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전 VIK 대표 “이동재 기자 편지 받고 공포감…한동훈 충격”

입력 2020.10.06 (13:52) 수정 2020.10.06 (20: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채널A 전 기자 강요미수 사건' 재판에 나온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편지에 공포감을 느꼈다"고 법정 증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오늘(6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백 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3차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이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1차 편지를 제시했습니다. 편지에는 '검찰이 신라젠 수사를 시작했고, 모두 이 전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고, 형량은 올라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이 '편지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고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너무 황당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냥 무시했다"면서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후 이 전 기자가 보낸 2차 편지를 받은 뒤 이 전 대표는 "정말 심각해졌다"고 당시를 소회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목적을 갖고 수사하면 피해갈 방법이 없음을 경험해봤다"면서 "아무리 무죄여도 소명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걸 알아 또 다시 그런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3차 편지를 두고는 "내용 전체 맥락과 내용이 검찰의 수사 방향과 의지라고 생각돼 전체적으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4차 편지에 대해선 "이 편지가 가장 공포로 다가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허언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다는 인식을 받았다"면서 "편지를 보낸 게 채널A 현직 기자가 맞고, 검찰과 관련이 있다고 보니까 구체적으로 확인됐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 변호사로부터 현직 고위 간부 검사장이 관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위 인사가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이름이 맞다고 해 놀랐다. 한 검사장 이름이 충격적이라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대표는 "저는 검찰의 뜻을 이 전 기자가 보내줬다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다. 그래서 변호사와 상의했는데 MBC가 관심있어 한다고 해서 제보하게 된 경위로 보인다"고 당시 제보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편지 내용과 공포감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신문했습니다.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이 수사하고, 기자가 그 과정을 보도하는 일반적인 상황이 두려운 것이지, 이 전 기자가 수사 과정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현직 언론사 기자의 편지를 받은 것이라 그렇게 느꼈다"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기자 측은 '편지에서 이 전 대표에게 안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은 전혀 없지 않느냐'고도 물었습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문구 하나하나는 그렇게 해석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불이익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 건 한동훈 검사장 이름이 나와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이 모 변호사도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 모 변호사는 이 전 기자와 '제보자X' 지 모씨와의 대화 내용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받는 인물입니다.

검찰이 '한 검사장이 관련돼 있다고 말하자 이 전 대표 반응이 어땠나'고 묻자 이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10초를 '뜨악'한 표정으로 멍하니 저를 바라봤고,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검찰총장이 수사를 지시한 것도 있었고, 한 검사장이라는 분이 특수부 수사를 꽤 잘한 걸로 유명해 충분히 관련성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이 전 기자가 친분을 가진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기자의 편지 내용에 대해 이 변호사는 "가족에 대한 위해를 담고 있어서 이 정도면 이 전 대표 입장에서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그 정도 의견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오후 증인으로 예정됐던 '제보자X' 지 모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증인 출석이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재판부는 지 씨를 오는 19일 다시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지 씨가 나오지 않는다면, 차후 재판에도 지 씨를 소환할 방침입니다.

이어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강요미수인데 3개월 넘게 수감됐고, 제일 중요한 증인신문이 지났다"며 "증거인멸 상황 자체가 안되는 부분을 고려 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철 전 VIK 대표 “이동재 기자 편지 받고 공포감…한동훈 충격”
    • 입력 2020-10-06 13:52:08
    • 수정2020-10-06 20:31:51
    사회
'채널A 전 기자 강요미수 사건' 재판에 나온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편지에 공포감을 느꼈다"고 법정 증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오늘(6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백 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3차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이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1차 편지를 제시했습니다. 편지에는 '검찰이 신라젠 수사를 시작했고, 모두 이 전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고, 형량은 올라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이 '편지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고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너무 황당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냥 무시했다"면서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후 이 전 기자가 보낸 2차 편지를 받은 뒤 이 전 대표는 "정말 심각해졌다"고 당시를 소회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목적을 갖고 수사하면 피해갈 방법이 없음을 경험해봤다"면서 "아무리 무죄여도 소명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걸 알아 또 다시 그런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3차 편지를 두고는 "내용 전체 맥락과 내용이 검찰의 수사 방향과 의지라고 생각돼 전체적으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4차 편지에 대해선 "이 편지가 가장 공포로 다가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허언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다는 인식을 받았다"면서 "편지를 보낸 게 채널A 현직 기자가 맞고, 검찰과 관련이 있다고 보니까 구체적으로 확인됐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 변호사로부터 현직 고위 간부 검사장이 관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위 인사가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이름이 맞다고 해 놀랐다. 한 검사장 이름이 충격적이라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대표는 "저는 검찰의 뜻을 이 전 기자가 보내줬다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다. 그래서 변호사와 상의했는데 MBC가 관심있어 한다고 해서 제보하게 된 경위로 보인다"고 당시 제보하게 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편지 내용과 공포감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신문했습니다.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이 수사하고, 기자가 그 과정을 보도하는 일반적인 상황이 두려운 것이지, 이 전 기자가 수사 과정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현직 언론사 기자의 편지를 받은 것이라 그렇게 느꼈다"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기자 측은 '편지에서 이 전 대표에게 안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은 전혀 없지 않느냐'고도 물었습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문구 하나하나는 그렇게 해석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불이익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 건 한동훈 검사장 이름이 나와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이 모 변호사도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 모 변호사는 이 전 기자와 '제보자X' 지 모씨와의 대화 내용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받는 인물입니다.

검찰이 '한 검사장이 관련돼 있다고 말하자 이 전 대표 반응이 어땠나'고 묻자 이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10초를 '뜨악'한 표정으로 멍하니 저를 바라봤고,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검찰총장이 수사를 지시한 것도 있었고, 한 검사장이라는 분이 특수부 수사를 꽤 잘한 걸로 유명해 충분히 관련성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이 전 기자가 친분을 가진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기자의 편지 내용에 대해 이 변호사는 "가족에 대한 위해를 담고 있어서 이 정도면 이 전 대표 입장에서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그 정도 의견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오후 증인으로 예정됐던 '제보자X' 지 모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증인 출석이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재판부는 지 씨를 오는 19일 다시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지 씨가 나오지 않는다면, 차후 재판에도 지 씨를 소환할 방침입니다.

이어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강요미수인데 3개월 넘게 수감됐고, 제일 중요한 증인신문이 지났다"며 "증거인멸 상황 자체가 안되는 부분을 고려 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