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② 학급당 학생 수 줄여 ‘학력 격차도 해소’

입력 2020.09.28 (21:48) 수정 2020.09.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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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격 수업이 부실하다는 원성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얼마 전 쌍방향 수업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땜질식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란 지적인데요.

부산의 한 초등학교가 매일 등교해 학력 격차 줄이기에 나섰는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어서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1, 2학년생 등굣길이 시작됩니다.

익숙하게 손 소독을 하고 체온을 잰 뒤 교문을 통과합니다.

전국 초등학교는 3분의 1 제한 등교가 시행 중이지만 이 학교 1, 2학년은 매일 등교합니다.

오전에는 3,4,5,6학년이 번갈아 등교하고 1,2학년은 오후에 등교해 3분의 1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김현주/학부모 : "줄어든 수업시간이라도 아이들이 매일 배우고 복습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등교 후 가장 먼저 급식을 한 뒤, 낮 12시부터 2시까지 담임 선생님과 대면 수업을 합니다.

[이영채/초등학생 : "놀이도 하고, 안전에 대해서도 배우고. 아는 게 많아졌어요."]

1학기를 4월 말에 시작해 어수선하게 보낸 뒤, 2학기에는 저학년만이라도 매일 등교하자고 교사들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원격으로 혼자 과제나 자율학습을 하며 스스로 배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실제로 학습 격차도 나타났습니다.

1, 2학년이 매일 등교 할 수 있었던 건 이 학교 학급당 인원수가 20명가량이기 때문입니다.

적정 학급 인원수 덕분에 교실 안에서도 거리 두기가 가능한 겁니다.

[정영옥/담임교사 : "아침저녁으로 교실 안팎을 방역하고, 조금 더 신경 써서 하자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으로 제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을 넘거나 전교생이 천 명을 넘으면 매일 등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 과대 초등학교는 부산에서만 36곳입니다.

부산 3백여 개 초등학교의 10%지만 대부분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 몰려있습니다.

교사와 시민단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원격 수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조석현/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 : "자연 방역이 가능한 최소한의 숫자만 유지되면 3분의 1 제한을 두지 않고도 학생들이 늘 등교하면서…."]

국회에서도 학급당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하자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전교조도 학생 수 제한 법제화 전 국민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 방역과 교육,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으로 소규모 학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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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② 학급당 학생 수 줄여 ‘학력 격차도 해소’
    • 입력 2020-09-28 21:48:49
    • 수정2020-09-28 21:54:39
    뉴스9(부산)
[앵커]

원격 수업이 부실하다는 원성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얼마 전 쌍방향 수업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땜질식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란 지적인데요.

부산의 한 초등학교가 매일 등교해 학력 격차 줄이기에 나섰는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어서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1, 2학년생 등굣길이 시작됩니다.

익숙하게 손 소독을 하고 체온을 잰 뒤 교문을 통과합니다.

전국 초등학교는 3분의 1 제한 등교가 시행 중이지만 이 학교 1, 2학년은 매일 등교합니다.

오전에는 3,4,5,6학년이 번갈아 등교하고 1,2학년은 오후에 등교해 3분의 1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김현주/학부모 : "줄어든 수업시간이라도 아이들이 매일 배우고 복습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등교 후 가장 먼저 급식을 한 뒤, 낮 12시부터 2시까지 담임 선생님과 대면 수업을 합니다.

[이영채/초등학생 : "놀이도 하고, 안전에 대해서도 배우고. 아는 게 많아졌어요."]

1학기를 4월 말에 시작해 어수선하게 보낸 뒤, 2학기에는 저학년만이라도 매일 등교하자고 교사들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원격으로 혼자 과제나 자율학습을 하며 스스로 배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실제로 학습 격차도 나타났습니다.

1, 2학년이 매일 등교 할 수 있었던 건 이 학교 학급당 인원수가 20명가량이기 때문입니다.

적정 학급 인원수 덕분에 교실 안에서도 거리 두기가 가능한 겁니다.

[정영옥/담임교사 : "아침저녁으로 교실 안팎을 방역하고, 조금 더 신경 써서 하자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으로 제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을 넘거나 전교생이 천 명을 넘으면 매일 등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 과대 초등학교는 부산에서만 36곳입니다.

부산 3백여 개 초등학교의 10%지만 대부분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 몰려있습니다.

교사와 시민단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원격 수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조석현/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 : "자연 방역이 가능한 최소한의 숫자만 유지되면 3분의 1 제한을 두지 않고도 학생들이 늘 등교하면서…."]

국회에서도 학급당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하자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전교조도 학생 수 제한 법제화 전 국민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 방역과 교육,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으로 소규모 학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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