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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조선시대에도 역병 돌 땐 명절 차례 ‘안 지냈다’”
입력 2020.09.30 (10:59) 수정 2020.09.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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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이번 추석에만큼은 될 수 있으면 고향에 가지 말아 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죠.

하지만 차례를 안 지내도 되는 건지,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럼 지금보다 예법을 훨씬 더 철저하게 지켰던 조선시대에는 역병과 같은 무서운 전염병이 돌면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안다영 기자가 옛 문헌 기록으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유교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조선시대 대표적인 양반 마을, 하회 마을입니다.

200여 년 전 이곳에도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집니다.

이 마을에 살던 류의목 선생은 추석 하루 전인 8월 14일 자 일기에서, "천연두가 사방에 퍼져 마을에서 의논해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정했다"고 썼습니다.

비슷한 내용은 여러 시기에 걸쳐 확인됩니다.

1851년 낙애 김두흠의 일기에는 "한식인데 천연두로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께 송구스럽다"고 돼 있습니다.

또, 홍역이 창궐한 1609년에는 단옷날 "역병 때문에 차례를 중단했다"는 계암 김령의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김미영/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 : "'예'에는 '시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때에 맞게 해야 된다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 조상들도 차례를 생략하는 그런 결단을 내리신 게 아닐까라고 봅니다."]

명절이면 전국에서 백 명에 이르는 후손들이 모여 차례를 지낸 학봉 종가.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가까이 사는 자손들만 모여 간소하게 지내기로 했습니다.

[김종길/학봉종택 종손 : "자손이 건강해야 나중에 조상도 잘 모시는 것 아니냐, 올 추석은 좀 자제를 해 주고 각자 집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안동 지역 상당수 종갓집이 비슷한 입장입니다.

[변성열/원주 변씨 간재종택 종손 : "불가항력적으로 이렇게 되는 부분들인데 슬기롭게 잘 견뎌서 더 좋은 시기에 더 즐겁게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는 계기가 앞으로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에도 무서운 역병이 돌면 때에 맞는 예를 실천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게 됩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이상구 권순두/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고석훈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조선시대에도 역병 돌 땐 명절 차례 ‘안 지냈다’”
    • 입력 2020-09-30 10:59:02
    • 수정2020-09-30 11:07:23
[앵커]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이번 추석에만큼은 될 수 있으면 고향에 가지 말아 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죠.

하지만 차례를 안 지내도 되는 건지,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럼 지금보다 예법을 훨씬 더 철저하게 지켰던 조선시대에는 역병과 같은 무서운 전염병이 돌면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안다영 기자가 옛 문헌 기록으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유교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조선시대 대표적인 양반 마을, 하회 마을입니다.

200여 년 전 이곳에도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집니다.

이 마을에 살던 류의목 선생은 추석 하루 전인 8월 14일 자 일기에서, "천연두가 사방에 퍼져 마을에서 의논해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정했다"고 썼습니다.

비슷한 내용은 여러 시기에 걸쳐 확인됩니다.

1851년 낙애 김두흠의 일기에는 "한식인데 천연두로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께 송구스럽다"고 돼 있습니다.

또, 홍역이 창궐한 1609년에는 단옷날 "역병 때문에 차례를 중단했다"는 계암 김령의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김미영/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 : "'예'에는 '시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때에 맞게 해야 된다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 조상들도 차례를 생략하는 그런 결단을 내리신 게 아닐까라고 봅니다."]

명절이면 전국에서 백 명에 이르는 후손들이 모여 차례를 지낸 학봉 종가.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가까이 사는 자손들만 모여 간소하게 지내기로 했습니다.

[김종길/학봉종택 종손 : "자손이 건강해야 나중에 조상도 잘 모시는 것 아니냐, 올 추석은 좀 자제를 해 주고 각자 집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안동 지역 상당수 종갓집이 비슷한 입장입니다.

[변성열/원주 변씨 간재종택 종손 : "불가항력적으로 이렇게 되는 부분들인데 슬기롭게 잘 견뎌서 더 좋은 시기에 더 즐겁게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는 계기가 앞으로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에도 무서운 역병이 돌면 때에 맞는 예를 실천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게 됩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이상구 권순두/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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