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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민간단체 ‘北 인권조사’ 논쟁…인권보고서 공개 여부도 논란
입력 2020.09.18 (17:42) 취재K
■ “정부가 北인권조사 중단시켜” vs “방침 따르지 않아 일어난 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기록하는 작업을 두고 정부와 한 민간단체 간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온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자신들이 진행해오던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통일부가 중단시켰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부가 하나원 소속 탈북민들에 대한 인권 실태조사를 중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원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갓 탈북해 들어온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과 목격담이 북한 인권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이기 때문인데요.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통일부가 올해 1월, 조사 대상이 되는 하나원 소속 탈북민의 규모를 30% 축소하라는 방침을 전해왔고, 이어 3월에는 통일부가 조사 중단 조치를 통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일방적인 중단 조치가 아니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우선 하나원 교육생 조사 인원을 30% 축소하기로 한 것은 탈북민들이 여러 기관들의 조사를 중복적으로 받으며 피로감을 호소해왔기 때문에 정한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의 인권 보호 또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 교육생 입장에서는 하나원에서 2주 정도, 정확히는 9일 이내에 심할 경우 재조사 숫자가 4번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이런 방침을 수용한 다른 조사기관들의 하나원 조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북한인권정보센터의 경우 방침을 수용하지 않아 올해 조사용역 수행기관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영호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북한 이탈 주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북한 인권정보를 정부가 독점하고자 하는 태도는 적지 않은 폐단을 낳을 것”이라고 다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정부 발간 北 인권보고서 공개되나?…통일부 입장 ‘번복’ 논란

통일부는 이날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대신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인권보고서를 공개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북한인권기록센터는 국가 공식 북한 인권 조사기관으로서 공신력 있는 북한 인권 조사기록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정책수립 참고용 비공개 보고서와 함께 공신력을 갖춘 대외 공개용 보고서 발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016년 출범 이후 첫 공개 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통일부가 오늘 다시 이와 어긋나는 입장을 밝혀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18일)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간하는 보고서 공개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 “보고서 공개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언했습니다. 통일부는 ‘표현상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단 며칠 사이에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가장 적절한 방식에 대한 고민과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듣고 통일부 내부에서 정책적 컨센서스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말을 바꾼 것처럼 됐는데 그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인권보고서가 ‘3급 비밀’?…통일부 “자체적으로 비밀등급 매길 수 있어”

사실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간하는 북한인권보고서가 그간 비밀로 지정돼온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출범 이후 2018년과 2019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 인권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고 ‘3급 비밀’로 지정해 정책 참고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국가안보에 유해한 정보가 아닌데도 이를 굳이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절차상 근거도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지 의원 측은 “통일부가 제출한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3급 비밀’ 지정 과정에서 내부 보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런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인권보고서의 ‘비밀’ 지정은 보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면서 “정부 문서를 생산한 담당자가 비밀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기게 돼 있어 보안심사위원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는 ‘상충관계(trade off)’?

오늘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북한인권법의 취지인 ‘인권 보호·증진 노력’을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과 병행해야 하는 전반적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 문제는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만큼, 남북 교류협력을 대북정책 기조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인권문제를 상충되는 것으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서 나온 ‘북한 인권조사 논쟁’이기 때문에 관심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는데요.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기록·공개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접근을 해나갈지 주목됩니다.
  • 통일부-민간단체 ‘北 인권조사’ 논쟁…인권보고서 공개 여부도 논란
    • 입력 2020-09-18 17:42:44
    취재K
■ “정부가 北인권조사 중단시켜” vs “방침 따르지 않아 일어난 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기록하는 작업을 두고 정부와 한 민간단체 간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온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자신들이 진행해오던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통일부가 중단시켰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부가 하나원 소속 탈북민들에 대한 인권 실태조사를 중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원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갓 탈북해 들어온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과 목격담이 북한 인권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이기 때문인데요.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통일부가 올해 1월, 조사 대상이 되는 하나원 소속 탈북민의 규모를 30% 축소하라는 방침을 전해왔고, 이어 3월에는 통일부가 조사 중단 조치를 통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일방적인 중단 조치가 아니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우선 하나원 교육생 조사 인원을 30% 축소하기로 한 것은 탈북민들이 여러 기관들의 조사를 중복적으로 받으며 피로감을 호소해왔기 때문에 정한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의 인권 보호 또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 교육생 입장에서는 하나원에서 2주 정도, 정확히는 9일 이내에 심할 경우 재조사 숫자가 4번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이런 방침을 수용한 다른 조사기관들의 하나원 조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북한인권정보센터의 경우 방침을 수용하지 않아 올해 조사용역 수행기관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영호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북한 이탈 주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북한 인권정보를 정부가 독점하고자 하는 태도는 적지 않은 폐단을 낳을 것”이라고 다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정부 발간 北 인권보고서 공개되나?…통일부 입장 ‘번복’ 논란

통일부는 이날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대신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인권보고서를 공개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북한인권기록센터는 국가 공식 북한 인권 조사기관으로서 공신력 있는 북한 인권 조사기록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정책수립 참고용 비공개 보고서와 함께 공신력을 갖춘 대외 공개용 보고서 발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016년 출범 이후 첫 공개 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통일부가 오늘 다시 이와 어긋나는 입장을 밝혀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18일)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간하는 보고서 공개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 “보고서 공개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언했습니다. 통일부는 ‘표현상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단 며칠 사이에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가장 적절한 방식에 대한 고민과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듣고 통일부 내부에서 정책적 컨센서스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말을 바꾼 것처럼 됐는데 그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인권보고서가 ‘3급 비밀’?…통일부 “자체적으로 비밀등급 매길 수 있어”

사실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간하는 북한인권보고서가 그간 비밀로 지정돼온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출범 이후 2018년과 2019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 인권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고 ‘3급 비밀’로 지정해 정책 참고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국가안보에 유해한 정보가 아닌데도 이를 굳이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절차상 근거도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지 의원 측은 “통일부가 제출한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3급 비밀’ 지정 과정에서 내부 보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런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인권보고서의 ‘비밀’ 지정은 보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면서 “정부 문서를 생산한 담당자가 비밀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기게 돼 있어 보안심사위원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는 ‘상충관계(trade off)’?

오늘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북한인권법의 취지인 ‘인권 보호·증진 노력’을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과 병행해야 하는 전반적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 문제는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만큼, 남북 교류협력을 대북정책 기조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인권문제를 상충되는 것으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서 나온 ‘북한 인권조사 논쟁’이기 때문에 관심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는데요.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기록·공개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접근을 해나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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