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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훈의 시사본부] 김윤 “파업해서 의사가 이겼다? 의사에 결코 도움되지 않아”
입력 2020.09.18 (16:03) 최영일의 시사본부
- 이번 의사 집단 휴진... 국민들에게 파업의 이유 납득시키지 못해
- 응급실, 중환자실까지 비워 충격... 파업해도 이런 곳은 비우지 못하게 하는 조치 필요
- 정부 정책 방향 맞아... 지역 의사 증원, 공공의대 설립은 정부가 해야 할 일
- 지역의사 제도, 지역에 큰 규모의 병원을 늘리는 정책과 병행하면 효과 있어
- 의료정책은 환자, 노동자, 건강보험공단 등 다양한 주체가 합의기구 통해 논의해야
- 이번 파업으로 의사가 이겼다? 장기적으로 의사에게 결코 도움 되지 않아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18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김윤 교수(서울대 의료관리학과)



▷ 오태훈 : 코로나19가 지난 8월 재확산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겹쳤죠. 지난 4일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일단락은 됐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에 다시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 이런 상황까지로 돌아오게 된 것인데요. 우리나라 의료정책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이번 의료계 집단 휴진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전문가 한 분 연결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보건정책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서울대 의료관리학과의 김윤 교수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 윤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꽤 길었습니다. 1달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이어졌던 이번에 의료진들의 의료계의 집단 휴진.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김 윤 :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전공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비우고 파업에 나선 거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제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의사들이 왜 파업에 나섰는지 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되게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제 지역의 의사를 늘리자고 하는데 제대로 의료서비스를 못 받는 국민들을 위해서 그런 정책을 정부가 내놨는데 정부정책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대안은 없이 비판만 했던 점이 아마 국민들로 하여금 파업의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게 했고 그 결과 국민들이 의사들에 대해서 가지는 그런 실망감? 이런 것들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저도 의료계의 정확한 상황은 잘 알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입장 쪽에서 여쭤보겠습니다. 특히 이번에 응급실이라든가 중환자실의 필수 의료 인력까지 일부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상당히 강도 높은 진료 거부였는데 이 부분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거든요.

▶ 김 윤 : 그럴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제 외국에서도 의사들이 파업을 하기는 하지만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처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곳에는 인력을 유지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고 그게 의사윤리에 명시되어 있는 부분인데요. 이번에는 그런 의사의 윤리 또는 의사의 파업 원칙을 지키지 않고 응급실, 중환자실까지 비우고 파업을 해서 저도 사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이렇게 이제 사회적 갈등이 굉장히 극단에 달하도록까지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이제 중요하겠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파업을 하더라도 비우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나 또는 국공립병원은 암 환자를 비롯한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가 유지되도록 파업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파업만 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 또 그리고 국공립병원을 늘리는 게 오히려 이번 의사 파업을 통해서 바람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아마 국민들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번에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해서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는 그리고 공공의대 설립하는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걸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았다고 보세요?

