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체육회 KOC분리 반대하는 이유, 이기흥 회장의 자리 때문?

입력 2020.09.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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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추진... IOC가 반대하는 서한 발송?
- 해당 서한 IOC 공식 입장 아냐... 이기흥 회장이 문체부 압박 위해 발송 요청했을 것
- 대한체육회 1년 예산 4천억... 그런데 KOC 겸한다는 이유로 정부 간섭 배제 요구
- 최숙현 선수 관련해서도 문체부가 사무총장 해임 요구했지만, 체육회는 버티기 중
- 정부가 분리 추진하는 배경은, 대한체육회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하겠다는 것
- 체육회가 분리 반대하는 핵심 이기흥 회장의 거취, 껍데기뿐인 KOC 위원장 자리 거부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18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오태훈 : 한 주간의 스포츠 소식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최동호의 관전포인트.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전화로 만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동호 :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체육계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고 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줄여서 문체부라고 제가 여쭤볼게요. 문체부가 어제 경기 종목 단체장들을 소집해서 간담회를 가졌다고 하는데 참석대상 40여 명 가운데 8명만 참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거의 간담회가 무산된 수준 같은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요?

▶ 최동호 : 말씀하신 대로 문체부의 최윤희 2차관이 경기종목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참가 대상자 40명 가운데 부회장 포함해서 8명만이 참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최 차관은 어제 간담회에서 스포츠윤리센터도 소개하고 스포츠인권 보호 강화 방안을 소개하면서 경기단체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는데 단 8명만이 참가하면서 간담회를 개최했던 문체부 쪽에서 머쓱해지는 그런 표정을 보였죠.

▷ 오태훈 : 지난번에 문제가 됐던 뭐 스포츠윤리센터 역할이라든가 스포츠 인권 같은 거 알려주고 여러 가지 현안들 논의하는 자리라고 하는데 상당히 그러면 중요한 자리 같은데 왜 이렇게 참석이 저조했습니까? 어떤 배경이 있나요?

▶ 최동호 : 애초에 문체부가 기획하기로는 단체장 40여 명을 참가 대상으로 했고요. 40여 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14일, 15일, 17일에 개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체부에서 사전 협의 없이 일정을 결정했고요. 간담회 일정은 일방적으로 종목단체자가 통보를 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또 반드시 회장들이 참석해야 한다 이렇게 못박았고요. 그런데 핸드볼 협회장은 최태원 SK회장이거든요. 축구협회장은 정몽규 HDC 회장이고요. 또 양궁협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입니다. 이 정도의 인물들이 일정을 통보 받은 대로 쉽게 참석하기는 쉽지 않겠죠. 기업인들이 종목 단체장을 많이 맡고 있는데 문체부에서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하고 회장이 반드시 참석해라. 이렇게 일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해당 단체장들의 불참이 많을 수밖에 없던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회장이 다른 일정이 있으면 애초에 원래 계획된 일정이 있으면 부회장이라든가 그 밑에 있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참석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 최동호 : 그런데 반드시 회장이 참석해야 한다고 통보를 했고요. 그러니까 부회장단 간담회는 이전에 이미 실시를 해서 의견수렴을 했던 겁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 비판적인 보도를 했고요.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최윤희 차관이 부르면 최태원 회장이 무조건 참석해야 하는가 이런 제목으로 일방적인 간담회 개최를 많이 비판했습니다. 간담회 취지가 단체장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고 소통하겠다 이거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취지를 살리려면 날짜, 일정 잡는 것부터 소통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 오태훈 : 그러니까 이거는 문체부와 각 경기 종목의 단체장과의 약간의 갈등 같은 것 이렇게 좀 볼 수 있을 것 같고. 또 대한올림픽위원회와도 갈등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 최동호 :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 이 대한올림픽위원회는 KOC라고 우리가 약자로 보통 이야기를 하죠.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올해 안에 분리를 위해서 관련법 발의를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갈등이 있다가 또 최근에는 이기흥 체육회장이 IOC의 제임스 매클리오드 올림픽 솔리더리티&NOC 국장으로부터 받은 서안을 공개한 거였거든요. 이 서안의 내용이 대한체육회와 KOC를 분리하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IOC가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KOC 분리를 반대하는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의 결의안을 지지한다. 이런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속뜻은 정부가 간섭하지 마라 이런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오태훈 : 제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정보가 많이 없습니다만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여기와 국내 체육의 어떤 이런 행정 이런 것들에 대한 결정을 그리고 여기에 대한 논의를 국제기구인 IOC 쪽으로 이걸 넘기는 거는 약간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 최동호 : 그렇게 될 수도 있겠고요. 일단은 이 서한의 수신인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거든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 서한을 공개한 건데 일단 이 서한이 IOC의 공식적인 의사표명이라고 보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발신인이 IOC가 아니라 IOC의 제임스 매클리오드 국장으로 되어 있거든요. 수신인도 역시 대한체육회가 아니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매클리오드 국장이 이기흥 회장에게 보낸 개인적인 서한일 수도 있다는 거고요. 그럼 궁금해집니다. 왜? 매클리오드 국장이 왜 이 서한을 보냈는가를 생각해보면 KOC 분리에 반대하는 이기흥 회장이 매클리오드 국장에게 이런 내용의 서한 발송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이 서한을 받아서 이기흥 회장은 서한을 공개함으로써 IOC는 체육회를 지지한다 이런 내용이 공개가 되는 것이 결국에는 문체부의 분리안에 반대하면서 문체부를 오히려 압박하는 무언의 카드로 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는 거죠.

