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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음주사고에 성매매 해도 내 식구니까?…5%만 중징계 받은 이곳
입력 2020.10.09 (08:01) 취재K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3월 경남 합천군 보건소에서 직원 2명이 소속 공중보건의에게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기관인 합천군 보건소는 입을 다물었고, 조사하고 있는 합천군 감사실은 아직 명확한 건 없다며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성형수술 논란을 일으킨 직원 2명은 경찰 조사를 마쳤고, 해당 공중보건의는 곧 경찰 조사에 응할 예정인데요.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합천군은 2명의 직원에게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않아 정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취재할 만한 일이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무원이 공적 물품 등을 개인 용도로 사용해 수술까지 받았는데 왜 이렇게 감싸는 걸까. 그래서 경남 18개 시·군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공무원의 비리와 비위행위 등을 자체 조사하거나 감사한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해봤습니다.


■ 업무시간 음주에 사고 낸 5급 공무원 '감봉 1개월'…원만한 대인관계와 뛰어난 업무 성적 덕?

2018년 9월 오후 3시 40분쯤, 경남 고성군 소속 5급 공무원인 A 씨가 운전하던 차가 도로에서 정차된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55%. 법원은 A 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형사처벌 뒤 행정처분을 위한 고성군 자체 조사에서 A 씨에게 적용된 징계 사유는 모두 3가지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근무 시간 내 음주로 인한 성실의무 위반, 관내 출장 결제 뒤 관외 지역 출장으로 인한 직장이탈 금지 위반입니다.

하지만 A 씨는 고성군 조사 결과 경상남도 인사위원회에 '경징계'를 요청했고, 경남도도 이를 받아들여 경징계인 '감봉 1개월'을 결정했습니다.

고성군 감사실은 A 씨가 사고 당사자와 원만한 합의를 했고, 직장 동료들의 탄원서와 그동안의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해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성매매·직장 내 성희롱 등 성 비위, 무면허 운전도 '경징계'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시 7급 공무원 2명은 성매매를 한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성매매 업체를 적발한 경찰이 고객 명부를 추적한 결과입니다. 해당 공무원 2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김해시 감사실은 '견책'처분을 내렸습니다. '견책'은 서류상 기록만 남기는 훈계로 징계 처분 가운데 가장 가볍습니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경남 사천시 7급 공무원 '감봉', 무면허 운전이 적발된 김해시 7급 공무원도 '감봉 1개월'에 그쳤습니다.

'솜방망이'라는 틀에 박힌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 투명하게 공개해야 '제 식구 감싸기' 오명 벗을 수 있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세세한 혐의나 처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남의 시·군은 고성군과 하동군 단 두 곳이었습니다. 두 곳을 뺀 경남의 16개 시·군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기록이 남는 징계만 일부 공개했고, 인사위원회에 넘겨지지 않고 경고에 그치는 훈계나 주의 처분은 공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조정림 경남 투명사회협약 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청렴도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공무원 조직 내부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리나 비위 행위가 생겼을 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처분을 내려야 '온정주의'라는 표현이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비리나 비위 행위에 대한 처분이 주어져야 한다며 동료들의 탄원서나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를 정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최근 5년 경남 공무원 징계 건수 2천 1백여 건, 중징계는 5% 미만

공무원 징계에는 훈계 처분인 '견책', 급여의 3분의 1이 줄어드는 '감봉', 직무가 정지되는 '정직', 직급이 떨어지는 '강등', 강제로 퇴직시키는 '해임', 강제로 퇴직하면서 연금이 줄어들거나 받지 못하게 되는 '파면'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견책과 감봉은 경징계, 정직 이상의 처분은 중징계로 분류됩니다.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경남 공무원 징계 건수는 모두 2,132건, 이 가운데 4.55%인 97건만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19년 부패인식도 조사'에서 공무원의 5.5%만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응답했지만, 일반 국민은 40.3%가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답했습니다.

