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등급 ‘양호’ 용벽도 붕괴

입력 2020.09.22 (07:41) 수정 2020.09.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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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 절반이 산으로 둘러싸인 부산은 산을 깎고 옹벽을 쌓아 만든 주거지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옹벽도 300곳 가까이 되는데요.

KBS가 점검 실태를 취재한 결과, 지난 여름 집중호우 때 안전 등급이 비교적 높은 옹벽도 잇따라 무너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김영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흙더미가 아파트 단지를 뒤덮었습니다.

옹벽이 무너지며 야산에서 흘러내린 겁니다.

뿌리째 뽑힌 나무도 옹벽 앞까지 쓸려 내려왔습니다.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두 차례나 붕괴된 옹벽입니다.

이 옹벽은 붕괴 직전인 지난 6월 정밀 안전점검에서 B 등급, 그러니깐 비교적 안전하다는 '양호' 등급을 받았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철근을 세우고 나무판자를 덧댔지만, 한 달여 뒤 태풍 때 또 무너졌습니다.

[옹벽 붕괴 아파트 주민 : "지금 이게 3차(붕괴)잖아요. 3차인데 지금도 불안해요. 이쪽도 무너지고 있어서. 살고 있는 자체가 불안합니다."]

산을 깎은 또 다른 경사지.

산비탈을 따라 토사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옹벽 50m가량이 지난 여름 폭우 때 붕괴됐습니다.

[오명주/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부회장 : "폭우로 인해서 지표수에 많은 물이 옹벽 배면에 침투했다고 봅니다. 수압이 발생해 산사태가 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옹벽 역시 붕괴 사고 두 달 전, 정밀 안전점검에서 'B', 즉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폭우 때 무너져 도롯가에 주차된 차를 덮친 옹벽의 안전 등급도 'C'로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높이 5m, 길이 100m 이상으로 안전점검 대상인 부산지역 옹벽은 모두 292곳.

정밀 안전점검 때 평가받는 등급 기준으로 보면 옹벽의 상태가 우수한 A가 118곳, 양호인 B가 170곳, 보통인 C가 4곳입니다.

붕괴 위험이 큰 D와 E등급의 옹벽은 없습니다.

무너질 우려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도 잇따라 붕괴된 옹벽.

옹벽 소유주가 전문 업체에 맡겨 해마다 벌이는 옹벽 안전점검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 :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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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등급 ‘양호’ 용벽도 붕괴
    • 입력 2020-09-22 07:41:17
    • 수정2020-09-22 08:38:40
    뉴스광장(부산)
[앵커]

도심 절반이 산으로 둘러싸인 부산은 산을 깎고 옹벽을 쌓아 만든 주거지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옹벽도 300곳 가까이 되는데요.

KBS가 점검 실태를 취재한 결과, 지난 여름 집중호우 때 안전 등급이 비교적 높은 옹벽도 잇따라 무너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김영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흙더미가 아파트 단지를 뒤덮었습니다.

옹벽이 무너지며 야산에서 흘러내린 겁니다.

뿌리째 뽑힌 나무도 옹벽 앞까지 쓸려 내려왔습니다.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두 차례나 붕괴된 옹벽입니다.

이 옹벽은 붕괴 직전인 지난 6월 정밀 안전점검에서 B 등급, 그러니깐 비교적 안전하다는 '양호' 등급을 받았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철근을 세우고 나무판자를 덧댔지만, 한 달여 뒤 태풍 때 또 무너졌습니다.

[옹벽 붕괴 아파트 주민 : "지금 이게 3차(붕괴)잖아요. 3차인데 지금도 불안해요. 이쪽도 무너지고 있어서. 살고 있는 자체가 불안합니다."]

산을 깎은 또 다른 경사지.

산비탈을 따라 토사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옹벽 50m가량이 지난 여름 폭우 때 붕괴됐습니다.

[오명주/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부회장 : "폭우로 인해서 지표수에 많은 물이 옹벽 배면에 침투했다고 봅니다. 수압이 발생해 산사태가 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옹벽 역시 붕괴 사고 두 달 전, 정밀 안전점검에서 'B', 즉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폭우 때 무너져 도롯가에 주차된 차를 덮친 옹벽의 안전 등급도 'C'로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높이 5m, 길이 100m 이상으로 안전점검 대상인 부산지역 옹벽은 모두 292곳.

정밀 안전점검 때 평가받는 등급 기준으로 보면 옹벽의 상태가 우수한 A가 118곳, 양호인 B가 170곳, 보통인 C가 4곳입니다.

붕괴 위험이 큰 D와 E등급의 옹벽은 없습니다.

무너질 우려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도 잇따라 붕괴된 옹벽.

옹벽 소유주가 전문 업체에 맡겨 해마다 벌이는 옹벽 안전점검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 :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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