▷ 오태훈 : 구체적으로 질문 드려볼게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왜 문체부는 분리하려고 하는 겁니까?

▶ 최동호 : 대한체육회의 1년 예산이 4천억 원이거든요. 이 4천억 원을 국민 세금하고 기금으로 지원 받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대한체육회의 예산은 국민 세금과 또 국민들이 내는 여러 가지 기금들을 통해서 운영이 되고 있는 거네요?

▶ 최동호 : 네. 그렇다면 연간 4천억 원쯤 지원 받는 대한체육회 정도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합니까? 안 받아야 합니까?

▷ 오태훈 : 받아야죠, 당연히.

▶ 최동호 :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죠.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비영리 법정 법인이고요. 통합되어 있다는 거는 IOC의 한국 지부 성격을 갖고 있는 KOC를 겸하고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그 때문에 IOC가 올림픽에서 규정하고 있는 스포츠의 독립성. 그러니까 정부의 간섭 배제를 주장하면서 지원은 받되 관리감독은 받지 않겠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문체부가 최숙현 선수 사건을 조사했거든요. 조사하고 난 뒤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는 엄중 경고 또 체육회 사무총장은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체육회가 사무총장을 해임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거죠. 문체부는 체육회에 직접적인 징계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체육회가 징계를 거부하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문체부가 KOC를 분리하면서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좀 더 강화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럼 정리를 해볼게요. KOC 그러니까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대한체육회와 분리를 하게 되면 대한체육회의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을 정부는 관리감독 할 수 있고 또 IOC의 영향력에서 대한체육회가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관리감독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입장이 생기는 거네요?

▶ 최동호 : 맞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KOC는 IOC의 한국 지부다 이렇게 보면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올림픽 업무, 국제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거고요. 체육회는 국내 업무만을 담당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IOC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가 있겠죠. 이렇게 되면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이 수월해진다는 겁니다. 물론 정부 입장 안에는 KOC와 체육회를 분리하는 게 외교 업무와 국내 업무의 전문성을 보장한다 이런 측면도 있는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KOC 분리를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앞서서 대한체육회의 1년 예산이 4천억 원이라고 했고 국민 세금하고 국민들이 내는 여러 가지 기금을 통해서 이게 구성이 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지금 KOC. 그러니까 IOC 영향력 때문에 그럼 여기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전혀 안 되고 있었던 거네요?

▶ 최동호 : 그렇게 봐야겠죠. 왜냐하면 IOC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거든요. IOC로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체육회에 관섭한다.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낙인이 찍히게 되면 국제무대에서 우리 한국정부 그리고 대한체육회의 입지가 줄어들게 되고요. 더군다나 우리가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유치를 위해서 지금 준비 작업을 하고 있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IOC로부터 이런 부정적인 응답을 받는 것이 유리하지 못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겁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결국에는 KOC 분리라는 게 그러니까 대한체육회 이쪽의 권한이 약화되고 정부 관리감독을 받게 되는 것. 이거를 그러면 대한체육회가 반대한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거든요.

