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 모녀 숨진 지 20일 만에 발견

입력 2020.09.28 (21:36) 수정 2020.09.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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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신질환을 앓던 50대 엄마와 지적장애인 2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난데다, 사실상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해와 사인을 규명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 시내의 한 주택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던 52살 엄마와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22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5일.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나 이웃 주민이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집안을 살펴보다가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검안 결과, 모녀가 숨진 지 20일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관문이 잠겨 있었고, 몸에 상처 흔적이 없었으며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는 20㎏ 들이 쌀 15포대와 반찬도 보관돼 있어 영상 실조로 인한 아사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김영곤/마산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침입 흔적이 없는 거로 봐서 타살 가능성은 아주 낮고요. 두 모녀가 돌연사하신 게 아닌가, 사인 미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11년 엄마의 방임과 학대로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졌습니다.

그 후 지난 2018년 4월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딸은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고, 엄마도 2011년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딸은 2년 넘게 엄마와 같이 살았지만, 딸을 본 주민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집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나만 봤어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 그 아이는. 축농증이 있어서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엄마는 지난 2012년부터 차상위계층으로 지정돼 병원 치료비 등을 지원받았고, 일용 근로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OO동 행정복지센터 복지 담당자/음성변조 :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본인은 기초생활수급자는 안 해도 되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한테 지원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사코 안 하셨어요."]

조사 결과 친구나 친척도 없었고,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도 없이 생활한 두 모녀는 숨진 뒤 한 달 가까이 누구도 찾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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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고립’ 모녀 숨진 지 20일 만에 발견
    • 입력 2020-09-28 21:36:35
    • 수정2020-09-28 21: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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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신질환을 앓던 50대 엄마와 지적장애인 2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난데다, 사실상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해와 사인을 규명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 시내의 한 주택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던 52살 엄마와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22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5일.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나 이웃 주민이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집안을 살펴보다가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검안 결과, 모녀가 숨진 지 20일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관문이 잠겨 있었고, 몸에 상처 흔적이 없었으며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는 20㎏ 들이 쌀 15포대와 반찬도 보관돼 있어 영상 실조로 인한 아사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김영곤/마산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침입 흔적이 없는 거로 봐서 타살 가능성은 아주 낮고요. 두 모녀가 돌연사하신 게 아닌가, 사인 미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11년 엄마의 방임과 학대로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졌습니다.

그 후 지난 2018년 4월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딸은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고, 엄마도 2011년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딸은 2년 넘게 엄마와 같이 살았지만, 딸을 본 주민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집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나만 봤어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 그 아이는. 축농증이 있어서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엄마는 지난 2012년부터 차상위계층으로 지정돼 병원 치료비 등을 지원받았고, 일용 근로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OO동 행정복지센터 복지 담당자/음성변조 :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본인은 기초생활수급자는 안 해도 되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한테 지원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사코 안 하셨어요."]

조사 결과 친구나 친척도 없었고,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도 없이 생활한 두 모녀는 숨진 뒤 한 달 가까이 누구도 찾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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