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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과거 군 영창제도는 위헌…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입력 2020.09.24 (16:51) 수정 2020.09.24 (17:29) 사회
올해 폐지된 군대 영창제도가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반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24일) 합헌 7대 위헌 2의 의견으로, 영창제도의 근거가 된 옛 군인사법 57조 2항 중 '영창'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옛 군인사법 57조 2항은 병사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일정기간 부대나 함정 내의 영창, 그밖의 구금장소에 감금하는 영창 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은 지난 2월 개정돼, 영창을 군기교육으로 대체하고 감봉, 견책 등을 도입하는 새 군인사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습니다. 오늘 헌재의 결정은 개정 전 조항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헌재는 영창처분은 공무원의 신분적 이익을 박탈하는 징계임에도 불구하고, 헌법이 천명한 '신체적 자유'를 박탈하는 것까지 그 내용으로 삼고 있어 징계의 한계를 초과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특히 영창처분이 실질적으로 형사처벌인 구류형의 집행과 유사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형사상 절차에 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영창처분이 가능한 징계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기준도 불명확해, 관련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또 영창처분으로 과도하게 제한되는 병사의 신체의 자유가 '군대 내 기강 확립' 등의 공익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관련 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합헌 의견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내고, 영창처분은 과잉금지 원칙뿐 아니라 영장주의에도 위배돼 위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영창처분은 사실상 형사절차에서 나타나는 수사기관의 인신구금과 마찬가지로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헌법 12조의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법관에 의한 영장이 없이 영창처분을 내리는 것은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영창처분 관련 조항에 대해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두 재판관은 영창처분에는 기준과 실효적 구제절차가 마련돼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고, 영창으로 인한 신체의 자유는 단기간 동안 제한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측은 "이 사건 결정으로 병(兵)에 대한 영창처분의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함으로써, 영창처분에 의한 징계구금이 헌법에 위반됨을 명확히 했다"라고 이번 결정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 헌법재판소 “과거 군 영창제도는 위헌…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 입력 2020-09-24 16:51:57
    • 수정2020-09-24 17:29:01
    사회
올해 폐지된 군대 영창제도가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반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24일) 합헌 7대 위헌 2의 의견으로, 영창제도의 근거가 된 옛 군인사법 57조 2항 중 '영창'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옛 군인사법 57조 2항은 병사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일정기간 부대나 함정 내의 영창, 그밖의 구금장소에 감금하는 영창 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은 지난 2월 개정돼, 영창을 군기교육으로 대체하고 감봉, 견책 등을 도입하는 새 군인사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습니다. 오늘 헌재의 결정은 개정 전 조항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헌재는 영창처분은 공무원의 신분적 이익을 박탈하는 징계임에도 불구하고, 헌법이 천명한 '신체적 자유'를 박탈하는 것까지 그 내용으로 삼고 있어 징계의 한계를 초과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특히 영창처분이 실질적으로 형사처벌인 구류형의 집행과 유사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형사상 절차에 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영창처분이 가능한 징계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기준도 불명확해, 관련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또 영창처분으로 과도하게 제한되는 병사의 신체의 자유가 '군대 내 기강 확립' 등의 공익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관련 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합헌 의견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내고, 영창처분은 과잉금지 원칙뿐 아니라 영장주의에도 위배돼 위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영창처분은 사실상 형사절차에서 나타나는 수사기관의 인신구금과 마찬가지로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헌법 12조의 영장주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법관에 의한 영장이 없이 영창처분을 내리는 것은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영창처분 관련 조항에 대해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두 재판관은 영창처분에는 기준과 실효적 구제절차가 마련돼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고, 영창으로 인한 신체의 자유는 단기간 동안 제한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측은 "이 사건 결정으로 병(兵)에 대한 영창처분의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함으로써, 영창처분에 의한 징계구금이 헌법에 위반됨을 명확히 했다"라고 이번 결정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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