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코앞에 출판기념회…‘온라인 모금’ 논란

입력 2020.10.15 (19:25) 수정 2020.10.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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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 도의원이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요.

'비대면'을 내세웠지만,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잇따라 책을 구매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도의원이 올해 초 출간한 책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리더십을 분석했는데, 유튜브에 출판기념회 영상을 올렸습니다.

지난 2월에 열려다 코로나19로 미뤘던 행사를 온라인으로 바꾼 겁니다.

비대면을 표방했지만, 정치인 출판기념회 때마다 지적된 구태는 여전합니다.

행정감사를 앞둔 공무원들은 해당 의원 눈치를 보며 2만 원짜리 책을 여러 권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부터 한다고 소식 들었습니다. 우리 의원님이니까 책을 한 번 보려고 하는데…."]

영상에는 계좌번호도 공개돼 있어 공무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문자 여러 번 왔더라고요. 몇 권 샀어요. 부담 안 가진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고. 어떻게 성의 표시를 해야 하는지…."]

[전북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찍히면 직원들 힘들어하니까. 입금자명 나타나면 다 드러나잖아요. 누가 주문했나."]

이에 해당 의원은 논란을 피하려 행사 안내를 최소화했다며, 판매 수익 대부분은 지역 문화 연구와 탐방 프로그램 개발 등에 쓸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전북도의원/음성변조 : "오해 소지도 있을 것 같아 출판사에서 주관해 (안내)했습니다. 인쇄비 정도밖에 안 돼요. 정치 자금 마련하고 기금 남고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출판기념회를 명분 삼아 이뤄진 사실상 모금 활동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창엽/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 "금지된 정치 자금 모금을 위한 편법 행위라고 볼 수 있겠고요. 지위를 이용한 갑질 또는 강매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판매 금액의 사용처마저 알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논란이 된 도의원의 출판기념회.

의회의 견제 기능을 무디게 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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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감 코앞에 출판기념회…‘온라인 모금’ 논란
    • 입력 2020-10-15 19:25:24
    • 수정2020-10-15 19:41:48
    뉴스7(전주)
[앵커]

전북 도의원이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요.

'비대면'을 내세웠지만,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잇따라 책을 구매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도의원이 올해 초 출간한 책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리더십을 분석했는데, 유튜브에 출판기념회 영상을 올렸습니다.

지난 2월에 열려다 코로나19로 미뤘던 행사를 온라인으로 바꾼 겁니다.

비대면을 표방했지만, 정치인 출판기념회 때마다 지적된 구태는 여전합니다.

행정감사를 앞둔 공무원들은 해당 의원 눈치를 보며 2만 원짜리 책을 여러 권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부터 한다고 소식 들었습니다. 우리 의원님이니까 책을 한 번 보려고 하는데…."]

영상에는 계좌번호도 공개돼 있어 공무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문자 여러 번 왔더라고요. 몇 권 샀어요. 부담 안 가진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고. 어떻게 성의 표시를 해야 하는지…."]

[전북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찍히면 직원들 힘들어하니까. 입금자명 나타나면 다 드러나잖아요. 누가 주문했나."]

이에 해당 의원은 논란을 피하려 행사 안내를 최소화했다며, 판매 수익 대부분은 지역 문화 연구와 탐방 프로그램 개발 등에 쓸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전북도의원/음성변조 : "오해 소지도 있을 것 같아 출판사에서 주관해 (안내)했습니다. 인쇄비 정도밖에 안 돼요. 정치 자금 마련하고 기금 남고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출판기념회를 명분 삼아 이뤄진 사실상 모금 활동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창엽/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 "금지된 정치 자금 모금을 위한 편법 행위라고 볼 수 있겠고요. 지위를 이용한 갑질 또는 강매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판매 금액의 사용처마저 알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논란이 된 도의원의 출판기념회.

의회의 견제 기능을 무디게 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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