▶ 김 윤 : 저는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방에 의사가 부족해서 이제 도 지역은 크게 차이가 나면 서울과 경북은 인구당 의사 수가 2배쯤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이제 의사가 지방에 없다 보니까 의료 취약지에 입원 환자의 사망률은 의사가 많고 큰 병원이 있는 도시의 2배쯤 되고요. 골든타임이 있는 응급환자의 사망률은 지역 간 격차가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지역 간 의료의 격차 또는 건강의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만들기 위한 의과대학병원의 증원. 공공의대의 설립은 정부가 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인데 그러니까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지금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지금 논란이 많았던 것이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국가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 있었고 또 의료계 입장에서 의사협회 쪽에서는 그거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또 이야기를 하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어떤 수치를 바탕으로 답을 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김 윤 : 그러니까 의사의 총 수로 보면 인구 당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우리나라가 2.3명이고요. OECD 평균이 3.4명입니다. 그래서 OECD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인구당 의사 수는 한 3분의 2 수준밖에 되지 않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의사 수 증가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아서 OECD 국가와 우리나라의 격차가 좁혀지려면 OECD 국가가 의사가 한 명도 늘지 않는다는 전제로 하면 아마 한 20년쯤 더 걸려야 그 격차가 좁혀질 것이고요. 그런데 OECD 국가들도 의사 수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기 때문에 OECD의 증가 속도까지 고려하면 아마 우리나라가 OECD만큼의 의사 수에 도달하기까지는 70년 가까이 걸릴 걸로 생각이 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그런데 의료계 쪽에서는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저희가 인터뷰를 한 번 했었는데 파업 기간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가 증가한다. 의사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의료 인력을 적정하게 잘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그러면 좀 이 답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 김 윤 : 의사의 수도 중요하고요. 의사가 부족한 곳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배치를 개선한다고 하는 거는 지방에 갈 의사가 없는데 그냥 도시에 의사가 많으니까 지방에 갈 수 있게 해주면 된다고 하는 방식인데 그거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거지 실제로 갈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배치를 개선한다고 하는 거는 일종의 탁상공론밖에 되지 않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부분인 것 같아요. 기피하는 과가 있다면서요? 거기다가 반드시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곳은 있지만 그곳은 기피 대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를테면 외상센터 같은 경우에는 항상 사람 부족하고 또 흉부외과 같은 데도 기피과가 된다고 하고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이쪽은 인기과라면서요?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 김 윤 : 그러니까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면서 의사가 부족한 전문 과목의 전공의 정원을 늘려서 부족한 전문 과목의 전문의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하고요. 동시에 그 전문 과목이 그러니까 기피 과목이 된 이유가 아마 일은 고되고 보상은 충분하지 않아서일 테니 인력 기준을 높여서 지금보다 더 충분한 인력으로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또 수가도 높여줘서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 의과대학 병원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병행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공의협의회나 의사협회가 계속 주장하는 거는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라고 이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그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부가 지역의사제 그러니까 지역에서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10년간 일을 하게 하는 방식을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정책에 보면 지역의료 강화 대책이라고 하는 것을 함께 내놨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그냥 의과대학 정원만 무작정 늘리겠다고 하는 게 아니고 정원도 늘리고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대책도 세우고 예를 들면 기피과 문제도 해결하고 이런 거를 같이 내놨었는데 물론 정부가 내놨던 대책이 아주 구체적이거나 예를 들면 예산이나 일정까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서 정부가 명확한 어떤 책임을 지는 정책, 책임성 있는 정책까지 내놓은 상태는 아니어서 그 부분이 비판의 대상이라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의료 현실 이게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특히 공공의료의 중요성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공공의료 정책도 상당히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 현실은 지금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김 윤 : 전체 병원 중에서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숫자를 기준으로 하면 한 5%. 병상을 기준으로 하면 한 10~15%쯤 됩니다. 그래서 이제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공공병원의 비중이 적게는 한 30, 40%. 많게는 한 70, 80%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공공병원의 비중이 턱없이 부족한 거죠. 그런데 이제 더 문제는 국립대학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공병원은 이제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 같은 병원들인데요. 이 병원들이 굉장히 지어진 지 오래 되고 나중에 새로 지었다고 하더라도 병원의 규모를 키우지 않아서 이게 중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우리가 기능을 갖추려면 적어도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되어야 하는데요. 전체 공공병원의 90% 이상이 300병상 미만입니다. 그래서 중환자 진료 기능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번 코로나19 때 공공병원이 병상수로 보면 10%밖에 안 되지만 전체 코로나 환자의 80%쯤을 진료했는데요. 그렇게 한 거는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이 공공병원들이 중환자 진료 기능이 없어서 또는 부족해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를 못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거죠. 이제 그거 때문에 정부가 이번 기회에 그러면 공공의료를 강화해서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에 제대로 대응을 하고 국가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지역 간 의료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죠.

