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자형 회복”…코로나19 극복도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20.10.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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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5일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그 회복이 두 갈래로 나눠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유층은 더 부유해지고 있으며, 가난한 이들은 더욱 고통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회복을 곡선 형태로 볼 때, 급반등으로 회복하는 경우 V자형, 이보다 천천히 회복하는 경우 U자형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불과 몇 달 전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회복 이전에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는 회복은 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K’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K의 윗부분은 교육 수준이 높은 부유한 사람들, 디지털 기업, 국내 필수품 공급업체, 기술 선도 지역 등으로, 현재 그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입니다.

이에 반해 K의 아랫부분인 저임금 노동자, 전통적인(구식의) 기업, 관광 및 공공 모임과 관련된 지역은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 속도도 늦고 앞으로 수년 동안 그 상처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미국 여전히 일자리 1천1백만 개 이상 감소

미국의 소비지출은 8월에 1% 증가했지만, 전체 개인 소득은 7월보다 2.7% 감소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실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폐쇄 조치 등으로 미국에서는 3월과 4월, 모두 2천2백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2분기 경제는 전년도보다 31.4%나 위축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방역 통제 조치가 해제 또는 느슨해지면서 고용은 점차 회복되어 5월 초부터는 1천1백40만 개의 일자리가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870만 명이 일자리가 사라진 2007-09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때보다 1천1백만 명 이상이 더 실직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회복된 일자리는 정보, 관리, 전문 서비스 등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산업에 몰렸습니다.

이들의 일자리는 연말까지는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 상황·미 대선·불균등한 경제 회복 등 불확실성 크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 감소, 퇴거 증가, 채무 불이행 등 K의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피해는 언제 회복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백신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언제인지 실제로 효과적일지 모든 게 안갯속인 상황에서 이번 가을과 겨울 코로나19의 상황 또한 진정될지 더욱 확산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국 대선과 유럽과 아시아의 불균등한 경제 회복, 끊임없는 기업의 해고와 파산도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잠시 쉰다는 것이, 영구적으로 쉬게 될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 회사 노던 트러스트는 “많은 기업이 거의 정상 운영 상태로 돌아왔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흑인, 히스패닉계 여성, 교육 수준 낮은 경우 피해 커”

흑인과 시스패닉게 여성은 경제 폐쇄 조치 때 타격을 입은 식당과 소매업, 접객업 등에서 일을 많이 했습니다.

미국 노동부 자료를 보면 일자리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흑인 여성은 9월을 기준으로 2월과 비교했을 때 11.9%, 히스패닉 여성은 12.9% 고용이 여전히 줄었습니다.

백인 남성이 가장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은 그룹으로 고용이 5.4%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저임금 노동자를 옹호하는 국가 고용법 프로젝트 (National Employment Law Project)의 전무 이사인 레베카 딕슨 (Rebecca Dixon)은 “유색 인종 여성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백인 여성보다 더 많은데,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입장에서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특히 치명적이다.”라고 WSJ에 말했습니다.

교육 수준의 영향도 큽니다.

9월까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거의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노동부의 자료를 보면, 고졸인 경우 9월을 기준으로 2월과 비교했을 때 11.7% 고용이 줄었으며,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지 못한 이들은 같은 기간 18.3%의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두 그룹을 합친 일자리는 4백40만 개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일자리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 “원격 재택근무 할 수 있는 경우도 차별적”

코로나19 유행기에 직업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격 재택근무 가능성 여부입니다.

미국 노동부의 보고서를 보면, 관리직과 비즈니스 및 금융 업무의 6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백인 근로자는 30%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던 데 비해, 흑인은 19.7%, 히스패닉 근로자는 16.2%에 그쳤습니다.

소득 상위 4분의 1그룹은 61%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소득 하위 4분의 1그룹은 9.2%에 그쳤습니다.

저소득층 유색 인종의 경우, 재택근무의 기회가 그만큼 적었기 때문에, 고용 안정도 보장받기 어려웠다는 이야기입니다.

임금에 따른 희비도 분명하게 엇갈렸습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인 에버코어ISI의 조사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시간당 임금이 16달러 이하인 노동자의 수는 지난 2월에 비해 26.9% 감소했습니다.