▶ 최동호 : 맞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정부의 분리안이 KOC를 분리하면서 KOC의 업무와 권한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이 업무를 체육회로 이양을 했거든요. 이 배경에 이기흥 체육회장이 IOC 위원이죠. 그래서 이기흥 회장은 KOC 위원장으로 가고 대한체육회장은 내년 1월 선거에서 새로 뽑겠다 이런 배경인데 이기흥 회장 입장에서는 껍데기만 남게 되는 KOC 위원장 맡을 수 없다. 분리에 반대한다 이런 입장인데 이걸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KOC 분리의 핵심이 이기흥 회장의 거취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기흥 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을 겪으면서 체육회를 책임질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선거로 당선될 선출직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징계를 주거나 교체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KOC를 분리해서 KOC 위원장으로 내보내려고 한다는 계산이 있다는 것도 숨길 수는 없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상황 좀 뭔가 진도가 나가게 되면 또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동호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최동호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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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체육회 KOC분리 반대하는 이유, 이기흥 회장의 자리 때문?
    • 입력 2020-09-18 15:13:17
    최영일의 시사본부
- 문체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추진... IOC가 반대하는 서한 발송?
- 해당 서한 IOC 공식 입장 아냐... 이기흥 회장이 문체부 압박 위해 발송 요청했을 것
- 대한체육회 1년 예산 4천억... 그런데 KOC 겸한다는 이유로 정부 간섭 배제 요구
- 최숙현 선수 관련해서도 문체부가 사무총장 해임 요구했지만, 체육회는 버티기 중
- 정부가 분리 추진하는 배경은, 대한체육회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하겠다는 것
- 체육회가 분리 반대하는 핵심 이기흥 회장의 거취, 껍데기뿐인 KOC 위원장 자리 거부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18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오태훈 : 한 주간의 스포츠 소식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최동호의 관전포인트.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전화로 만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동호 :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체육계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고 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줄여서 문체부라고 제가 여쭤볼게요. 문체부가 어제 경기 종목 단체장들을 소집해서 간담회를 가졌다고 하는데 참석대상 40여 명 가운데 8명만 참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거의 간담회가 무산된 수준 같은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요?

▶ 최동호 : 말씀하신 대로 문체부의 최윤희 2차관이 경기종목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참가 대상자 40명 가운데 부회장 포함해서 8명만이 참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최 차관은 어제 간담회에서 스포츠윤리센터도 소개하고 스포츠인권 보호 강화 방안을 소개하면서 경기단체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는데 단 8명만이 참가하면서 간담회를 개최했던 문체부 쪽에서 머쓱해지는 그런 표정을 보였죠.

▷ 오태훈 : 지난번에 문제가 됐던 뭐 스포츠윤리센터 역할이라든가 스포츠 인권 같은 거 알려주고 여러 가지 현안들 논의하는 자리라고 하는데 상당히 그러면 중요한 자리 같은데 왜 이렇게 참석이 저조했습니까? 어떤 배경이 있나요?

▶ 최동호 : 애초에 문체부가 기획하기로는 단체장 40여 명을 참가 대상으로 했고요. 40여 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14일, 15일, 17일에 개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체부에서 사전 협의 없이 일정을 결정했고요. 간담회 일정은 일방적으로 종목단체자가 통보를 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또 반드시 회장들이 참석해야 한다 이렇게 못박았고요. 그런데 핸드볼 협회장은 최태원 SK회장이거든요. 축구협회장은 정몽규 HDC 회장이고요. 또 양궁협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입니다. 이 정도의 인물들이 일정을 통보 받은 대로 쉽게 참석하기는 쉽지 않겠죠. 기업인들이 종목 단체장을 많이 맡고 있는데 문체부에서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하고 회장이 반드시 참석해라. 이렇게 일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해당 단체장들의 불참이 많을 수밖에 없던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회장이 다른 일정이 있으면 애초에 원래 계획된 일정이 있으면 부회장이라든가 그 밑에 있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참석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 최동호 : 그런데 반드시 회장이 참석해야 한다고 통보를 했고요. 그러니까 부회장단 간담회는 이전에 이미 실시를 해서 의견수렴을 했던 겁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 비판적인 보도를 했고요.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최윤희 차관이 부르면 최태원 회장이 무조건 참석해야 하는가 이런 제목으로 일방적인 간담회 개최를 많이 비판했습니다. 간담회 취지가 단체장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고 소통하겠다 이거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취지를 살리려면 날짜, 일정 잡는 것부터 소통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 오태훈 : 그러니까 이거는 문체부와 각 경기 종목의 단체장과의 약간의 갈등 같은 것 이렇게 좀 볼 수 있을 것 같고. 또 대한올림픽위원회와도 갈등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 최동호 :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 이 대한올림픽위원회는 KOC라고 우리가 약자로 보통 이야기를 하죠.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올해 안에 분리를 위해서 관련법 발의를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갈등이 있다가 또 최근에는 이기흥 체육회장이 IOC의 제임스 매클리오드 올림픽 솔리더리티&NOC 국장으로부터 받은 서안을 공개한 거였거든요. 이 서안의 내용이 대한체육회와 KOC를 분리하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IOC가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KOC 분리를 반대하는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의 결의안을 지지한다. 이런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속뜻은 정부가 간섭하지 마라 이런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오태훈 : 제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정보가 많이 없습니다만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여기와 국내 체육의 어떤 이런 행정 이런 것들에 대한 결정을 그리고 여기에 대한 논의를 국제기구인 IOC 쪽으로 이걸 넘기는 거는 약간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 최동호 : 그렇게 될 수도 있겠고요. 일단은 이 서한의 수신인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거든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 서한을 공개한 건데 일단 이 서한이 IOC의 공식적인 의사표명이라고 보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발신인이 IOC가 아니라 IOC의 제임스 매클리오드 국장으로 되어 있거든요. 수신인도 역시 대한체육회가 아니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매클리오드 국장이 이기흥 회장에게 보낸 개인적인 서한일 수도 있다는 거고요. 그럼 궁금해집니다. 왜? 매클리오드 국장이 왜 이 서한을 보냈는가를 생각해보면 KOC 분리에 반대하는 이기흥 회장이 매클리오드 국장에게 이런 내용의 서한 발송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이 서한을 받아서 이기흥 회장은 서한을 공개함으로써 IOC는 체육회를 지지한다 이런 내용이 공개가 되는 것이 결국에는 문체부의 분리안에 반대하면서 문체부를 오히려 압박하는 무언의 카드로 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는 거죠.