▷ 오태훈 : 그런 정부의 정책 추진과 달리 의료계는 상당히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의료계 집단 휴진까지도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었고 의대생들, 전공의협의회 많은 쪽에서 지금 반발이 나왔었고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했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혼란스러웠던 부분이 제가 의사선생님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이런 모습들을 보면 그냥 하나의 집단일 뿐이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었던 공공성과는 상당히 멀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 윤 : 뭐 역사적으로 보면 이제 우리나라의 서양학, 근대의학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게 서양은 직업윤리가 의학지식 또는 의과학의 발전과 같이 성장을 하면서 뭐랄까. 의학의 과학적인 측면과 함께 의사의 윤리, 의사의 사회적 책무가 함께 발전을 해왔던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게 일종의 지식으로 도입되어서 의사라고 하는 직업 또는 의사라고 하는 전문가 집단이 굉장히 윤리성이 높고 사회적 책무를 강하게 느끼는 그런 집단으로 성장을 못해왔던 게 사실이고요. 이게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불만이 좀 누적되면서 이번에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환자에 대해서 지켜야 할 책무. 사회에 대해서 지켜야 할 책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본인들의 집단적인 이익을 힘으로 관철시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굉장히 크게 훼손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게 장기적으로 보면 의사들한테도 굉장히 손해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불신을 제도적으로 관리를 해나가야 하니까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불신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특히 이제 지금 열악한 의료환경은 지역에서 더욱더 민낯이 드러나고 있지 않겠습니까?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역의사제도라는 것을 추진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도움이 될까요?

▶ 김 윤 : 그러니까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게 지역의사제도 방식으로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의과대학 정원만 늘리면 그렇게 해서 배출된 의사들이 도시로 많이 가려고 하니까 결국은 10명을 배출했는데 1명이나 2명만 지방에 가면 효과가 별로 없으니까요. 기존 의과대학 정원과 별도로 정원을 책정해서 지역에서 졸업 후에 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를 하는 의사들을 뽑고 그 의사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지역에 있는 제대로 된 공공병원, 민간병원 확충과 함께 병행해서 지역에서 의료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 데 이제 정부정책의 목적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의사만 늘리면 큰 효과가 없겠지만 의사를 늘리는 것과 함께 의료 취약지에 있는 병원들을 큰 규모로 적정 규모로 늘리는 정책과 병행하면 저는 충분한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특히 이번에 이제 여러 가지 논란의 중심에는 이게 있었습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를 않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 의료 정책을 추진했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이제 코로나19로 상당히 힘든 상황에서 왜 이걸 갑자기 들고 나왔느냐라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실지요.

▶ 김 윤 :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이 약간 정부가 주도하고 정부가 주도하면서 충분한 이제 사회적 논의나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정책이 추진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뭐 그런 전형적인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파업을 통해서 이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정부가 이런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의사협회 반대가 강력할 거라고 예상되는 정책을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고요. 사회적 논의기구 또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서 환자도 참여하고 예를 들면 노동자도 참여하고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건강보험공단이나 심평원도 참여하고 이렇게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서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우리가 갈등을 줄이면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번 기회에 좀 법을 고쳐서 예를 들면 의과대학 정원 문제는 현재 보건의료 기본법이라고 하는 것에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해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는 위원회가 운영되도록 되어 있는데요. 그런 위원회 같은 곳에서 논의해서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이 논란과 상황이 봉합된 것이 아니고 일단락 된 것이 아니고 코로나19가 안정이 되는 시점에 다시 원점에서 의료계와 같이 재논의하겠다는 정도로 미뤄둔 거잖아요.

▶ 김 윤 : 그렇습니다.

▷ 오태훈 : 그럼 그때 가서는 말씀해주신 이런 사회적인 의료정책 결정 기구, 구조 이런 걸 통해서 만들면 그때 가서는 이거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을까요?

▶ 김 윤 : 이번에 의사협회가 소위 4대악이라고 규정한 정책 중에 한방 첩약을 건강보험에서 급여하는 시범사업을 한 정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의사협회에서 굉장히 강력하게 반대를 해서 무효화 하려고 했었지만 이 정책은 의사협회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해서 건강보험에서 뭐를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소위 건강보험 정책심의위원회라고 하는 곳에서 이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복지부를 압박해서 의사협회가 이 정책을 바꾸려고 해도 이미 법정기구를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결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복지부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그 복지부가 바꿀 수 없다고 하는 것에 의사협회도 상당 부분 수긍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정책은 향후에 제대로 평가를 해서 공식적으로 건강보험이 한방첩약을 적용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예처럼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서 결정된 사항은 의사협회가 장외에서 아무리 반대를 해도 소위 번복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취하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도 의사협회의 반대만으로 결정을 뒤집거나 무효화하거나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속이 시원한 부분도 있는데 왠지 의료계에서 많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평소에 그러세요?

