긴급조치 1·2·4호는 모두 위헌이고 무효로 판단됐다며, 지 주교의 관련 혐의에 대해 오늘(17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용/故 지학순 주교 조카 : "국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고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지 주교가 유신헌법을 비판하며 학생들의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선 재심 사유가 없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민주화 정도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을 대폭 감경했습니다.

유족은 불합리하고 암울한 시대에서 모든 일이 발생했다며, 유죄 판결 부분에 대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영희
  • ‘시대의 양심’ 故 지학순 주교, 45년 만에 ‘긴급조치 위반’ 무죄
    • 입력 2020-09-18 12:38:26
    • 수정2020-09-18 13:06:13
    뉴스 12
[앵커]

유신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 등에 헌신했던 고(故) 지학순 주교가, 긴급조치 위반죄에 대해 40여 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고인이 작고한 지 27년이 흐른 뒤에야 나온 판결입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신헌법에 반대하며 '시대의 양심'으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고(故) 지학순 주교.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조작 공안사건인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974년 비상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신부들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꾸리고 석방을 요구했고, 지 주교는 이듬해 2월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반 년 뒤 대법원은 지 주교에 대해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형을 확정했고, 고인은 1993년 지병으로 타계할 때까지 이 같은 굴레를 벗지 못했습니다.

[故 지학순 주교/1987년 인터뷰 : "윤리 도덕적으로 잘못됐으면 그건 잘못됐어. 고쳐야 되겠어라는 말을 해야만 종교야. 그걸 못하면 그건 종교가 아니지."]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긴급조치 위헌' 판단이 나온 지 5년 만에야, 검찰은 지 주교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유죄 확정 45년 만에 열린 재심 선고.

서울중앙지법은 긴급조치 1·2·4호는 모두 위헌이고 무효로 판단됐다며, 지 주교의 관련 혐의에 대해 오늘(17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용/故 지학순 주교 조카 : "국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고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지 주교가 유신헌법을 비판하며 학생들의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선 재심 사유가 없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민주화 정도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을 대폭 감경했습니다.

유족은 불합리하고 암울한 시대에서 모든 일이 발생했다며, 유죄 판결 부분에 대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영희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 12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