공무원과 일반 국민의 생각 차이, 줄여갈 수 있을까요?
  • 공무원 음주사고에 성매매 해도 내 식구니까?…5%만 중징계 받은 이곳
    • 입력 2020-10-09 08:01:31
    취재K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3월 경남 합천군 보건소에서 직원 2명이 소속 공중보건의에게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기관인 합천군 보건소는 입을 다물었고, 조사하고 있는 합천군 감사실은 아직 명확한 건 없다며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성형수술 논란을 일으킨 직원 2명은 경찰 조사를 마쳤고, 해당 공중보건의는 곧 경찰 조사에 응할 예정인데요.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합천군은 2명의 직원에게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않아 정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취재할 만한 일이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무원이 공적 물품 등을 개인 용도로 사용해 수술까지 받았는데 왜 이렇게 감싸는 걸까. 그래서 경남 18개 시·군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공무원의 비리와 비위행위 등을 자체 조사하거나 감사한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해봤습니다.


■ 업무시간 음주에 사고 낸 5급 공무원 '감봉 1개월'…원만한 대인관계와 뛰어난 업무 성적 덕?

2018년 9월 오후 3시 40분쯤, 경남 고성군 소속 5급 공무원인 A 씨가 운전하던 차가 도로에서 정차된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55%. 법원은 A 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형사처벌 뒤 행정처분을 위한 고성군 자체 조사에서 A 씨에게 적용된 징계 사유는 모두 3가지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근무 시간 내 음주로 인한 성실의무 위반, 관내 출장 결제 뒤 관외 지역 출장으로 인한 직장이탈 금지 위반입니다.

하지만 A 씨는 고성군 조사 결과 경상남도 인사위원회에 '경징계'를 요청했고, 경남도도 이를 받아들여 경징계인 '감봉 1개월'을 결정했습니다.

고성군 감사실은 A 씨가 사고 당사자와 원만한 합의를 했고, 직장 동료들의 탄원서와 그동안의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해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성매매·직장 내 성희롱 등 성 비위, 무면허 운전도 '경징계'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시 7급 공무원 2명은 성매매를 한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성매매 업체를 적발한 경찰이 고객 명부를 추적한 결과입니다. 해당 공무원 2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김해시 감사실은 '견책'처분을 내렸습니다. '견책'은 서류상 기록만 남기는 훈계로 징계 처분 가운데 가장 가볍습니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경남 사천시 7급 공무원 '감봉', 무면허 운전이 적발된 김해시 7급 공무원도 '감봉 1개월'에 그쳤습니다.

'솜방망이'라는 틀에 박힌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 투명하게 공개해야 '제 식구 감싸기' 오명 벗을 수 있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세세한 혐의나 처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남의 시·군은 고성군과 하동군 단 두 곳이었습니다. 두 곳을 뺀 경남의 16개 시·군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기록이 남는 징계만 일부 공개했고, 인사위원회에 넘겨지지 않고 경고에 그치는 훈계나 주의 처분은 공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조정림 경남 투명사회협약 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청렴도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공무원 조직 내부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리나 비위 행위가 생겼을 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처분을 내려야 '온정주의'라는 표현이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비리나 비위 행위에 대한 처분이 주어져야 한다며 동료들의 탄원서나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를 정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최근 5년 경남 공무원 징계 건수 2천 1백여 건, 중징계는 5% 미만

공무원 징계에는 훈계 처분인 '견책', 급여의 3분의 1이 줄어드는 '감봉', 직무가 정지되는 '정직', 직급이 떨어지는 '강등', 강제로 퇴직시키는 '해임', 강제로 퇴직하면서 연금이 줄어들거나 받지 못하게 되는 '파면'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견책과 감봉은 경징계, 정직 이상의 처분은 중징계로 분류됩니다.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경남 공무원 징계 건수는 모두 2,132건, 이 가운데 4.55%인 97건만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19년 부패인식도 조사'에서 공무원의 5.5%만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응답했지만, 일반 국민은 40.3%가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답했습니다.

공무원과 일반 국민의 생각 차이, 줄여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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