▶ 김 윤 : 뭐 의사협회 입장에서 본인들의 주장이나 생각과 다른 정책이 이제 집행되거나 결정되는 게 불편할 수는 있지만 의사가 가지는 사회적인 권위, 제도적인 어떤 여러 가지 어떤 중요한 결정 권한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가 의사라고 하는 전문가 집단을 신뢰하기 때문에 의사집단에 그런 권한을 준 것이지 의사가 전문지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권한을 제도적으로 누리는 게 당연한 거는 전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의사들 입장에서도 국민들의 불신을 사면서까지 본인들의 이해를 관철하려고 하기보다는 국민들의 어떤 바람 또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 이런 것들을 고려해가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적정한 어떤 절충 방안, 공동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의사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고 신뢰를 받는 전문가 집단의 어떤 위상을 높여나가는 데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파업을 통해서 자기 이해를 관철하는 거는 단기적으로는 이익이고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의사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러 노력들 끝에 아마도 국민들께 다시 신뢰와 존경 받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또 의사들의 어떤 그런 모임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벌써 준비된 시간이 다 되어서 저희가 금요초대석은 항상 청취자 분들께 추천해주시는 음악 들으면서 마치거든요. 김윤 교수께서 어떤 곡 결정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 윤 : 제가 이렇게 일하다가 힘들면 가끔 힘을 내기 위해서 듣는 신나는 음악이 있는데요. 호주 출신의 Sia라고 하는 가수가 부르는 The Greatest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노래 가사를 보면 내가 지금은 힘들지만 나는 여전히 힘이 있고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는 위대하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가사인데요. 신나는 곡이니까 같이 힘들 때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보건정책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서울대 의료관리학과의 김윤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Sia의 The Greatest 들으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 윤 : 고맙습니다.
  • [오태훈의 시사본부] 김윤 “파업해서 의사가 이겼다? 의사에 결코 도움되지 않아”
    • 입력 2020-09-18 16:03:30
    최영일의 시사본부
- 이번 의사 집단 휴진... 국민들에게 파업의 이유 납득시키지 못해
- 응급실, 중환자실까지 비워 충격... 파업해도 이런 곳은 비우지 못하게 하는 조치 필요
- 정부 정책 방향 맞아... 지역 의사 증원, 공공의대 설립은 정부가 해야 할 일
- 지역의사 제도, 지역에 큰 규모의 병원을 늘리는 정책과 병행하면 효과 있어
- 의료정책은 환자, 노동자, 건강보험공단 등 다양한 주체가 합의기구 통해 논의해야
- 이번 파업으로 의사가 이겼다? 장기적으로 의사에게 결코 도움 되지 않아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18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김윤 교수(서울대 의료관리학과)



▷ 오태훈 : 코로나19가 지난 8월 재확산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겹쳤죠. 지난 4일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일단락은 됐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에 다시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 이런 상황까지로 돌아오게 된 것인데요. 우리나라 의료정책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이번 의료계 집단 휴진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전문가 한 분 연결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보건정책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서울대 의료관리학과의 김윤 교수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 윤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꽤 길었습니다. 1달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이어졌던 이번에 의료진들의 의료계의 집단 휴진.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김 윤 :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전공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비우고 파업에 나선 거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제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의사들이 왜 파업에 나섰는지 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되게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제 지역의 의사를 늘리자고 하는데 제대로 의료서비스를 못 받는 국민들을 위해서 그런 정책을 정부가 내놨는데 정부정책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대안은 없이 비판만 했던 점이 아마 국민들로 하여금 파업의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게 했고 그 결과 국민들이 의사들에 대해서 가지는 그런 실망감? 이런 것들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저도 의료계의 정확한 상황은 잘 알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입장 쪽에서 여쭤보겠습니다. 특히 이번에 응급실이라든가 중환자실의 필수 의료 인력까지 일부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상당히 강도 높은 진료 거부였는데 이 부분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거든요.

