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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직접 사과’ 김정은…과거 북한 최고 지도자 사과 극히 드물어
입력 2020.09.25 (18:33) 취재K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25일)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더욱이 남측 실종 민간인 사살 보도 이후 하루 만에 전격 사과했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오늘 전통문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대남부서인 당 통일전선부 명의이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못 박음으로써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식 사과로,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분단 이래 최고지도자 사과 극히 드물어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우리 측에 사과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먼저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국방위원장은 1974년 공작원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및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하급자들이 관련된 것으로,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간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내놓기는 했지만,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3년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자 위원 접촉을 통해 "근본 취지는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 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김 위원장의 사과는 선대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남측에 대한 도발이나 대형 사고에 대해 비공식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공식적인 사과에 인색하고 회피해 왔던 것과 대조적"이라며 "남북관계 전환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례적 ‘직접 사과’ 김정은…과거 북한 최고 지도자 사과 극히 드물어
    • 입력 2020-09-25 18:33:32
    취재K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25일)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더욱이 남측 실종 민간인 사살 보도 이후 하루 만에 전격 사과했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오늘 전통문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대남부서인 당 통일전선부 명의이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못 박음으로써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식 사과로,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분단 이래 최고지도자 사과 극히 드물어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우리 측에 사과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먼저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국방위원장은 1974년 공작원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및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하급자들이 관련된 것으로,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간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내놓기는 했지만,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3년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자 위원 접촉을 통해 "근본 취지는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 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김 위원장의 사과는 선대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남측에 대한 도발이나 대형 사고에 대해 비공식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공식적인 사과에 인색하고 회피해 왔던 것과 대조적"이라며 "남북관계 전환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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