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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감염병 걸려 숨진 근로자 산업재해 인정…“업무와 사적생활 분리 불가능”
입력 2020.09.28 (06:00) 수정 2020.09.28 (06:58) 사회
외국에서 일하다 현지 감염병에 걸려 숨진 근로자의 사례는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지난 11일 최 모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최 씨의 배우자 A 씨는 2017년 11월부터 53일 동안 캄보디아의 한 인형 제조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현지에서 건강이 악화돼 2018년 초 귀국한 A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A 씨의 배우자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결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씨에게 단기 과로가 확인되지 않고, 업무환경이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을 유발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서도 재심사 청구가 기각되자, 최 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A 씨가 캄보디아 특유의 인플루엔자 유형에 감염돼 면역이 없어 쉽게 회복하지 못했고, 캄보디아 현지에서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했다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감염이 공장 업무환경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공장용지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한 A 씨가 퇴근 시간 후나 일요일에도 사무실로 가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라면서 업무와 사적인 생활을 분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 씨가 프놈펜 시내로 외출한 횟수는 1~3회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인플루엔자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프놈펜 시내가 아니라 공장 내에서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공장엔 6백 명이 넘는 캄보디아 현지인 근로자가 근무했고 상당히 밀집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A 씨가 공장 건물에서 근로자들과 불가피하게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캄보디아 특유의 인플루엔자에 면역이 없어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악화되었을 수 있다는 감정의 소견을 바탕으로 합병증이 발생한 데에 현지 인플루엔자 유형의 특수성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처음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의무실에서 받은 해열진통제 등을 복용하였을 뿐 약 1개월 동안 병원 진료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현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을 진단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조기 진단이 늦어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외국서 감염병 걸려 숨진 근로자 산업재해 인정…“업무와 사적생활 분리 불가능”
    • 입력 2020-09-28 06:00:34
    • 수정2020-09-28 06:58:09
    사회
외국에서 일하다 현지 감염병에 걸려 숨진 근로자의 사례는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지난 11일 최 모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최 씨의 배우자 A 씨는 2017년 11월부터 53일 동안 캄보디아의 한 인형 제조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현지에서 건강이 악화돼 2018년 초 귀국한 A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A 씨의 배우자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결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씨에게 단기 과로가 확인되지 않고, 업무환경이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을 유발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서도 재심사 청구가 기각되자, 최 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A 씨가 캄보디아 특유의 인플루엔자 유형에 감염돼 면역이 없어 쉽게 회복하지 못했고, 캄보디아 현지에서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했다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감염이 공장 업무환경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공장용지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한 A 씨가 퇴근 시간 후나 일요일에도 사무실로 가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라면서 업무와 사적인 생활을 분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 씨가 프놈펜 시내로 외출한 횟수는 1~3회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인플루엔자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프놈펜 시내가 아니라 공장 내에서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공장엔 6백 명이 넘는 캄보디아 현지인 근로자가 근무했고 상당히 밀집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A 씨가 공장 건물에서 근로자들과 불가피하게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캄보디아 특유의 인플루엔자에 면역이 없어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악화되었을 수 있다는 감정의 소견을 바탕으로 합병증이 발생한 데에 현지 인플루엔자 유형의 특수성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처음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의무실에서 받은 해열진통제 등을 복용하였을 뿐 약 1개월 동안 병원 진료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현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을 진단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조기 진단이 늦어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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