▶ 김 윤 : 그럴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제 외국에서도 의사들이 파업을 하기는 하지만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처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곳에는 인력을 유지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고 그게 의사윤리에 명시되어 있는 부분인데요. 이번에는 그런 의사의 윤리 또는 의사의 파업 원칙을 지키지 않고 응급실, 중환자실까지 비우고 파업을 해서 저도 사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이렇게 이제 사회적 갈등이 굉장히 극단에 달하도록까지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이제 중요하겠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파업을 하더라도 비우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나 또는 국공립병원은 암 환자를 비롯한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가 유지되도록 파업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파업만 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 또 그리고 국공립병원을 늘리는 게 오히려 이번 의사 파업을 통해서 바람직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아마 국민들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번에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해서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는 그리고 공공의대 설립하는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걸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았다고 보세요?

▶ 김 윤 : 저는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방에 의사가 부족해서 이제 도 지역은 크게 차이가 나면 서울과 경북은 인구당 의사 수가 2배쯤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이제 의사가 지방에 없다 보니까 의료 취약지에 입원 환자의 사망률은 의사가 많고 큰 병원이 있는 도시의 2배쯤 되고요. 골든타임이 있는 응급환자의 사망률은 지역 간 격차가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지역 간 의료의 격차 또는 건강의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만들기 위한 의과대학병원의 증원. 공공의대의 설립은 정부가 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인데 그러니까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지금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지금 논란이 많았던 것이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국가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 있었고 또 의료계 입장에서 의사협회 쪽에서는 그거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또 이야기를 하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어떤 수치를 바탕으로 답을 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김 윤 : 그러니까 의사의 총 수로 보면 인구 당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우리나라가 2.3명이고요. OECD 평균이 3.4명입니다. 그래서 OECD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인구당 의사 수는 한 3분의 2 수준밖에 되지 않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의사 수 증가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아서 OECD 국가와 우리나라의 격차가 좁혀지려면 OECD 국가가 의사가 한 명도 늘지 않는다는 전제로 하면 아마 한 20년쯤 더 걸려야 그 격차가 좁혀질 것이고요. 그런데 OECD 국가들도 의사 수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기 때문에 OECD의 증가 속도까지 고려하면 아마 우리나라가 OECD만큼의 의사 수에 도달하기까지는 70년 가까이 걸릴 걸로 생각이 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그런데 의료계 쪽에서는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저희가 인터뷰를 한 번 했었는데 파업 기간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가 증가한다. 의사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의료 인력을 적정하게 잘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그러면 좀 이 답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 김 윤 : 의사의 수도 중요하고요. 의사가 부족한 곳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배치를 개선한다고 하는 거는 지방에 갈 의사가 없는데 그냥 도시에 의사가 많으니까 지방에 갈 수 있게 해주면 된다고 하는 방식인데 그거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거지 실제로 갈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배치를 개선한다고 하는 거는 일종의 탁상공론밖에 되지 않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부분인 것 같아요. 기피하는 과가 있다면서요? 거기다가 반드시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곳은 있지만 그곳은 기피 대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를테면 외상센터 같은 경우에는 항상 사람 부족하고 또 흉부외과 같은 데도 기피과가 된다고 하고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이쪽은 인기과라면서요?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 김 윤 : 그러니까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면서 의사가 부족한 전문 과목의 전공의 정원을 늘려서 부족한 전문 과목의 전문의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하고요. 동시에 그 전문 과목이 그러니까 기피 과목이 된 이유가 아마 일은 고되고 보상은 충분하지 않아서일 테니 인력 기준을 높여서 지금보다 더 충분한 인력으로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또 수가도 높여줘서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 의과대학 병원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병행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공의협의회나 의사협회가 계속 주장하는 거는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라고 이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그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부가 지역의사제 그러니까 지역에서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10년간 일을 하게 하는 방식을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정책에 보면 지역의료 강화 대책이라고 하는 것을 함께 내놨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그냥 의과대학 정원만 무작정 늘리겠다고 하는 게 아니고 정원도 늘리고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대책도 세우고 예를 들면 기피과 문제도 해결하고 이런 거를 같이 내놨었는데 물론 정부가 내놨던 대책이 아주 구체적이거나 예를 들면 예산이나 일정까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서 정부가 명확한 어떤 책임을 지는 정책, 책임성 있는 정책까지 내놓은 상태는 아니어서 그 부분이 비판의 대상이라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오태훈 :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의료 현실 이게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특히 공공의료의 중요성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공공의료 정책도 상당히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 현실은 지금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김 윤 : 전체 병원 중에서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숫자를 기준으로 하면 한 5%. 병상을 기준으로 하면 한 10~15%쯤 됩니다. 그래서 이제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공공병원의 비중이 적게는 한 30, 40%. 많게는 한 70, 80%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공공병원의 비중이 턱없이 부족한 거죠. 그런데 이제 더 문제는 국립대학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공병원은 이제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 같은 병원들인데요. 이 병원들이 굉장히 지어진 지 오래 되고 나중에 새로 지었다고 하더라도 병원의 규모를 키우지 않아서 이게 중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우리가 기능을 갖추려면 적어도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되어야 하는데요. 전체 공공병원의 90% 이상이 300병상 미만입니다. 그래서 중환자 진료 기능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번 코로나19 때 공공병원이 병상수로 보면 10%밖에 안 되지만 전체 코로나 환자의 80%쯤을 진료했는데요. 그렇게 한 거는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이 공공병원들이 중환자 진료 기능이 없어서 또는 부족해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를 못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거죠. 이제 그거 때문에 정부가 이번 기회에 그러면 공공의료를 강화해서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에 제대로 대응을 하고 국가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지역 간 의료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죠.

