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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법부장판사, ‘사법농단’ 재판 증인 소환에 불응…정당한 사유 있나
입력 2020.09.25 (14:19) 취재K
오늘(25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돌연 30초가량 적막에 휩싸였습니다.

재판장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이범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이름을 불렀지만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과 피고인, 방청객들은 각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재판장은 실무관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 외에 따로 재판부가 연락받은 것은 없다"며 "오늘 증인은 출석하지 않은 걸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증인신문이 무산되면서 재판은 20분 만에 끝이 났고, 아침부터 법정에 모인 판사 3명과 검사 3명, 양 전 대법원장과 그 변호인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 '그때 그 사건' 1심 재판장…증인 채택까지 치열한 공방

오늘 증인 소환에 불응한 이 부장판사는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사건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사건의 1심 재판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던 2014년 9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정치 관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선거법 위반(선거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한 판사가 이같은 판결을 두고 "지록위마(指鹿爲馬) 판결"이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는데, 항소심에서는 선거법 위반이 유죄로 뒤집혔고 이는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신설을 추진하며, '박근혜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원세훈 사건' 판결 활용을 검토했다고 주장합니다. 전직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는 것을 청와대가 두려워하고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 법원이 주도권을 쥐고 상고법원 신설을 이끌어보자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 같은 배경 하에서, 이 부장판사가 원세훈 사건 1심 재판 심리 상황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에게 공유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원세훈 사건' 항소심 판결 다음날, 이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요청을 받고 1심과 항소심 판결의 차이점을 표로 정리한 문건을 만든 뒤 당시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임 전 차장에게 보냈고, 해당 문건이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불러, 이같은 문건 작성을 어떤 경위로 요구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 부장판사가 과거 검찰 수사과정에서 조사에 불응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증인신문이 꼭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검사의 증인신청은 공판(재판)에서 수사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사가 수사에 준하는 모색적 질문을 하겠다는 것을 받아주면 재판의 전체적 틀이 무너지게 된다"고 이 부장판사의 증인 채택을 반대했습니다. 공동 피고인인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변호인도, 이 부장판사와 관련된 내용은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며 검찰이 증인신문을 통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되는 '주변 경위 사실'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발했습니다.

재판부는 5분가량 휴정을 선언하고 합의를 거쳐, 지난달 14일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 "검사가 주장한 증인신문 필요성, 사실무근"…열흘 전 불출석 시사

그런데 이범균 부장판사는 증인신문을 열흘 앞둔 지난 15일,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냈습니다.

다음날 재판에서 공개된 불출석 사유서 일부 내용을 보면, 이 부장판사는 "검사가 8월 12일 자 의견서에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면서 제시한 내용들은 아무런 객관적 근거도 없이 검사의 일방적 추측에 기초한 것으로 사실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출한 진술서로 증언을 대체해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 진술서에 대해선 이후 검사가 증거로 신청했고 피고인 측이 동의해 증거로 채택됐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고민 끝에 이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증인이 본인에 대한 증인신문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재판 출석을 거부한 셈입니다.

이 부장판사는 또 어떤 경로에서인지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를 입수해 살펴보고, 그 내용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KBS는 검찰 의견서 입수 경위와 불출석 사유서에 대해 묻고 싶다며 지난 16일 이 부장판사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는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단호한 불출석 사유서에, 재판장은 "증인 신청을 계속 유지하실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검사에게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이 부장판사의 진술서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사건 관계자들과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실체 규명"을 위해 증인 신청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검사가 제출한 이 부장판사 관련 증거를 증거로 쓰는 데는 자신들이 동의했고, 필요하지도 않은 증인신문 절차에 출석할 '의무'가 없으니 변론을 분리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부장판사가 증언을 해도 반대신문할 내용이 없으니, 검사들만 나와 증인을 신문하라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 측에 그래도 출석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기존 결정대로 9월 25일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 결국 텅 빈 증인석…檢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

이렇게 기나긴 절차를 거쳐 오늘 드디어 증인의 이름이 호명됐습니다.

"증인 이범균."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이범균 증인의 불출석 사유서에는 사실 본인의 의견 진술이 기재된 진술서를 제출한 것 이외에는 어떤 특별한 정당한 사유로 볼 만한 불출석 사유가 기재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는 이미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사항을 소상히 적었는데, 증인이 개인적인 사유만으로 불출석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많이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시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주시고, 이런 증인에 대해 출석할 것을 엄정하게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가 불출석 사유서와 함께 낸 진술서 등이 이미 증거로 채택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이라면 검찰 측에서 당초에 증인신청 사유로 밝힌 의견서의 내용과 관련해 증인신문의 필요성이 소멸됐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부장판사의 진술서를 먼저 증거로 조사한 이후에, 재판부가 이 부장판사의 증인 채택 결정을 계속 유지할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했습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오늘은 증인 출석 안된 상태까지만 확인하겠다"며 "이 증인에 대한 절차를 어떻게 할지는 검토를 한 후 다시 결정을 하겠다."라고만 밝혔습니다. 이 부장판사의 불출석 사유가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151조는 소환장을 송달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때, 5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가 밝힌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재판부가 한 교수에게 과태료 5백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전지원 당시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법원 체육대회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하자, 재판부가 과태료 백만 원을 내린 일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 결정은 이후 전 부장판사의 증인 출석 당시 열린 과태료 재판을 거쳐 취소됐습니다.

한편 추석연휴가 끝난 다음 달 7일 열리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서는 '원세훈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장이었던 김시철 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김 부장판사 역시 지난달 14일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검사가 계획하고 있는 증인신문이 부적절하고 위법하다며 증인 채택 결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던 만큼, 실제 증인 소환에 응할지 미지수입니다.
  • 현직 고법부장판사, ‘사법농단’ 재판 증인 소환에 불응…정당한 사유 있나
    • 입력 2020-09-25 14:19:42
    취재K
오늘(25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돌연 30초가량 적막에 휩싸였습니다.

