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문 닫는 체험형 실내동물원…동물들은 어디로?

입력 2020.10.05 (12:52) 수정 2020.10.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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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몇 년간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체험형 실내동물원이 인기를 끌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은 대체 어디로 갔고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요?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미에 주로 사는 카피바라의 등과 머리를 아이들이 연신 쓰다듬습니다.

원숭이한테는 길게 자른 당근을 먹이로 줍니다.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실내동물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폐업 뒤 남겨진 동물들은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실내동물원에 가봤습니다.

문을 닫은 몇 개 지점의 동물을 모아 새로 개장을 준비 중인데, 이곳 역시 동물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환기도 안 되는 좁은 방에 층층이 우리를 쌓아놓고 동물 여러 마리를 몰아넣었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청금강앵무예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 상태로, 물도 제대로 급수가 돼 있지 않은 사육장이 거의 대부분이고…."]

문 닫은 곳의 동물들이 이동 과정에서 대부분 죽었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동물원 문을 닫으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보유 생물 관리 계획도 제출해야 하지만, 이곳은 폐원 신고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소홀한 동물 관리는 자칫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항/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 "(동물 사이에) 병원체가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사람에게서 또 동물에게로 병원체가 전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이것은 바로 팬데믹의 시초가 될 수가 있죠."]

이 때문에 현재 등록제인 동물원 운영을 허가제로 바꿔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최근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강은미/정의당 의원 : "(허가제로 바뀌면) 전문가인 검사관이 가서 허가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게 돼 있기 때문에 부실관리나 적절하지 않은 서식 환경으로 인한 동물 학대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실내동물원 문제는 동물 복지의 차원을 넘어선 인간 안전의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찬걸 허수곤 황종원/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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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문 닫는 체험형 실내동물원…동물들은 어디로?
    • 입력 2020-10-05 12:52:33
    • 수정2020-10-05 13:19:47
    뉴스 12
[앵커]

최근 몇 년간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체험형 실내동물원이 인기를 끌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은 대체 어디로 갔고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요?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미에 주로 사는 카피바라의 등과 머리를 아이들이 연신 쓰다듬습니다.

원숭이한테는 길게 자른 당근을 먹이로 줍니다.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실내동물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폐업 뒤 남겨진 동물들은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실내동물원에 가봤습니다.

문을 닫은 몇 개 지점의 동물을 모아 새로 개장을 준비 중인데, 이곳 역시 동물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환기도 안 되는 좁은 방에 층층이 우리를 쌓아놓고 동물 여러 마리를 몰아넣었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청금강앵무예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 상태로, 물도 제대로 급수가 돼 있지 않은 사육장이 거의 대부분이고…."]

문 닫은 곳의 동물들이 이동 과정에서 대부분 죽었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동물원 문을 닫으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보유 생물 관리 계획도 제출해야 하지만, 이곳은 폐원 신고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소홀한 동물 관리는 자칫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항/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 "(동물 사이에) 병원체가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사람에게서 또 동물에게로 병원체가 전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이것은 바로 팬데믹의 시초가 될 수가 있죠."]

이 때문에 현재 등록제인 동물원 운영을 허가제로 바꿔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최근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강은미/정의당 의원 : "(허가제로 바뀌면) 전문가인 검사관이 가서 허가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게 돼 있기 때문에 부실관리나 적절하지 않은 서식 환경으로 인한 동물 학대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실내동물원 문제는 동물 복지의 차원을 넘어선 인간 안전의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찬걸 허수곤 황종원/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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