▷ 오태훈 : 그런 정부의 정책 추진과 달리 의료계는 상당히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의료계 집단 휴진까지도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었고 의대생들, 전공의협의회 많은 쪽에서 지금 반발이 나왔었고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했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혼란스러웠던 부분이 제가 의사선생님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이런 모습들을 보면 그냥 하나의 집단일 뿐이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었던 공공성과는 상당히 멀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 윤 : 뭐 역사적으로 보면 이제 우리나라의 서양학, 근대의학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게 서양은 직업윤리가 의학지식 또는 의과학의 발전과 같이 성장을 하면서 뭐랄까. 의학의 과학적인 측면과 함께 의사의 윤리, 의사의 사회적 책무가 함께 발전을 해왔던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게 일종의 지식으로 도입되어서 의사라고 하는 직업 또는 의사라고 하는 전문가 집단이 굉장히 윤리성이 높고 사회적 책무를 강하게 느끼는 그런 집단으로 성장을 못해왔던 게 사실이고요. 이게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불만이 좀 누적되면서 이번에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환자에 대해서 지켜야 할 책무. 사회에 대해서 지켜야 할 책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본인들의 집단적인 이익을 힘으로 관철시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굉장히 크게 훼손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게 장기적으로 보면 의사들한테도 굉장히 손해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불신을 제도적으로 관리를 해나가야 하니까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불신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특히 이제 지금 열악한 의료환경은 지역에서 더욱더 민낯이 드러나고 있지 않겠습니까?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역의사제도라는 것을 추진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도움이 될까요?

▶ 김 윤 : 그러니까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게 지역의사제도 방식으로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의과대학 정원만 늘리면 그렇게 해서 배출된 의사들이 도시로 많이 가려고 하니까 결국은 10명을 배출했는데 1명이나 2명만 지방에 가면 효과가 별로 없으니까요. 기존 의과대학 정원과 별도로 정원을 책정해서 지역에서 졸업 후에 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를 하는 의사들을 뽑고 그 의사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지역에 있는 제대로 된 공공병원, 민간병원 확충과 함께 병행해서 지역에서 의료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 데 이제 정부정책의 목적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의사만 늘리면 큰 효과가 없겠지만 의사를 늘리는 것과 함께 의료 취약지에 있는 병원들을 큰 규모로 적정 규모로 늘리는 정책과 병행하면 저는 충분한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특히 이번에 이제 여러 가지 논란의 중심에는 이게 있었습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를 않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 의료 정책을 추진했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이제 코로나19로 상당히 힘든 상황에서 왜 이걸 갑자기 들고 나왔느냐라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실지요.

