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논란 재점화…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입력 2020.09.23 (19:49) 수정 2020.09.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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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앵커]

책값 할인을 제한하는 '도서정가제'의 보호 아래서도 책 유통시장은 여전히, 대형 온라인 서점에 기울어져 있다는 보도, 앞서 보셨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최지영 기자 어서오십시오.

앞선 뉴스에서 보니,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여러 곳 둘러봤을텐데, 직접 보시니까 상황이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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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정가제’ 논란 재점화…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 입력 2020-09-23 19:49:10
    • 수정2020-09-23 20:01:34
    뉴스7(부산)
[앵커]

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앵커]

책값 할인을 제한하는 '도서정가제'의 보호 아래서도 책 유통시장은 여전히, 대형 온라인 서점에 기울어져 있다는 보도, 앞서 보셨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최지영 기자 어서오십시오.

앞선 뉴스에서 보니,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여러 곳 둘러봤을텐데, 직접 보시니까 상황이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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