반면 시간당 임금이 28달러 이상인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수는 같은 기간 오히려 1.2%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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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K자형 회복”…코로나19 극복도 ‘부익부 빈익빈’
    • 입력 2020-10-06 15:43:50
    취재K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5일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그 회복이 두 갈래로 나눠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유층은 더 부유해지고 있으며, 가난한 이들은 더욱 고통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회복을 곡선 형태로 볼 때, 급반등으로 회복하는 경우 V자형, 이보다 천천히 회복하는 경우 U자형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불과 몇 달 전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회복 이전에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는 회복은 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K’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K의 윗부분은 교육 수준이 높은 부유한 사람들, 디지털 기업, 국내 필수품 공급업체, 기술 선도 지역 등으로, 현재 그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입니다.

이에 반해 K의 아랫부분인 저임금 노동자, 전통적인(구식의) 기업, 관광 및 공공 모임과 관련된 지역은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 속도도 늦고 앞으로 수년 동안 그 상처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미국 여전히 일자리 1천1백만 개 이상 감소

미국의 소비지출은 8월에 1% 증가했지만, 전체 개인 소득은 7월보다 2.7% 감소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실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폐쇄 조치 등으로 미국에서는 3월과 4월, 모두 2천2백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2분기 경제는 전년도보다 31.4%나 위축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방역 통제 조치가 해제 또는 느슨해지면서 고용은 점차 회복되어 5월 초부터는 1천1백40만 개의 일자리가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870만 명이 일자리가 사라진 2007-09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때보다 1천1백만 명 이상이 더 실직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회복된 일자리는 정보, 관리, 전문 서비스 등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산업에 몰렸습니다.

이들의 일자리는 연말까지는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 상황·미 대선·불균등한 경제 회복 등 불확실성 크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 감소, 퇴거 증가, 채무 불이행 등 K의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피해는 언제 회복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백신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언제인지 실제로 효과적일지 모든 게 안갯속인 상황에서 이번 가을과 겨울 코로나19의 상황 또한 진정될지 더욱 확산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국 대선과 유럽과 아시아의 불균등한 경제 회복, 끊임없는 기업의 해고와 파산도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잠시 쉰다는 것이, 영구적으로 쉬게 될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 회사 노던 트러스트는 “많은 기업이 거의 정상 운영 상태로 돌아왔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흑인, 히스패닉계 여성, 교육 수준 낮은 경우 피해 커”

흑인과 시스패닉게 여성은 경제 폐쇄 조치 때 타격을 입은 식당과 소매업, 접객업 등에서 일을 많이 했습니다.

미국 노동부 자료를 보면 일자리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흑인 여성은 9월을 기준으로 2월과 비교했을 때 11.9%, 히스패닉 여성은 12.9% 고용이 여전히 줄었습니다.

백인 남성이 가장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은 그룹으로 고용이 5.4%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저임금 노동자를 옹호하는 국가 고용법 프로젝트 (National Employment Law Project)의 전무 이사인 레베카 딕슨 (Rebecca Dixon)은 “유색 인종 여성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백인 여성보다 더 많은데,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입장에서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특히 치명적이다.”라고 WSJ에 말했습니다.

교육 수준의 영향도 큽니다.

9월까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거의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노동부의 자료를 보면, 고졸인 경우 9월을 기준으로 2월과 비교했을 때 11.7% 고용이 줄었으며,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지 못한 이들은 같은 기간 18.3%의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두 그룹을 합친 일자리는 4백40만 개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일자리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 “원격 재택근무 할 수 있는 경우도 차별적”

코로나19 유행기에 직업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격 재택근무 가능성 여부입니다.

미국 노동부의 보고서를 보면, 관리직과 비즈니스 및 금융 업무의 6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백인 근로자는 30%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던 데 비해, 흑인은 19.7%, 히스패닉 근로자는 16.2%에 그쳤습니다.

소득 상위 4분의 1그룹은 61%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소득 하위 4분의 1그룹은 9.2%에 그쳤습니다.

저소득층 유색 인종의 경우, 재택근무의 기회가 그만큼 적었기 때문에, 고용 안정도 보장받기 어려웠다는 이야기입니다.

임금에 따른 희비도 분명하게 엇갈렸습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인 에버코어ISI의 조사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시간당 임금이 16달러 이하인 노동자의 수는 지난 2월에 비해 26.9% 감소했습니다.

반면 시간당 임금이 28달러 이상인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수는 같은 기간 오히려 1.2%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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