▶ 김 윤 :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이 약간 정부가 주도하고 정부가 주도하면서 충분한 이제 사회적 논의나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정책이 추진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뭐 그런 전형적인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파업을 통해서 이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정부가 이런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의사협회 반대가 강력할 거라고 예상되는 정책을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고요. 사회적 논의기구 또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서 환자도 참여하고 예를 들면 노동자도 참여하고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건강보험공단이나 심평원도 참여하고 이렇게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서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우리가 갈등을 줄이면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번 기회에 좀 법을 고쳐서 예를 들면 의과대학 정원 문제는 현재 보건의료 기본법이라고 하는 것에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해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는 위원회가 운영되도록 되어 있는데요. 그런 위원회 같은 곳에서 논의해서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이 논란과 상황이 봉합된 것이 아니고 일단락 된 것이 아니고 코로나19가 안정이 되는 시점에 다시 원점에서 의료계와 같이 재논의하겠다는 정도로 미뤄둔 거잖아요.

▶ 김 윤 : 그렇습니다.

▷ 오태훈 : 그럼 그때 가서는 말씀해주신 이런 사회적인 의료정책 결정 기구, 구조 이런 걸 통해서 만들면 그때 가서는 이거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을까요?

▶ 김 윤 : 이번에 의사협회가 소위 4대악이라고 규정한 정책 중에 한방 첩약을 건강보험에서 급여하는 시범사업을 한 정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의사협회에서 굉장히 강력하게 반대를 해서 무효화 하려고 했었지만 이 정책은 의사협회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해서 건강보험에서 뭐를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소위 건강보험 정책심의위원회라고 하는 곳에서 이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복지부를 압박해서 의사협회가 이 정책을 바꾸려고 해도 이미 법정기구를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결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복지부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그 복지부가 바꿀 수 없다고 하는 것에 의사협회도 상당 부분 수긍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정책은 향후에 제대로 평가를 해서 공식적으로 건강보험이 한방첩약을 적용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예처럼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서 결정된 사항은 의사협회가 장외에서 아무리 반대를 해도 소위 번복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취하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도 의사협회의 반대만으로 결정을 뒤집거나 무효화하거나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속이 시원한 부분도 있는데 왠지 의료계에서 많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평소에 그러세요?

▶ 김 윤 : 뭐 의사협회 입장에서 본인들의 주장이나 생각과 다른 정책이 이제 집행되거나 결정되는 게 불편할 수는 있지만 의사가 가지는 사회적인 권위, 제도적인 어떤 여러 가지 어떤 중요한 결정 권한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가 의사라고 하는 전문가 집단을 신뢰하기 때문에 의사집단에 그런 권한을 준 것이지 의사가 전문지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권한을 제도적으로 누리는 게 당연한 거는 전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의사들 입장에서도 국민들의 불신을 사면서까지 본인들의 이해를 관철하려고 하기보다는 국민들의 어떤 바람 또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 이런 것들을 고려해가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적정한 어떤 절충 방안, 공동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의사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고 신뢰를 받는 전문가 집단의 어떤 위상을 높여나가는 데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파업을 통해서 자기 이해를 관철하는 거는 단기적으로는 이익이고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의사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러 노력들 끝에 아마도 국민들께 다시 신뢰와 존경 받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또 의사들의 어떤 그런 모임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벌써 준비된 시간이 다 되어서 저희가 금요초대석은 항상 청취자 분들께 추천해주시는 음악 들으면서 마치거든요. 김윤 교수께서 어떤 곡 결정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 윤 : 제가 이렇게 일하다가 힘들면 가끔 힘을 내기 위해서 듣는 신나는 음악이 있는데요. 호주 출신의 Sia라고 하는 가수가 부르는 The Greatest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노래 가사를 보면 내가 지금은 힘들지만 나는 여전히 힘이 있고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는 위대하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가사인데요. 신나는 곡이니까 같이 힘들 때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보건정책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서울대 의료관리학과의 김윤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Sia의 The Greatest 들으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 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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