재판장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이범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이름을 불렀지만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과 피고인, 방청객들은 각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재판장은 실무관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 외에 따로 재판부가 연락받은 것은 없다"며 "오늘 증인은 출석하지 않은 걸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증인신문이 무산되면서 재판은 20분 만에 끝이 났고, 아침부터 법정에 모인 판사 3명과 검사 3명, 양 전 대법원장과 그 변호인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 '그때 그 사건' 1심 재판장…증인 채택까지 치열한 공방

오늘 증인 소환에 불응한 이 부장판사는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사건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사건의 1심 재판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던 2014년 9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정치 관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선거법 위반(선거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한 판사가 이같은 판결을 두고 "지록위마(指鹿爲馬) 판결"이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는데, 항소심에서는 선거법 위반이 유죄로 뒤집혔고 이는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신설을 추진하며, '박근혜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원세훈 사건' 판결 활용을 검토했다고 주장합니다. 전직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는 것을 청와대가 두려워하고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 법원이 주도권을 쥐고 상고법원 신설을 이끌어보자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 같은 배경 하에서, 이 부장판사가 원세훈 사건 1심 재판 심리 상황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에게 공유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원세훈 사건' 항소심 판결 다음날, 이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요청을 받고 1심과 항소심 판결의 차이점을 표로 정리한 문건을 만든 뒤 당시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임 전 차장에게 보냈고, 해당 문건이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불러, 이같은 문건 작성을 어떤 경위로 요구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 부장판사가 과거 검찰 수사과정에서 조사에 불응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증인신문이 꼭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검사의 증인신청은 공판(재판)에서 수사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사가 수사에 준하는 모색적 질문을 하겠다는 것을 받아주면 재판의 전체적 틀이 무너지게 된다"고 이 부장판사의 증인 채택을 반대했습니다. 공동 피고인인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변호인도, 이 부장판사와 관련된 내용은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며 검찰이 증인신문을 통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되는 '주변 경위 사실'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발했습니다.

재판부는 5분가량 휴정을 선언하고 합의를 거쳐, 지난달 14일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 "검사가 주장한 증인신문 필요성, 사실무근"…열흘 전 불출석 시사

그런데 이범균 부장판사는 증인신문을 열흘 앞둔 지난 15일,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냈습니다.

다음날 재판에서 공개된 불출석 사유서 일부 내용을 보면, 이 부장판사는 "검사가 8월 12일 자 의견서에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면서 제시한 내용들은 아무런 객관적 근거도 없이 검사의 일방적 추측에 기초한 것으로 사실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출한 진술서로 증언을 대체해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 진술서에 대해선 이후 검사가 증거로 신청했고 피고인 측이 동의해 증거로 채택됐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고민 끝에 이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증인이 본인에 대한 증인신문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재판 출석을 거부한 셈입니다.

이 부장판사는 또 어떤 경로에서인지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를 입수해 살펴보고, 그 내용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KBS는 검찰 의견서 입수 경위와 불출석 사유서에 대해 묻고 싶다며 지난 16일 이 부장판사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는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단호한 불출석 사유서에, 재판장은 "증인 신청을 계속 유지하실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검사에게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이 부장판사의 진술서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사건 관계자들과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실체 규명"을 위해 증인 신청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검사가 제출한 이 부장판사 관련 증거를 증거로 쓰는 데는 자신들이 동의했고, 필요하지도 않은 증인신문 절차에 출석할 '의무'가 없으니 변론을 분리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부장판사가 증언을 해도 반대신문할 내용이 없으니, 검사들만 나와 증인을 신문하라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 측에 그래도 출석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기존 결정대로 9월 25일 이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 결국 텅 빈 증인석…檢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

이렇게 기나긴 절차를 거쳐 오늘 드디어 증인의 이름이 호명됐습니다.

"증인 이범균."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이범균 증인의 불출석 사유서에는 사실 본인의 의견 진술이 기재된 진술서를 제출한 것 이외에는 어떤 특별한 정당한 사유로 볼 만한 불출석 사유가 기재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는 이미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사항을 소상히 적었는데, 증인이 개인적인 사유만으로 불출석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많이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시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주시고, 이런 증인에 대해 출석할 것을 엄정하게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가 불출석 사유서와 함께 낸 진술서 등이 이미 증거로 채택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이라면 검찰 측에서 당초에 증인신청 사유로 밝힌 의견서의 내용과 관련해 증인신문의 필요성이 소멸됐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부장판사의 진술서를 먼저 증거로 조사한 이후에, 재판부가 이 부장판사의 증인 채택 결정을 계속 유지할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했습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오늘은 증인 출석 안된 상태까지만 확인하겠다"며 "이 증인에 대한 절차를 어떻게 할지는 검토를 한 후 다시 결정을 하겠다."라고만 밝혔습니다. 이 부장판사의 불출석 사유가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151조는 소환장을 송달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때, 5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가 밝힌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재판부가 한 교수에게 과태료 5백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전지원 당시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법원 체육대회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하자, 재판부가 과태료 백만 원을 내린 일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 결정은 이후 전 부장판사의 증인 출석 당시 열린 과태료 재판을 거쳐 취소됐습니다.

한편 추석연휴가 끝난 다음 달 7일 열리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서는 '원세훈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장이었던 김시철 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김 부장판사 역시 지난달 14일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검사가 계획하고 있는 증인신문이 부적절하고 위법하다며 증인 채택 결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던 만큼, 실제 증인 소환에 응할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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