▷ 오태훈 : 구체적으로 질문 드려볼게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왜 문체부는 분리하려고 하는 겁니까?

▶ 최동호 : 대한체육회의 1년 예산이 4천억 원이거든요. 이 4천억 원을 국민 세금하고 기금으로 지원 받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대한체육회의 예산은 국민 세금과 또 국민들이 내는 여러 가지 기금들을 통해서 운영이 되고 있는 거네요?

▶ 최동호 : 네. 그렇다면 연간 4천억 원쯤 지원 받는 대한체육회 정도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합니까? 안 받아야 합니까?

▷ 오태훈 : 받아야죠, 당연히.

▶ 최동호 :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죠.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비영리 법정 법인이고요. 통합되어 있다는 거는 IOC의 한국 지부 성격을 갖고 있는 KOC를 겸하고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그 때문에 IOC가 올림픽에서 규정하고 있는 스포츠의 독립성. 그러니까 정부의 간섭 배제를 주장하면서 지원은 받되 관리감독은 받지 않겠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문체부가 최숙현 선수 사건을 조사했거든요. 조사하고 난 뒤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는 엄중 경고 또 체육회 사무총장은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체육회가 사무총장을 해임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거죠. 문체부는 체육회에 직접적인 징계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체육회가 징계를 거부하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문체부가 KOC를 분리하면서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좀 더 강화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럼 정리를 해볼게요. KOC 그러니까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대한체육회와 분리를 하게 되면 대한체육회의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을 정부는 관리감독 할 수 있고 또 IOC의 영향력에서 대한체육회가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관리감독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입장이 생기는 거네요?

▶ 최동호 : 맞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KOC는 IOC의 한국 지부다 이렇게 보면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올림픽 업무, 국제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거고요. 체육회는 국내 업무만을 담당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IOC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가 있겠죠. 이렇게 되면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이 수월해진다는 겁니다. 물론 정부 입장 안에는 KOC와 체육회를 분리하는 게 외교 업무와 국내 업무의 전문성을 보장한다 이런 측면도 있는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KOC 분리를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앞서서 대한체육회의 1년 예산이 4천억 원이라고 했고 국민 세금하고 국민들이 내는 여러 가지 기금을 통해서 이게 구성이 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지금 KOC. 그러니까 IOC 영향력 때문에 그럼 여기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전혀 안 되고 있었던 거네요?

▶ 최동호 : 그렇게 봐야겠죠. 왜냐하면 IOC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거든요. IOC로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체육회에 관섭한다.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낙인이 찍히게 되면 국제무대에서 우리 한국정부 그리고 대한체육회의 입지가 줄어들게 되고요. 더군다나 우리가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유치를 위해서 지금 준비 작업을 하고 있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IOC로부터 이런 부정적인 응답을 받는 것이 유리하지 못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겁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결국에는 KOC 분리라는 게 그러니까 대한체육회 이쪽의 권한이 약화되고 정부 관리감독을 받게 되는 것. 이거를 그러면 대한체육회가 반대한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거든요.

▶ 최동호 : 맞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정부의 분리안이 KOC를 분리하면서 KOC의 업무와 권한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이 업무를 체육회로 이양을 했거든요. 이 배경에 이기흥 체육회장이 IOC 위원이죠. 그래서 이기흥 회장은 KOC 위원장으로 가고 대한체육회장은 내년 1월 선거에서 새로 뽑겠다 이런 배경인데 이기흥 회장 입장에서는 껍데기만 남게 되는 KOC 위원장 맡을 수 없다. 분리에 반대한다 이런 입장인데 이걸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KOC 분리의 핵심이 이기흥 회장의 거취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기흥 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을 겪으면서 체육회를 책임질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선거로 당선될 선출직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징계를 주거나 교체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KOC를 분리해서 KOC 위원장으로 내보내려고 한다는 계산이 있다는 것도 숨길 수는 없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상황 좀 뭔가 진도가 나가게 되면 또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동호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최동호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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