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학교 아닌 일터로 나가는 아이들

입력 2020.10.15 (10:49) 수정 2020.10.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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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자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저임금의 노동 착취에도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일터로 향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구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우간다 수도 외곽의 빈민가, 이곳 주민들 대부분은 인근 채석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합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채석장에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자 부모들이 자녀를 일터로 데려오기 시작한 겁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선데요.

[폴 오퀴르/학생 : "할 일이 없었는데, 어른들처럼 여기 와서 일하고 돈을 벌 수 있게 됐습니다. 저축도 하고, 코로나가 끝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온종일 일한 대가는 고작 1,200원(1$).

터무니없는 강제 노역이나 다름없는데, 위험천만하기까지 합니다.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어 날카로운 돌 조각에 부상사고가 잦고, 돌가루를 흡입해 평생 호흡기 장애를 달고 살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당장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일이라도 해야만 합니다.

[아이린 아넥/채석장 노동자 : "물가가 비싸서 하루 임금으로 음식과 생활용품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루 근근이 먹고 사는 거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문이 닫히자 빈국의 어린이들은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부모가 일자리를 잃고 생활은 점점 더 곤궁해지자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해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건데요.

문제는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 현장이나 심지어 불법적인 일에까지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겁니다.

페인트와 먼지로 더러워진 손과 발.

얼마 전 인도 경찰은 14세 미만 어린이를 불법 고용한 자동차 수리점을 급습해 어린이와 18세 미만 청소년 등 10여 명을 연행했습니다.

이들은 통상 임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하루 16시간씩 노동 착취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도 경찰은 지난 4월 이후 이들처럼, 공장과 식당 등으로 내몰린 인도 어린이 1,200여 명을 구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난제이 팅갈/인도 아동구호단체 : "부모가 벌이가 없으니, 아이들이 일터로 나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인신매매의 표적이 되기 쉽고, 돈을 제대로 못 받는 등 쉽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남미에선 먹을 것을 구걸하기 위해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이 늘었고,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지역에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조혼도 다시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번 노동 현장에 투입된 어린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일터로 내몬 부모들도 학교에 가진 못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가난한 삶을 답습하게 될까 두려운데요.

[메브라 밤웨나/우간다 빈민가 주민 : "우리 아이들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일을 하며 채석장에 있는 동안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통해) 더 나아져야 합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가난한 형편에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하루 끼니를 위한 노동 현장으로,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로 다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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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학교 아닌 일터로 나가는 아이들
    • 입력 2020-10-15 10:49:50
    • 수정2020-10-26 11:14:48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자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저임금의 노동 착취에도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일터로 향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구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우간다 수도 외곽의 빈민가, 이곳 주민들 대부분은 인근 채석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합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채석장에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자 부모들이 자녀를 일터로 데려오기 시작한 겁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선데요.

[폴 오퀴르/학생 : "할 일이 없었는데, 어른들처럼 여기 와서 일하고 돈을 벌 수 있게 됐습니다. 저축도 하고, 코로나가 끝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온종일 일한 대가는 고작 1,200원(1$).

터무니없는 강제 노역이나 다름없는데, 위험천만하기까지 합니다.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어 날카로운 돌 조각에 부상사고가 잦고, 돌가루를 흡입해 평생 호흡기 장애를 달고 살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당장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일이라도 해야만 합니다.

[아이린 아넥/채석장 노동자 : "물가가 비싸서 하루 임금으로 음식과 생활용품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루 근근이 먹고 사는 거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문이 닫히자 빈국의 어린이들은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부모가 일자리를 잃고 생활은 점점 더 곤궁해지자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해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건데요.

문제는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 현장이나 심지어 불법적인 일에까지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겁니다.

페인트와 먼지로 더러워진 손과 발.

얼마 전 인도 경찰은 14세 미만 어린이를 불법 고용한 자동차 수리점을 급습해 어린이와 18세 미만 청소년 등 10여 명을 연행했습니다.

이들은 통상 임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하루 16시간씩 노동 착취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도 경찰은 지난 4월 이후 이들처럼, 공장과 식당 등으로 내몰린 인도 어린이 1,200여 명을 구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난제이 팅갈/인도 아동구호단체 : "부모가 벌이가 없으니, 아이들이 일터로 나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인신매매의 표적이 되기 쉽고, 돈을 제대로 못 받는 등 쉽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남미에선 먹을 것을 구걸하기 위해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이 늘었고,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지역에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조혼도 다시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번 노동 현장에 투입된 어린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일터로 내몬 부모들도 학교에 가진 못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가난한 삶을 답습하게 될까 두려운데요.

[메브라 밤웨나/우간다 빈민가 주민 : "우리 아이들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일을 하며 채석장에 있는 동안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통해) 더 나아져야 합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가난한 형편에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하루 끼니를 위한 노동 현장으로,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로 다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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