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대 고수익” 권유에 12억 날린 퇴직 교사…천억 대 사기 적발

입력 2020.09.23 (06:27) 수정 2020.09.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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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금리 시대에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고객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보험 대리점 대표가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지금까지 피해자만 천5백여 명, 피해액은 천백억 원이나 됩니다.

전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 60대 남성은 한 보험 대리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종신보험 등을 들면 연 12% 이상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퇴직금과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아 12억 원이나 맡겼는데, 모두 날렸습니다.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은행 같은데는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깐. 제 날짜에 이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고 지냈었죠."]

같은 대리점에 천3백만 원을 건넸던 주부 김 모 씨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대형 보험사 상품이라는 설명에 의심조차 안 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김○○/음성변조 : "거대 보험사를 얘기하면서 여기에다 넣는 상품이기 때문에 망할 걱정은 하지 말아라."]

대리점의 고수익 보장 비결은 판매수당이었습니다.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회사가 대리점에 '판매 수당'을 주는데 이 돈이 보험 가입 초기에는 해약으로 손해를 보는 금액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1-2년 사이 해약을 하면 그 차액으로 가입자에게 연 10%에서 최대 45%의 수익금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고객에게 줄 수익금을 다른 고객이 맡긴 돈으로 충당했습니다.

[보험 대리점 관계자/음성 변조 : "마지막으로는 '돌려 막기'가 됐습니다.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 했습니다."]

전국에 7개 지점을 운영하는 이 보험 대리점은 2010년부터 이런 불법 유사 수신 영업을 해 오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의 공조 수사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러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만 천5백여 명, 피해액은 천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보험 대리점 대표 오 모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대형 보험사 전·현직 임원들이 이번 사건에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황종원/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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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 10%대 고수익” 권유에 12억 날린 퇴직 교사…천억 대 사기 적발
    • 입력 2020-09-23 06:27:50
    • 수정2020-09-23 06: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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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금리 시대에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고객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보험 대리점 대표가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지금까지 피해자만 천5백여 명, 피해액은 천백억 원이나 됩니다.

전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 60대 남성은 한 보험 대리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종신보험 등을 들면 연 12% 이상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퇴직금과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아 12억 원이나 맡겼는데, 모두 날렸습니다.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은행 같은데는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깐. 제 날짜에 이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고 지냈었죠."]

같은 대리점에 천3백만 원을 건넸던 주부 김 모 씨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대형 보험사 상품이라는 설명에 의심조차 안 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김○○/음성변조 : "거대 보험사를 얘기하면서 여기에다 넣는 상품이기 때문에 망할 걱정은 하지 말아라."]

대리점의 고수익 보장 비결은 판매수당이었습니다.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회사가 대리점에 '판매 수당'을 주는데 이 돈이 보험 가입 초기에는 해약으로 손해를 보는 금액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1-2년 사이 해약을 하면 그 차액으로 가입자에게 연 10%에서 최대 45%의 수익금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고객에게 줄 수익금을 다른 고객이 맡긴 돈으로 충당했습니다.

[보험 대리점 관계자/음성 변조 : "마지막으로는 '돌려 막기'가 됐습니다.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 했습니다."]

전국에 7개 지점을 운영하는 이 보험 대리점은 2010년부터 이런 불법 유사 수신 영업을 해 오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의 공조 수사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러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만 천5백여 명, 피해액은 천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보험 대리점 대표 오 모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대형 보험사 전·현직 임원들이 이번 사건에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황종원/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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