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건 신의 축복”

입력 2020.10.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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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7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이 받은 코로나19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7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이 받은 코로나19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입원했다가 백악관으로 돌아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일 백악관 복귀와 동시에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데 이어 또다시 경솔한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그는 현지시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4분 53초 길이의 동영상에서 자신이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받은 코로나19 치료를 극찬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누군지 아시죠?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입니다"라는 말로 영상을 시작한 그는 곧바로 자신이 투약한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의료진이 리제네론(약품)을 가져왔고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몸 상태가 즉시 좋아졌다"라면서 리제네론의 약품이 자신이 받은 치료의 '핵심(key)'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병원에) 들어갔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불과 24시간만에 몸이 굉장히 좋아졌다. 병원에서 나오고 싶어졌다"며 "나는 모두가 여러분의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 몸 상태가 완벽해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장된 축복이었다"며 "내가 감염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많은 다른 약들을 찾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제네론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아직 임상시험 중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나는 이 약 얘기를 들었고 내가 맞아 보자고 얘기했다"며 약효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리제네론의 치료제를 긴급 사용 승인할 준비를 마쳤다며 약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연구진들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연구진들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코로나19에 자신이 걸린 것을 신의 축복이라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사람은 100만 명이 넘고 미국에서도 21만여 명이 코로나19에 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승인 치료제에 접근할 수도 없고 최고 실력을 가진 의료진의 집중 보살핌도 받을 수 없다고 언론들은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한 치료제 목록을 공개하지 않는데 유독 리제네론 치료제 덕분에 병이 나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리제네론 치료제는 여전히 임상시험 중이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임상시험 없이 치료제의 안전성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에 리제네론 치료제가 기여했는지 강하게 의심된다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저녁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저녁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했는지조차도 불분명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가 미흡한 상당수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지 2주째에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오는 일주일이 고비라고 말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는 신의 축복' 발언과 관련해, 그가 지난 3일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덱사메타손을 처음 처방 받았는데, 이 약을 투여한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감과 에너지가 분출하는 느낌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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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8 15:17:13
    취재K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7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이 받은 코로나19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입원했다가 백악관으로 돌아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일 백악관 복귀와 동시에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데 이어 또다시 경솔한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그는 현지시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4분 53초 길이의 동영상에서 자신이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받은 코로나19 치료를 극찬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누군지 아시죠?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입니다"라는 말로 영상을 시작한 그는 곧바로 자신이 투약한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의료진이 리제네론(약품)을 가져왔고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몸 상태가 즉시 좋아졌다"라면서 리제네론의 약품이 자신이 받은 치료의 '핵심(key)'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병원에) 들어갔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불과 24시간만에 몸이 굉장히 좋아졌다. 병원에서 나오고 싶어졌다"며 "나는 모두가 여러분의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 몸 상태가 완벽해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장된 축복이었다"며 "내가 감염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많은 다른 약들을 찾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제네론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아직 임상시험 중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나는 이 약 얘기를 들었고 내가 맞아 보자고 얘기했다"며 약효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리제네론의 치료제를 긴급 사용 승인할 준비를 마쳤다며 약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연구진들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코로나19에 자신이 걸린 것을 신의 축복이라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사람은 100만 명이 넘고 미국에서도 21만여 명이 코로나19에 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승인 치료제에 접근할 수도 없고 최고 실력을 가진 의료진의 집중 보살핌도 받을 수 없다고 언론들은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한 치료제 목록을 공개하지 않는데 유독 리제네론 치료제 덕분에 병이 나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리제네론 치료제는 여전히 임상시험 중이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임상시험 없이 치료제의 안전성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에 리제네론 치료제가 기여했는지 강하게 의심된다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저녁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했는지조차도 불분명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가 미흡한 상당수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지 2주째에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오는 일주일이 고비라고 말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는 신의 축복' 발언과 관련해, 그가 지난 3일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덱사메타손을 처음 처방 받았는데, 이 약을 투여한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감과 에너지가 분출하는 느낌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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