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몰아줬더니 부실 시공까지?…교육청 “몰랐다”

입력 2020.10.15 (07:49) 수정 2020.10.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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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원교육지원청이 학교 옥상방수공사에 '건설 신기술'을 조건으로 내세워 사실상 일감을 몰아줬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일반 공법보다 2배나 비싼 이 '신기술'을 적용해 공사를 하기로 한 이 업체가 애초 투입하기로 한 방수자재를 적정량보다 적게 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육청은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앵커]

3년 전, 3억 원 규모의 방수 공사를 한 창원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방수공사에는 빨리 마르고 기포가 안 생긴다고 홍보하는 '제트스프레이'라는 건설 신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지 2년도 안 돼 옥상 바닥 여기저기가 들뜨고, 갈라지는 하자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태풍 뒤에는 물이 새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이렇게 모서리 부분이라든지 이런 갈라지고 누수가 있었죠. 작년에도 있었고, 장마 태풍이 지나고 누수가 (또) 있어서..."]

공사한 신기술 사용사인 A 회사가 애초 공사에 투입하기로 한 방수자재는 '9천6백kg'.

하지만, 감사원이 현장에 사용된 방수 자재량을 직접 확인한 결과, 3분의 1에 불과한 '3천3백kg'만 썼습니다.

A사가 시공한 창원의 다른 학교 공사에서도 방수 자재를 40% 덜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시공현장 점검 결과, 설계상 3mm이어야 하는 방수층 두께가 실제로는 절반가량인 1.6mm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방수층 두께가 얇아 다시 시공한 학교는 감사원 감사로 밝혀진 곳만 6곳입니다.

현장마다 최소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공사비가 샜다는 게 감사원의 결론입니다.

정작,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창원교육지원청은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고 해명합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에 바짝 상주하지 않고서는 시공 과정에서는 참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해당) 사업 이외도 챙기고 해야 하는 부분도 맞는데..."]

A 회사 대표는 공사 자재는 설계상 계획량을 다 썼다며, 감사원의 현장 점검이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A회사(건설 신기술 사용사) 대표 : "서너 군데 (샘플링 조사를) 해서 전체 두께 평균을 낸다는 것은 안 맞다, (방수층) 전체를 다 걷어서 (조사를) 해야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창원지역 학교 방수공사에 신기술을 내세워 계약이 이뤄진 만큼 제대로 적용됐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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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몰아줬더니 부실 시공까지?…교육청 “몰랐다”
    • 입력 2020-10-15 07:49:38
    • 수정2020-10-15 08:22:10
    뉴스광장(창원)
[앵커]

창원교육지원청이 학교 옥상방수공사에 '건설 신기술'을 조건으로 내세워 사실상 일감을 몰아줬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일반 공법보다 2배나 비싼 이 '신기술'을 적용해 공사를 하기로 한 이 업체가 애초 투입하기로 한 방수자재를 적정량보다 적게 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육청은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앵커]

3년 전, 3억 원 규모의 방수 공사를 한 창원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방수공사에는 빨리 마르고 기포가 안 생긴다고 홍보하는 '제트스프레이'라는 건설 신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지 2년도 안 돼 옥상 바닥 여기저기가 들뜨고, 갈라지는 하자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태풍 뒤에는 물이 새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이렇게 모서리 부분이라든지 이런 갈라지고 누수가 있었죠. 작년에도 있었고, 장마 태풍이 지나고 누수가 (또) 있어서..."]

공사한 신기술 사용사인 A 회사가 애초 공사에 투입하기로 한 방수자재는 '9천6백kg'.

하지만, 감사원이 현장에 사용된 방수 자재량을 직접 확인한 결과, 3분의 1에 불과한 '3천3백kg'만 썼습니다.

A사가 시공한 창원의 다른 학교 공사에서도 방수 자재를 40% 덜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시공현장 점검 결과, 설계상 3mm이어야 하는 방수층 두께가 실제로는 절반가량인 1.6mm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방수층 두께가 얇아 다시 시공한 학교는 감사원 감사로 밝혀진 곳만 6곳입니다.

현장마다 최소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공사비가 샜다는 게 감사원의 결론입니다.

정작,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창원교육지원청은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고 해명합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에 바짝 상주하지 않고서는 시공 과정에서는 참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해당) 사업 이외도 챙기고 해야 하는 부분도 맞는데..."]

A 회사 대표는 공사 자재는 설계상 계획량을 다 썼다며, 감사원의 현장 점검이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A회사(건설 신기술 사용사) 대표 : "서너 군데 (샘플링 조사를) 해서 전체 두께 평균을 낸다는 것은 안 맞다, (방수층) 전체를 다 걷어서 (조사를) 해야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창원지역 학교 방수공사에 신기술을 내세워 계약이 이뤄진 만큼 제대로 적용됐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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