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공개된 ‘동리 신재효 판소리’ 필사본

입력 2020.09.18 (21:43) 수정 2020.09.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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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창 출신 신재효 선생은 1800년대에 현존하는 판소리의 기틀을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신재효 선생이 개작한 판소리 가사를 고스란히 옮겨 적은 필사본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의 한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옥중에 있던 춘향이 임을 그리워하며 부른 옥중가의 한 대목 '쑥대머리'.

동리 신재효 선생이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판소리 사설을 베껴 적은 필사본이 최근 발견됐습니다.

1900년대 초에 필사한 이 책에는 쑥대머리의 가사가 정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필사본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춘향가를 비롯해 심청가와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 바탕의 사설도 온전히 적혀 있습니다.

당시 전북 고창군 고수면 청계마을에 살던 박경림 씨가 신재효 선생의 후손과 교류하며 쓴 것입니다.

[박종욱/'고수 청계본' 소장 후손 : "증조부님은 못 뵈었고 할아버지가 나이 많이 드셔서 돌아가시면서 '이건 아주 필히 잘 두어라'하고 명령을 하셨거든요."]

국문학자 가람 이병기 선생이 일기에 이 필사본을 언급했는데, 박경림 씨의 후손이 보존해왔던 사실이 100여 년 만에 확인된 겁니다.

[김종철/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 "전집이 온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학술적인 가치가 되고요, 두 번째는 신재효의 사설들이 어떤 계통으로 형성돼 있는가를 파악하는데 아주 긴요한..."]

후손에게 필사본을 기증받은 고창군은 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유기상/고창군수 : "보존처리를 맡겨서 판소리 박물관에 소장하고, 우리나라 판소리 연구자·국문학 연구자들이 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판소리 역사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필사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악은 물론 국문학 분야에서도 후속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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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만에 공개된 ‘동리 신재효 판소리’ 필사본
    • 입력 2020-09-18 21:43:04
    • 수정2020-09-18 22:07:11
    뉴스9(전주)
[앵커]

고창 출신 신재효 선생은 1800년대에 현존하는 판소리의 기틀을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신재효 선생이 개작한 판소리 가사를 고스란히 옮겨 적은 필사본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의 한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옥중에 있던 춘향이 임을 그리워하며 부른 옥중가의 한 대목 '쑥대머리'.

동리 신재효 선생이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판소리 사설을 베껴 적은 필사본이 최근 발견됐습니다.

1900년대 초에 필사한 이 책에는 쑥대머리의 가사가 정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필사본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춘향가를 비롯해 심청가와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 바탕의 사설도 온전히 적혀 있습니다.

당시 전북 고창군 고수면 청계마을에 살던 박경림 씨가 신재효 선생의 후손과 교류하며 쓴 것입니다.

[박종욱/'고수 청계본' 소장 후손 : "증조부님은 못 뵈었고 할아버지가 나이 많이 드셔서 돌아가시면서 '이건 아주 필히 잘 두어라'하고 명령을 하셨거든요."]

국문학자 가람 이병기 선생이 일기에 이 필사본을 언급했는데, 박경림 씨의 후손이 보존해왔던 사실이 100여 년 만에 확인된 겁니다.

[김종철/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 "전집이 온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학술적인 가치가 되고요, 두 번째는 신재효의 사설들이 어떤 계통으로 형성돼 있는가를 파악하는데 아주 긴요한..."]

후손에게 필사본을 기증받은 고창군은 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유기상/고창군수 : "보존처리를 맡겨서 판소리 박물관에 소장하고, 우리나라 판소리 연구자·국문학 연구자들이 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판소리 역사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필사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악은 물론 국문학 분야에서도 후속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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