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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농민 보전금을 영업비로?…가락시장에 ‘10억 원’ 지급
입력 2020.09.23 (19:10) 수정 2020.10.27 (16:36) 뉴스7(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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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농산물 유통을 외면한 채 서울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떼와서 경매에 부치는 한 도매법인의 이상한 거래,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멀리서 채소를 사오면 그 사이 상품성이 떨어져 사온 가격만큼 값을 받지 못해 손해가 나는데요,

과연 도매법인은 이 손해를 어떻게 메워 왔을까요?

농산물 유통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탐사기획.

김효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광주에서 빈 화물차를 끌고 올라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오는 광주 한 도매법인의 이상한 거래.

지역 농산물을 수집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을 줄이고, 손쉽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매법인 전 직원/음성변조 : "반대를 했었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광주 전남이라든가 인근 지역 것을 팔아야지. 서울 싼 물건 팔면 광주전남 농민들을 죽이는 행위다고…."]

이 도매법인이 최근 2년 반동안 가락시장에서 사들인 농산물은 74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품질이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와 광주에서 경매에 부치기까지 평균 이틀이 걸리다 보니 일부 채소가 시들어 가격이 하락하는 겁니다.

[상인/음성변조 : "쓸 수가 없는데."]

[경매사/음성변조 : "쓸 것? 거기가 더 없더라. 이거는 아세요 여러분들. 우리가 안 좋은 것 가지고 오려는 게 아니라 없어."]

결국, 사온 값보다 일부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

도매법인은 어떻게 그 손해를 메웠을까요?

해당 도매법인의 내부 회계 시스템입니다.

한 상자에 2만 5천 원인 생표고버섯 25상자를 팔아서 6만 2천 5백 원 손해가 났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와서 난 손해는 2017년에만 4억여 원.

도매법인은 이 손실을 '출하자손실보전금' 명목으로 메웠습니다.

출하자손실보전금은 경매 값이 크게 떨어졌을 때, 농민 등에게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일종의 농민 보호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도매법인은 이 돈을 서울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사와 발생한 손해를 메우는 데 쓴 겁니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락시장 상인 5명에게 지급된 출하손실보전금은 10억 5천만 원이나 됩니다.

정작 이 돈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가락시장 상인들은 출하자손실보전금을 신청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합니다.

[가락시장 중도매인/음성변조 : "(출하손실 보전금이나 판매장려금이나…. 여러 가지있잖아요.) 그런 건 없어요 그런 건 없어요. OO청과에서 들어온 건 저한테 가져간 그 물건 값만 들어와요."]

도매법인이 가락시장 상인들을 마치 광주 도매시장에 정식으로 경매에 내놓는 것처럼 꾸미고, 가락시장에서 떼와서 손해를 본 차액만큼 출하자손실보전금을 더해 가락시장 상인들에게 물건 값을 치른 겁니다.

도매법인측은 수차례 해명 요구에도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OO청과 대표 : "(출하자손실보전금 신청 받아서, 심의해서 지급하신 거 맞습니까?) …. (운송비, 수수료는 왜 대신 내주셨습니까?) …."]

정작 지역 출하자들에게 지급된 출하자손실보전금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지역 농산물 유통이라는 역할은 내팽개치고, 서울 가락시장의 농산물을 사다 판 도매법인.

그 손해마저 농민들에게 돌아가야할 보전금으로 메운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매법인은 물론 광주시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신한비/영상편집:이성훈
  • [탐사K] 농민 보전금을 영업비로?…가락시장에 ‘10억 원’ 지급
    • 입력 2020-09-23 19:10:50
    • 수정2020-10-27 16:36:10
    뉴스7(광주)
[앵커]

지역 농산물 유통을 외면한 채 서울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떼와서 경매에 부치는 한 도매법인의 이상한 거래,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멀리서 채소를 사오면 그 사이 상품성이 떨어져 사온 가격만큼 값을 받지 못해 손해가 나는데요,

과연 도매법인은 이 손해를 어떻게 메워 왔을까요?

농산물 유통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탐사기획.

김효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광주에서 빈 화물차를 끌고 올라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오는 광주 한 도매법인의 이상한 거래.

지역 농산물을 수집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을 줄이고, 손쉽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매법인 전 직원/음성변조 : "반대를 했었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광주 전남이라든가 인근 지역 것을 팔아야지. 서울 싼 물건 팔면 광주전남 농민들을 죽이는 행위다고…."]

이 도매법인이 최근 2년 반동안 가락시장에서 사들인 농산물은 74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품질이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와 광주에서 경매에 부치기까지 평균 이틀이 걸리다 보니 일부 채소가 시들어 가격이 하락하는 겁니다.

[상인/음성변조 : "쓸 수가 없는데."]

[경매사/음성변조 : "쓸 것? 거기가 더 없더라. 이거는 아세요 여러분들. 우리가 안 좋은 것 가지고 오려는 게 아니라 없어."]

결국, 사온 값보다 일부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

도매법인은 어떻게 그 손해를 메웠을까요?

해당 도매법인의 내부 회계 시스템입니다.

한 상자에 2만 5천 원인 생표고버섯 25상자를 팔아서 6만 2천 5백 원 손해가 났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사와서 난 손해는 2017년에만 4억여 원.

도매법인은 이 손실을 '출하자손실보전금' 명목으로 메웠습니다.

출하자손실보전금은 경매 값이 크게 떨어졌을 때, 농민 등에게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일종의 농민 보호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도매법인은 이 돈을 서울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사와 발생한 손해를 메우는 데 쓴 겁니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락시장 상인 5명에게 지급된 출하손실보전금은 10억 5천만 원이나 됩니다.

정작 이 돈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가락시장 상인들은 출하자손실보전금을 신청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합니다.

[가락시장 중도매인/음성변조 : "(출하손실 보전금이나 판매장려금이나…. 여러 가지있잖아요.) 그런 건 없어요 그런 건 없어요. OO청과에서 들어온 건 저한테 가져간 그 물건 값만 들어와요."]

도매법인이 가락시장 상인들을 마치 광주 도매시장에 정식으로 경매에 내놓는 것처럼 꾸미고, 가락시장에서 떼와서 손해를 본 차액만큼 출하자손실보전금을 더해 가락시장 상인들에게 물건 값을 치른 겁니다.

도매법인측은 수차례 해명 요구에도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OO청과 대표 : "(출하자손실보전금 신청 받아서, 심의해서 지급하신 거 맞습니까?) …. (운송비, 수수료는 왜 대신 내주셨습니까?) …."]

정작 지역 출하자들에게 지급된 출하자손실보전금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지역 농산물 유통이라는 역할은 내팽개치고, 서울 가락시장의 농산물을 사다 판 도매법인.

그 손해마저 농민들에게 돌아가야할 보전금으로 메운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매법인은 물론 광주시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신한비/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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